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드뎌 굉장교도임을 천명하다

"박근혜 대선후보 되면 적극 지원하겠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원 여부에 대해 " 만약 안 원장이 나서면 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안 원장에게 전이돼 본인에게 '굉장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20&fid=683&articleid=20111018105012348e4

그네공주가 양 팔 걷어 부치고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어 나경원을 지원해주자 둘 간에 예전의 앙금은 온 데 간 데 없고 나경원이 감읍하여 드뎌 굉장교도임을 천명하였군요.

아마도 예전부터 탈‘이(명박)’하여 그네공주에게로 기수를 돌릴 적기를 호시탐탐 노려왔을 터인데 생각지도 않게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도 나서고 굉장교도임도 천명하였으니 정말 꿩 먹고 알까지 먹었네요. 참 복도 많은 엑스입니다.

그네공주와 붙어 먹을 계기는 확고하게 확보했으니 선거에 지든 이기든 나경원으로선 하등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인 것 같습니다. 암튼 속은 엄청 신바람 났겠습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즈음해서 언제 안티박이었냐는 듯 박비어천가를 불러댈 나경원의 닭살스런 행각을 떠올려보면 내 낯이 다 뜨거워질라캅니다. 하여간 정치인들의 표리부동과 붙어먹기는 대에~단합니다.

전여옥이가 ‘굉장히’ 질투하겠습니다. 그네공주를 둘러싼 전여옥과 나경원의 질투 전쟁도 볼만 하겠습니다. 명성왕후 후 여인천하가 다시 열릴 지 동네 아낙들의 우물가 수다로 끝나고 말지 재미삼아 지켜보겠습니다.

아, 추가로 홍준표도 굉장교도군에 넣겠습니다. '사실상 승리'라는 발언 때문에 '사실상'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하는 바람에 준표횽이 굉장교도로 커밍아웃했던 게 묻히고 말았습니다.ㅎ~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최종 주민투표율 25.7%를 두고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는 발언을 하자 트위터에선 ‘사실상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홍 대표는 주민투표 종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민투표의 득표율은 '굉장히' 의미있는 수치”라며 “사실상 승리한 게임”이라 평한 바 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1082514533086740&newssetid=1331

오랜만에 굉장교도가 2명이나 추가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찾아낸 굉장교도는 김문수, 원희룡, 유시민, 박정현, 홍사덕, 정두언, 김성식, 문재인, 나경원, 홍준표까지 이제 모두 10인이 되었군요. 차기 대선 때까지 선무당의 막점, '굉장교도 찾기 놀이'는 쭈우욱 계속 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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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교도 : 이 블로그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로 박근혜의 습관적 어휘 중에 ‘굉장한’이란 수식어가 있습니다. 뭐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는 어휘지만 유독 박근혜가 즐겨 사용하더군요. 무리가 지도자의 말투를 은연중에 모방하듯 그에 착안하여 그네공주를 따르는 무리들의 충성도를 평가하는 잣대로서 ‘굉장한’이란 어투를 바로미터로 삼아보았습니다. 물론 장난끼 다분한 풍자일 뿐입니다. 이미 문재인과 유시민까지 굉장교도로 분류된 걸 보면 장난끼의 도수를 짐작할 순 있을 겁니다. 이 블로그에선 그 누가 되었든 인터뷰 등의 공개 어록에서 ‘굉장한’ 이나 ‘굉장히’를 말버릇처럼 즐겨 사용하는 사람을 ‘굉장교도’로 분류합니다. 일종의 홀로 놀기인 셈이죠^^. 선무당의 막점, 굉장교도 찾기놀이는 내년 대선 때까지 쭈욱 이어질 겁니다. 참고로,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는 굉장교도 찾기놀이의 OST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東山高臥===

조심스럽게 예단컨대, 이번 선거 어렵게 됐다

‘원순씨’가 이래저래 욕본다. 짧은 기간 동안 가히 난도질이라 할 만큼 학력, 병력, 가족력 등 온갖 이력들이 대중들 앞에 낱낱이 까발겨지는 ‘원순씨’를 보자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어쩌랴, 남을 밀어내며 나섰으니 스스로 감당해야할 몫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정치판에 출사표를 던진 신인들에겐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큰 프리미엄일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면 검증이란 냉혹한 절차를 거치기 전의 한시적인 프리미엄일 뿐이다. 검증의 절차를 무사통과 했을 경우엔 기성 정치인들에게 식상해 있는 대중들의 지지를 보다 손쉽게 확보하며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겠으나 그게 어디 녹록한 일이던가.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기성 정치인들의 강력한 견제와 어지간해선 잘 속지 않을 만큼 영악해진 대중들이 부라리는 매의 눈을 제대로 무사통과한 정치 신인을 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원천적으로 맑고 투명한 삶의 이력을 지니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오염된 연못 속에서 비늘에 때 끼지 않고 홀로 반짝반짝 우아하고 고상한 자태를 지닌 붕어가 있긴 한 걸까?


'원순씨'측에선 상대후보에 비해 들이대는 검증의 잣대가 가혹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불평할 일이 아니라 감내해야 할 일이다. ‘원순씨’는 오랜 시민운동 경력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로부터 지지선언을 받기 전까지는 사전 지지율 조사에서 후보군들 중 가장 말단에 속하는 그야말로 정치신인 중의 신인이었다.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민운동가로서의 깨끗한 이미지로 야권통합후보의 자리를 꿰찬 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사뭇 컸다. 5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던 안철수가 5%도 안 되는 지지율의 ‘원순씨’에게 흔쾌히 자리를 양보했을 때 그의 이름 석 자조차 몰랐던 대중들은 당연히 뭔가 대단한 게 있나 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 집중적인 검증을 거치면서 그 ‘대단한 뭔가’에 대한 기대는 거듭된 실망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그 대단함이란 게 일정 부분 허세와 과장으로 포장된 것임을 확인하는 순간 대중들의 눈은 갈 곳을 잃었다. 흔들리는 중도의 표심들이 돌연 투표소를 외면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11018030219721h2&linkid=20&newssetid=455&from=rank


선거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때는 여권에 유리하고,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일 때는 야권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만은 야권은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결코 유리할 게 없어 보인다. 야권 정당 후보가 아닌 야권통합후보로 추대된 무소속 후보이기에 전통적 야권 표심의 결속력이 약한데다 선거 초반 야권에 호의적이었던 중도층의 표심이 확연하게 흔들리는 모양새이기에 그렇다.


야권 표심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건 박빙의 여론조사결과에서 드러나지 않는 숨은 표심이 야권에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던 전통적 분석이 빗나갈 수도 있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게다가 선거초반에 비해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흔들리는 중도층을 중심으로 투표 무관심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투표율도 저조할 가능성이 꽤 높다.


이명박과 오세훈의 실정에 대한 민심의 이반과 안철수의 등장은 서울시장을 따 논 당상으로 여길 만큼 야권통합후보에겐 호재였으나 ‘원순씨’의 투명하지 못한 삶의 이력이 혹독한 검증대 위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초반 우위를 다 까먹고 말았다.


역대 최악의 저질 네거티브 선거라고 투덜대며 흥분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타블로를 따라 배우지 말랬건만 제기되는 의혹들을 해명하는 일에 엉거주춤, 어영부영, 두리뭉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지금껏 그랬다.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는 않고 깨끗한 선거 문화를 위해 대응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면 그대로 믿어줄 사람 몇이나 될까. 부부라도 말하지 않으면 서로의 속을 쉬 헤아릴 수 없는데 해명치도 않고 그 ‘고상한’ 속내를 대중들이 알아주길 기대했을까. 꿈도 야무졌다. 대중들을 과대평가했거나 자신을 과대평가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게다.


조심스럽게 예단컨대, 이번 선거 '굉장히' 어렵게 됐다. 판이 클수록 정치신인을 후보로 내세우는 일이란 모험에 가까운 일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구관이 명관이란 소리가 아니고 출사표를 던지는 자는 대중 앞에 나서기 전 수신 제가와 자기검증을 온전히 한 연후에 출사표를 던지라는 주문이다. 나랏일이란 게 가슴 뜨겁다고 무작정 나설 일은 아닌 듯하다. 안철수에게도 드리는 말씀이다.


===東山高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