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아, 아 북한아, 부끄러운 나라여! - 너에게서 나를 보낸다






































교전 수칙 중에 ‘비례성의 원칙’이란 게 있다. 남북 간에 무력 충돌이 발발했을 경우 북이 ‘도발한 거리만큼, 또 화력 종류나 위협 정도에 상응하는 대응사격을 NLL 북방 지역에 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11월23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은 이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대응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력히 대응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 것'은 일견 모순된 어조 같지만 이 비례성의 원칙에 입각한 발언으로 보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어제 북한은 연평도에 대한 조준 포격 후, ‘남조선 괴뢰들이 감히 조국의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 타격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사와는 천양지차이고 저들이 과연 한민족의 정서를 공유하고 평화통일의 대상이 될 수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

전쟁은 그 어떤 명분에도 불구하고 인류 최악의 범죄다. 확전을 경계하는 남한에 비해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북한의 호기를 보면 실속 없는 자의 허풍 섞인 경고라곤 하나 그 도가 한참 지나치다. 마치 뒷골목 양아치가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으로 '곤조를 부리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 북한의 호전적 언행이야 원래 정평이 나 있다지만 어느쪽이 진정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이고 또 어느쪽이 전쟁을 촉발하는 세력인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우리 측의 ‘호국 훈련’을 빌미 삼아 이번 도발을 감행한 걸로 전해지고 있으나 남북한 간의 전쟁 연습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면 세계만방 온 나라가 전쟁 연습을 한다. 원해서 일으키는 전쟁도 있지만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군사훈련일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남의 집 대문 앞에서 총질, 대포질로 전쟁 연습 중이면 기분 좋을 리 없겠지만 남북 간 적대 관계가 해소되기 전까진 어차피 상호 감내해야할 피장파장의 긴장이 아닌가.

공해상에서 총탄이 오갔다면 최대한 확전을 경계하면서 공해상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면서 시위할 일이지 민간인 거주 지역인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하였다면 이것은 길거리에서 시비 붙은 양아치가 남의 집 안방까지 쫓아와서 난장을 부리는 망나니짓에 다름 아니다.

북한은 지금, 0.001mm라도 침범한 적에 대해서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 타격으로 응전했노라고 스스로 의기양양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의 도발은 그 어떤 명분도 없고 이해도 구하기 힘든 자충수였음을 뼈저리게 통감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이번의 노림수로 무엇을 얻었을지(얻게 될지) 쉬 알 순 없으나 단언컨대, 잃은 게 보따리면 얻은 건 기껏 쌈지일 뿐이라는 게 자명해 보인다. 북한이 잃게 될 가장 뼈아픈 손실은 바로 남한 내의 급격한 민심이반이다. 그간 남한 내 민심은 친북과 반북의 이중 민심이 혼재된 양상이었고 친북 민심은 아사 직전의 북한 경제에 대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 버팀목은 비단 경제에 국한된 것만이 아닌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물주’(?)로서의 역할과도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 물주들이 등을 돌리려 한다. 그 물주들의 호의가 적의로 급변해간다는 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있음을 북한은 통렬히 깨달아야 한다.

(2010.12,21추가)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20&fid=483&articleid=2010122100495521819

3대째 세습되는 북한 권력의 비민주성과 북한 군부의 호전성은 이번 사건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며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천안함 사건 수준과는 또 다른 남한 내 민심이반을 목도하게 될 것이며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세계의 혐오거리로 전락한다 해도 더 이상 한민족으로서 안타까워하거나 팔이 무조건 안으로 굽는 식의 감싸주기는 없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끝낼 일을 남의 집 안방까지 쳐들어와 '무자비한' 칼부림을 해대는 양아치를 무작정 더불어서 함께 가야할 내 형제로 감싸줄 수는 없잖는가.

생때같은 내 자식 내 동생 내 친구 내 오빠 내 연인이 마지막 휴가길을 되돌리다 하루아침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온 것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가 예사롭지 않다. 내적 혼란이든 외적 고립이든 어떤 식으로든 북한은 이번 사태에 따른 엄중한 후과에 직면할 것이며 백배천배 사죄하더라도 되물릴 길이 없다.

‘비례성의 원칙'이라도 지키려는 나라와 0.001mm만 침범해도 무자비한 보복을 감행하겠다는 나라, 과연 어느 쪽이 평화통일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통일과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보다 냉철하게 생각을 추스려볼 때다. 어제 오늘 만큼은 너에게 나를 보내던 내 젊은 날을 후회하며 너에게'서' 나를 보낸다. 북한아, 아 북한아, 세상에 내놓기가 참으로 부끄러운 나라여!


===東山高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