고슴도치의 반전(反轉)


일의 형세가 뒤바뀌는 걸 우리는 반전(反轉)이라 말한다. 이 반전은 소설 속에도 있고 인생 속에도 있다. 인생의 부침이 심한 사람들이 흔히들 내뱉는 ‘소설 같은 내 인생’이란 말도 이 ‘반전’을 거듭한 삶을 살았다는 의미일 게다.

우린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숱한 반전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지루한 일상에서 직간접으로 겪게 되는 반전은 때론 사는 맛으로 때론 죽을 맛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의 반전을 통해서도 놀람, 시기, 질투, 기쁨, 행복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감정들을 통해서 우리는 인생을 시시껄렁하게 느끼지 않고 살아볼 만한 그 무엇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런 저런 직간접적인 반전의 경험들은 사람들에게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남은 생을 계속 살게 하는 긍정의 힘으로 작용한다. 뉴스보도에 귀를 기울이거나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나 영화에 빠져드는 것도 모두 직간접으로 반전을 기대하는 마음들이 저변에 깔려서다. 그렇고 그런 시시한 뉴스보다 반전이 있는 뉴스, 반전이 있는 소설이나 영화가 인기를 누리는 것도 사람들의 그런 의중이 반영된 탓일 게다.

뒷북인 것 같기도 한데 뉴스를 검색하다 오늘 잼난 ‘상식의 반전’을 겪었다. 오늘 하루는 쇼ㅑ킹한 별다른 반전을 겪지 못한대도 별 아쉬움은 없겠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라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이야 귀여운 애완동물로도 취급받지만 저 말을 처음 뱉은 사람의 눈엔 고슴도치란 동물은 등에는 가시가 빽빽하고 얼굴은 못생기고 다리마저 짧아 뒤뚱거리는 못난이의 대명사쯤으로 보였을 게다. 그런 고슴도치가 제 새끼 최고인 양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이 모든 부모들의 주관적인 제 자식 사랑을 표현하는 말로 비유되었다. 아무리 못난 자식도 그 부모 눈에는 최고란 뜻이다.

근데 우리가 흔히 사용해오던 이 비유가 껍데기만 보고 속을 보지 못한 데서 오는 군맹평상의 비유였음을 알게 되었다. 고슴도치로선 그간 못난이의 대명사로서 그 오명이 꽤나 억울한 누명이고 불편한 상식이다 싶었겠다. 귀엽고 깜찍한 고슴도치의 커밍아웃에 깜짝 놀랐다. 울집 자두, 앵두보다 흘씬 예쁘고 깜찍하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라 한다는 비유가 무색해질 정도다. 적어도 내 눈엔 대단한 상식의 반전이다. 도치야, 그간 먄했다^^;. 그려 그려, 니 새끼가 짱이여!^^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20209000859

근자에 강용석을 보면서 고슴도치와도 같단 생각을 문득 가져보았다. 지금은 고슴도치처럼 등짝엔 사나운 가시투성이고 좌충우돌하며 뒤뚱거리는 못난이의 대명사처럼 취급받고 있지만 언젠가 그 못난 껍질 속의 멋진 모습으로 세상을 놀래키는 상식의 반전을 이뤄내길 바란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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