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야기3....나는 이렇게 낚시한다 - 釣而不網


채우러 가는가 비우러 가는가

“여보시오, 어딜 가오?”
“세월을 낚으러 가오.”

낚시꾼들이 하기 좋은 말로 낚시를 세월을 낚는 신선놀음이라고들 한다.

불행히도 난 숱한 낚시 여정 속에서도 무욕의 경지에서 세월을 낚는 신선 같은 낚시꾼을 만나거나 본 적이 없다. 내 짧은 보행 탓이기도 하겠다.

바늘도 없이 실만 매단 낚시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조차 가슴 깊은 곳엔 웅심이 들끓었으니 그 또한 무념무상무욕의 경지인 조선(釣仙)이라고는 칭할 수 없음이라.






낚시터에도 위선은 있다.

가슴 가득 찬 욕심을 감춘 채 “좋은 경치와 공기, 햇살 부서지는 물가에 서는 것만으로 만족하지요.” 라면서 예닐곱의 낚시대를 펼치는 손길이 무척이나 바쁘다. 물가에 서는 것만으로 이미 만족한 꾼의 모습은 아니다. 꾼들의 십중팔구는 같은 모습이다. 어차피 먹거리 낚시가 아닌 캐치앤릴리스로 즐기는 낚시라면 물가에서 물고기를 낚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낚시는 세월을 낚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낚는 행위인데 굳이 아닌 보살 할 필욘 없다.

채우러 가는가? 비우러 가는가? 채우면서 비운다.

주말 낚시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한결같은 언사는 낚시를 통해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이다. 할 일 없는 꾼이라면 답답함을 풀어주는 일일 테고 답답함도 스트레스도 없는 꾼이라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는 일이기도 하겠다.

스트레스는 포만감으로 밀어내야 한다. 좋은 경치와 공기, 햇살은 덤으로 채우고 낚시에서의 포만감은 물고기를 잡는 손맛에서 비로소 느껴지는 감성이다. 물고기를 잡는 손맛이 주는 포만감에서 오는 행복, 그게 낚시다.

스트레스를 비우러 왔다가 스트레스를 더 채우고 가는 꾼들도 많다. 기대한 만큼 손맛이 주는 포만감을 맘껏 누리지 못한 탓이다. 한 마리를 잡아도 만족하는 꾼이 있고 백 마리를 잡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꾼이 있다. 포만감의 척도는 사실 마리수가 아니다. 낚시하면서 마리수를 포만감의 척도로 삼으면 스트레스를 풀 일 보다 스트레스가 쌓일 경우가 더 많다.

한 마리를 잡아도 만족하기 위해선 낚시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가다듬어볼 필요가 있다. 낚시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란 곧 꾼들 개개인의 낚시철학이다. 꾼들마다 천차만별이겠으나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꾼들에게선 대략 일맥상통하는 낚시철학을 엿보게 된다.

무슨 일이든 경지에 이른 사람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법이다. 백 마리를 잡아도 웃지 않고 한 마리를 잡아도 미소를 놓지 않는 꾼일 정도면 자작(慈作)의 수준은 된다고 하겠다.


한 마리에도 만족하는 낚시는 이런 낚시다

낚시의 기술이 일정한 수준에 오르면 물고기를 희롱하게 된다. 당겼다가 놓았다가 애간장을 녹이며 연애하는 그런 심정으로 물고기를 상대한다.

연인의 심정보다는 사기꾼의 심리를 예로 듦이 낫겠다. 어찌 보면 낚시도 꾼이 물고기한테 미끼로 사기를 치는 일과 같잖는가.

손쉽게 얻는 결과보다는 치밀한 계획과 과정을 통해 사기꾼이 어떤 결과물을 획득했을 때 얻는 카타르시스가 분명 더 클 것이다. 헐리웃 영화 보니까 그런 것 같더라.^^. 치밀한 계산과 험난한 과정 끝에 얻는 결과물은 분명 손쉬운 결과물을 대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 있다. 동네 뒷산보다야 험난한 과정을 겪으면서 고봉을 등정했을 때 산악인들이 더욱 큰 감흥을 느끼듯 낚시도 그러하다.

요즘 낚시는 사람들의 선입견처럼 그리 따분하거나 단조롭지 않다. 붕어낚시만 하더라도 붕어의 종류(중국붕어, 떡붕어, 토종붕어)에 따른 낚시의 기법이 다양하고 낚시기법에 따른 미끼의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현대낚시의 기술은 기법이나 미끼에 따라 아주 세분화되어 있고 알지 못하면 쓰지 못하고 쓰지 못하면 낚지 못한다. 오죽하면 요즘 꾼들 사이에선 ‘머리 나쁜 놈은 낚시도 못하겠다’는 말이 떠돌까. 골퍼가 잔디를 뜯어 바람에 날려 공의 진행방향을 연상하듯 꾼 역시 볼 수 없는 물 속 상황을 끊임없이 연상하며 분주히 움직여야만 포만감을 만끽할 수 있다. 세월 낚는다라는 말이 옛말이다.

낚시터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채비를 적절히 운용하는 임기응변을 낚시를 잘 하는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한마디로 물고기의 기분에 맞춰서 낚시하라는 뜻이겠다. 아직도 이 말은 낚시꾼들 사이에선 최고의 지침이다. 그러나 이 말 속엔 ‘많이 잡기 위해서’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많이 잡기 위해 임기응변하라는 것이다.

임기응변에는 동의하면서도 한 마리를 잡아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낚시를 위해선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사고가 필요하다.


나는 이렇게 낚시한다

우선, 낚시터엘 가면 물고기를 쫒지 않는다. 따로 포인트가 될만한 곳을 계산하지 않고 어디든 앉는 곳이 포인트란 생각으로 임한다. 주위가 번잡스럽지 않고 한산하여 낚시하기에 편안한 자리면 그만이다.

다음으로 할 일이 내가 물고기를 쫒지 않았으니 물고기가 나를 쫒게 하는 일이다. 물고기와의 사랑싸움이 시작된 거다. 옆자리에 먼저 온 꾼이 바닥에 채비를 붙여 연방 낚아 내더라도 따라가지 않는다. 노지와는 달리 어자원이 풍부한 관리터에선 더욱 그리한다. 물고기가 물속에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그날의 내 기분에 따라(물고기의 기분이 아닌) 내가 가장 선호하는 낚시 기법으로 임한다.

나는 주로, 짧고 휨세가 부드러운 낚시대로 바닥이 아닌 물의 가운데층에서 떡붕어를 낚아내는 낚시기법을 선호한다. 낚시 전문 용어로 ‘미터낚시’(수면에서 1미터 정도의 수심층에서 구사하는 낚시)라고 한다. 수심층이나 어종에 따라 꾼들에겐 저마다 선호하는 낚시의 기법들이 있다.

내가 미터낚시를 선호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단척(전장3미터 이하의 짦은 낚시대) 낚시대는 채비의 운용과 조작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여타 기법에 비해 채비의 투척과 회수가 분주하지만 그도 재미 삼으면 즐거운 수고다. 그 외에도 적절한 떡밥 운용으로 물고기를 쫒아다니지 않고 불러들이는 맛이 일품인 낚시다. 수온이나 여타 다른 낚시터 여건의 변동에 의해 불러도 물고기들이 꿈쩍도 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단 1마리라도 내 의도에 따라 응해준다면 대환영이고 비로소 1마리를 잡아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낚시가 된다.

꽝을 쳐도 물가에 서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없기에^^언제나 미터낚시를 고집하는 건 아니다. 1마리라도 잡아보기 위해 계절의 변화나 낚시터의 여건에 따라 바닥에서 표층까지 때론 장척(4.5미터 이상의 긴 낚시대)까지 동원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위와 같이 낚시한다.

옆자리에서 연신 낚아 올린다고 마음이 조급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어쩌면 고기 맘이 아닌 내 맘을 우선하기에 가능한 일이지 싶다. 물론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언제든 내 맘을 바꾸기만 한다면 물고기는 낚을 수 있다’라는 교만이 배어있는지도 모른다. 단 1마리만 잡아도(때론 꽝을 치더라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런 교만이 허세라도 좋다. 못 잡아서 안달 내며 스트레스를 쌓는 일보다야 한결 낫지 않겠는가.

이런 맘으로 낚시하다 보면 때론 백 마리를 잡아도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물고기를 희롱해서 낚아내는 게 아니라 밥알을 달아 던져도 입질할 기세로 활성이 너무 좋아 물고기들이 무시로 낚이는 경우가 그렇다. 스릴 있는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획득할 때에 비로소 누리게 되는 카타르시스 같은 게 없다. 이 무씬 배부른 소리?^^ 내가 고기를 희롱하는 게 아니라 고기가 나를 희롱하는 기분은 학실히 별로임엔 틀림없다. 그럴 땐 꾼이 물고기를 피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하기도 한다. 어자원이 부족한 노지(야생의 저수지나 수로)에선 턱없는 사치겠지만.ㅎ~


낚시터에서 버릴 것과 취할 것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꾼들이 물가에서 세월을 낚는답시고 대충 풀어져서는 곤란하다. 위수에서 낚시로 노닐던 강태공처럼 천하를 낚을 웅심을 벼리지는 않더라도 낚시터에서 반드시 취(取)하고 사(捨)해야 할 것은 있다. 취할 것은 쓰레기와 포만감이요, 버릴 것은 스트레스와 욕심이다.

행복을 위한 낚시에서 외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낚시하는 자신의 맘 가짐을 수정해야 한다. 꽝을 쳐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낚시가 맘먹기에 달렸다고 하나 말처럼 그리 쉽지 않고 그 맘이란 게 수련 없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낚시가 곧, 시시때때로 좌충우돌하는 변덕스럽고 스트레스에 찌든 맘을 다스리는 수행이고 단련이며 공부라는 생각을 가져보자. 언젠가는 자신이 던져 놓은 미끼도 없는 빈 바늘에 전설의 황금 물고기가 걸려있음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행복’이라는 이름의 물고기!




===東山高臥===

낚시이야기2....요건 엇다 쓰는 물건인고? - 만력기(클램프, 뒷걸게)



요건 엇다 쓰는 물건인고? 금세 천둥번개라도 쏟아낼 듯 적기를 멸하는 대공포라도 되는 양 고놈 참 위용 한번 대단허다.










앞선 글 낚시이야기1에서 제보다 젯밥이요, 내실을 키우기보다 겉치레에 치중하는 취미생활의 일단을 엿보았다. 위 사진 속 물건은 여느 뉘들처럼 세상을 주유하며 그렇게 수집한 장비들 중 하나다. 낚시대가 칼이라면 낚시대 받침대와 더불어 칼집의 역할을 하는 낚시도구다. 만력기라고도 하고 클램프라고도 한다. 일본에서 먼저 개발되고 사용되어 일식 용어로는 만력기인데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과정에서 클램프라는 별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물건을 끼워 고정하는 도구인 바이스와 동일한 뜻을 지닌 용어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굳이 우리말로 재작명한다면 ‘뒷걸게’ 또는 ‘뒷걸이’라고 부르고 싶은 물건이다. 기존의 ‘뒷꽂이’라는 낚시 도구가 있긴 하지만 형태와 쓰임새가 약간은 다르기에 그것과는 구별하고 싶은 것이다.

뒤꽂이와 사용례













낚시하는 장비의 가짓수가 생각보다 꽤 많다. 작은 소품까지 나열하면 아마 족히 사오십 가지 이상은 될 것인데 그 중에서 특별한 애착을 지닌 물건이 바로 글 상단 사진들 속 대포를 닮은 뒷걸게다. 소재는 천년주목으로 일영공방 作인데 운명처럼 한 눈에 뿅 가서 만난 후로 각별히 애정을 쏟는 물건인 만치 녀석과의 사연도 나름 깊다. 그 사연이란 게 이렇다.

원품 제작자에겐 죄송한 말이겠으나 한 눈에 뿅간 첫마음과는 달리 낚시터에서 사용 중에는 늘 2% 정도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걸 어쩌지는 못했다. 아쉬운 2%를 메우려 몇 군데 손을 댔다. 상단 포신부의 복부가 불룩하여 경사각이 제대로 나지 않는 결함을 수정하고자 복부를 깎고 칠을 새로 올렸으며, 필요 이상으로 긴 경사조절 나사의 길이는 줄였다. 하지만 자연목의 생김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작된 V대 만큼은 손댈 수가 없었다. V대란 낚시대를 올려 놓는 부위인데 V대가 앞으로 쏠려 있어 경사가 큰 곳에서 낚시를 할 경우 낚시대가 앞으로 미끄러지는 불편함이 있었다.


상단 경사조절나사를 자르고 복부를 재조각한 사진(우)













낚시를 할 때면 매번 그 아쉬움이 상기되곤 했었다.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더욱 애정이 깊어진 세상에 하나뿐인 동반자인데 볼 때마다 어쩌지도 못하는 아쉬움이 저주가 되었음일까? 하늘에 통했음일까?

그 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쓸고 닦고 광을 내며 낚시 후 장비 손질에 한창이었다. 늘상 하던 일이건만 아뿔싸, 뒷걸게 손질 중에 뒷걸게가 그만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찰나간에 파편이 튀는 걸 보았다. 으아아악 시발, 럴수 럴수 이럴 수, 오 마이 가또똣!!! 내 손목이 부러지는 아픔으로 혼비백산하여 살펴보니 V대가 똑 부러진 거다. 그거이 부위 중 제일 약한 고리건만 하필이면 그리로 내동댕이쳐질 건 뭐람. 우이 싯퐁 니뮈퐁 퐁퐁, 나 들면 죽어야 돼, 벌써르 손아귀가 풀리면 우짜라고, 담배 끊은 게 언제적인데, 세월아 세월아 내 인생 돌리도! 크흐흐, 작은 낚시 도구 하나 부러진 일로 인생마저 허무해진다ㅎ~. 부랴부랴 AS라도 보낼까 싶어 공방으로 전화하니 공방은 휴지기란다. 아오 시발, 엿 때따, 죠 때따, 궁시렁 궁시렁....^^

미운 늠 짚인형으로 꼬아다가 대바늘로 꼭꼭 찔러 고통을 전달하는 텔레파시가 있다더니 그러기에 사람이나 물건이나 너무 미워하면 안 되는 거다. 제 몸을 부러뜨려서라도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으려는 헌신이 너무도 애잔하지 않는가. 울집 강쥐 자두와 앵두가 쥔 맘을 얻으려 온갖 떨어대는 아양도 그 같은 이치라면 우앙 슬픈 일이다. 오바스럽게 잠시 옆길로 새서 한 마디, 세상 사람들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일랑 너무 아프게들 마러라. 사랑을 얻으려고, 사랑을 지키려고 죽도록 애쓰는 그 맘과 맘이 짠하고도 짠하지 않누.^^

허나, 누가 사람(사랑?)을 간사하다(아름답다?) 했는가. 애잔함도 잠깐이고 똑같은 놈을 복제라도 하고픈 절박한 심정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래, 이건 수년간의 묵은 체증을 해결하라는 계시인 거시여. 위기가 곧 기회라더니 사고는 우연찮게도(?) 늘 불만이던 1%를 메우는 수정 작업을 강권하는 계기가 된 것이었다. 부러진 부위를 깎고 갈고 형태를 맞추어 재접착하면서 자연미와 희소가치는 절감되었으나 기능적 효율성은 늘 원하던 대로 곧추 잡았다. 잃은 만큼 얻은 거다. 추후 낚시부터는 낚시대가 쉬 미끄러지는 불편함이 없으니 새신부를 향한 새신랑의 눈길이 이와 같을까. 뒷걸게를 볼 때마다 생명 없는 물건에도 원망이 꽂히면 반응한다는 샤먼적 상상이 한동안은 떠나지 않을 성싶다.ㅎ~


V대 수정 전후...V대가 한결 오뚝해졌다












아래는 뒷걸게와 언제나 동반하는 동무들이다.
낚시대, 타마우끼(뜰채걸이), 계수기....


요렇게 사연 많은 녀석의 쓰임새는


바로 이렇게 낚시대 뒤를 올려주고 잡아주는 일


옆에 나란히 선 동무는 엇다 쓰는 물건일까?


이렇게 낚시대로 물고기를 걸었을 때


뜰채로 퍼올린 물고기와 함께 걸쳐서
물고기 입에 걸린 바늘을 제거할 때 편리한 도구
수입어로는 '타마우끼', 번역어로는 '뜰채걸이대'


사진 우측 끝 하얗고 네모난 작은 놈은?



아하, 계수기. 많이도 잡았네. 45마리!^^
언젠가 다른 글에서 스스로 자작(慈作)임을 참칭하였으나
계수기까지 동원한 고기 욕심이라니 등급에 강등이 잇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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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의 경지와 등급

1.조졸(釣卒)
행동,태도 모두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초보의 단계. 낚시대를 든 것 만으로 태공인체 하다가 고기가 잡히지 않는 날은 술에 취해 고성방가 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한다.

2.조사(釣肆)
조사(釣士) 아닌 방자할 사(肆)자가 붙는 단계. 대어를 한 두 번 올린 경험만으로 낚시에 대해 모르는게 없는 듯 기고만장해 있다. 허풍이 세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쯤 일껄?

3.조마(釣麻)
홍역을 앓듯 밤이나 낮이나 찌가 눈 앞에 어른거리고 주말에 낚시를 못하면 한 주 내내 끙끙 앓는다. 아내의 바가지도 불사/친구,친지의 결혼식 불사/결근도 불사, 오직 낚시터로!

4.조상(釣孀)
과부상(孀). 드디어 아내는 주말과부=필수,주중과부=선택이 된다. 직장생활이 제대로 될리 만무, 집에 쌀이 있는지,자식이 대학에 붙었는지,아내가 이혼소송을 했는지 어쨌는지….

5.조포(釣怖)
공포를 느끼고 절제를 시작한다. 낚시가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낚시대를 접어둔다. 아내와 자식들은 돌아온 아빠를 기쁨 반,우려 반으로 반긴다.

6.조차(釣且)
인생을 망칠 지 모른다는 공포로 멀리했던 낚시대를 다시 찾는 단계. 행동이나 태도가 한결 성숙해져 낚시대는 세월을 낚는 도구가 된다. 그러나 세월을 낚기에는 아직 역부족.....

7.조궁(釣窮)
다할 궁(窮). 낚시를 통해서 도를 닦을 수 있는 수준의 단계. 낚시를 통해 삶의 진리를 하나 둘 깨닫기 시작한다. 초보 낚시꾼의 때를 완전히 벗어 버리는 것도 이때.

8.남작(藍作)
인생을 담고 세월을 품는 넉넉한 바구니가 가슴에 있다. 펼쳐진 자연 앞에 한 없는 겸허함을 느낀다. 술을 즐기되 결코 취하지 않으며 사람과 쉽게 친하되 경망해지지 않는다.

9.자작(慈作)
마음에 자비의 싹이 튼다. 거짓없는 자연과 한 몸이 된다. 잡은 고기를 방생하면서 자기 자신까지 방생할 수 있다. 욕심이 사라지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낚시대를 타고 전해온다.

10.백작(百作)
마음 안에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든다. 아직도 참으로 배울 것이 많으니,인생의 지헤를 하나 하나 깨우치는 기쁨에 세월의 흐름을 알지 못한다. 자연도 세월도 한 몸이 된다.

11.후작(厚作)
마음 안에 두터운 믿음을 만드는 단계. 낚시의 도(道)의 깊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만 결코 지혜를 가벼이 드러내지 않으며, 몸가짐 하나에도 연륜과 무게가 엿보인다.

12.공작(空作)
모든 것을 다 비우는 무아의 지경. 이쯤 되면 이미 입신의 경지에 거의 도달한 상태. 지나온 낚시 인생을 무심한 미소로 돌아 보며 신선이 되는 때를 기다린다.

13.조선(釣仙)
수많은 낚시의 희로애락을 겪은 후에 드디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니,이는 도인이나 신선이 됨을 뜻한다. 낚시대를 드리우면 어느 곳이나 무릉도원이요,낚시대를 걷으면 어느 곳이나 삶의 안식처가 된다.

14. 조성(釣聖)
낚시와 자연이 엮어내는 기본원리는 터득하고,그 순결함에 즐거워 한다. 간혹 낚시를 할 경우에는 양팔 길이의 대나무에 두꺼운 무명줄을 감아 마당 수채구멍 근처에서 파낸 몇마리 지렁이를 들고 집앞의 개울로 즐거이 나간다.



===東山高臥===

낚시이야기1......천하의 명검-죽간


실력은 아마추어 장비는 프로페셔널

무슨 취미가 되었든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면 가끔은 제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갈 때가 많다. 동네 뒷산을 오르는 취미 등산에 히말라야 K2봉 등정이라도 하는 양 고가의 고급 장비를 온 몸에 두르기도 하고 필드 한 번 나가보지 않은 연습장 골퍼가 우즈의 손에 들린 작대기(우즈의 가운데 작대기는 따라 배우지 말 것^^)에 새겨진 로고에만 눈을 반짝거린다.

입문의 시기를 넘어 초보 딱지를 뗄 쯤에는 누구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구사하는 F1 드라이버처럼 폼나는 프로페셔널의 꿈을 꾸게 된다. 허나 아마가 프로의 경계를 넘보는 일이 어디 도둑늠이 남의 집 담장 넘보듯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전문가로의 도약을 꿈꾸지만 맘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 초보 사공이 노를 탓한다.

스스로에게 하산을 명령하고 관우와 장비를 베어버린 칼을 찾아 클릭, 클릭, 클릭하며 온 천하의 장터를 주유한다. 헌 칼도 조자룡의 손에 들면 신검이 된다는데 내공 수련은 뒷전이고 천하의 명검을 찾아서 오늘도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돌아라 지구 열 두바퀴 크~~^^

이 칼도 아닌가벼, 저 칼도 아닌가벼, 그렇게 끌어 모은 칼이 도공(刀工)의 창고인 양 뒷방 한가득 되는 것도 순간이다. 그 분이 강림하시면 그 어떤 영험한 살풀이도 소용없다. 모름지기 그 분은 설익은 선무당에게 납시기를 즐겨하시니 선무당이 실력은 젬병이나 젯밥만은 천하의 명품들이라 오, 신이시여, 신이시여, 지름신이시여! 비옵나니, 그저 침만 한 입 가득 꿀떡꿀떡 삼키시고 돌아가시옵소서~~~ㅎ~




낚시꾼이 휘두르는 천하의 명검은 이렇게 탄생 된다

죽간(대나무 낚시대)의 휨세에 관하여
2009/05/12 01:24
*원문 출처 : 용운 공방 http://songyongwoon.blog.me/70047005342


대부분 낚시를 즐기시다 보면, 붕어의 호흡까지 느낄 수 있다는 죽간을 동경하게 되고, 드디어 큰 맘 먹고 원하던 죽간을 구입한다. 죽간을 사용해본 대부분 유저의 의견은 2 가지 극과 극의 의견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역시 죽간이다." 카본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섬세한 손맛까지 표현하는 죽간이야말로 진정한 낚시대다.

두 번째는, "실망이다." 대 투척도 어렵고 특유의 능청거림으로 월척급 붕어는 랜딩도 어렵다. 또한 초릿대가 휘고 심지어는 랜딩시 초릿대가 돌아가기도 한다.

똑 같은 죽간을 사용하고도, 왜 이런 극과 극의 이견이 분분한 것일까?

잠시 죽간의 특징을 알아보자.

1. 대나무로 죽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건조가 되어야 한다.

2. 대나무는 자체적으로 탄성이 있지만, 찌고, 건조하고, 화로에 구워가며 바로잡고, 오븐에 전체적으로 다시 굽고, 견사로 감고, 칠을 올리는 과정을 거치며 더욱 탄성이 좋아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선조자, 본조자, 동조자의 휨세 조정이 가능하다.

3. 천연소재이다 보니, 필요 없는 속살을 제거해도 무게감이 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얇은 소재를 사용하거나, 속살을 무리하게 제거하게 되면 허리힘이 약해 능청거리게 되고, 좀 더 선조자의 휨세를 간직하기 위해 속살을 약간만 제거하면 무겁다라는 느낌의 낚시대가 돼버린다. - 사실 이 부분이 죽간에 있어서 공존하기 힘든 양면성이다.

4. 카본대의 인위적인 탄성이 아닌, 죽간 자체의 자연스런 탄성으로 목줄의 퍼머 현상이나, 원줄 및 목줄 끊어짐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다.

5. 대나무는 마디의 눈 부위가 가장 약한 부분이므로, 죽간 사용 시 눈이 낚시대의 위아래에 위치하지 말고 양 옆으로 위치하게 하여 사용한다.

6. 기존에 댓살이 두꺼운 왕대나 맹종죽을 통으로 깎아 만든 초릿대는 겉대와 속대의 에나멜층 밀도 차이로 휘기 때문에 가끔 화로를 이용하여 교정 작업을 해야 한다. - 이 역시 통으로 깎아 만든 초리에서 벗어나, 에나멜층이 두터운 수입 통킨 대나무를 쪼개 4합이나 6합 초릿대를 제작하면 탄성도 좋아지고 편심도 잡을 수 있다.

7. 유지 관리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카본대 관리하듯 사용 후 수건으로 물기 및 이물질 제거하고 수납하면 무난하다. 우중에 사용 후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낚시대 속에다 층층이 수납하지 말고 낱개 상태로 천집에 넣고, 집에 와서 통풍이 잘 되는 응달에 건조하면 된다. 뭐 카본대 보관 요령과 그다지 다르지 않기에, 유지 관리에 그다지 어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같은 죽간을 사용해도 2가지 이견으로 분분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역시 죽간이다."라는 사용자는 섬세한 낚시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카본대와는 확연히 다른 대나무의 탄성을 그대로 손맛으로 이해하고 낚시하시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실망이다"라는 사용자는 편한 낚시를 추구하는 분들로서, 대부분 경질의 선조자급 카본대에 익숙해지신 분들이 동조자급의 손맛대 죽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같이 상이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죽간도 얼마든지 선조자, 본조자, 동조자의 휨세로 제작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휨세의 이해 없이 제작한 죽간은 능청대기만 하고 컨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조자의 휨세를 가지면서 가볍고 얇은 죽간을 제작하기란 거의 불가능 합니다. 선조자급의 죽간을 원한다면 동조자급 대비 약간의 무게와 약간 두꺼운 그립감은 감내해야 합니다. 따라서 죽간도 그냥 죽간이 아니라, 내가 즐기는 낚시 성향대로 선조자, 본조자 또는 동조자로 제작되어야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아래 죽간은 기존에 죽간을 사용하던 분께서, 기존 죽간은 손잡이대까지 휨세가 나오는 동조자급이라 다루기가 쉽지 않아, 선조자급 죽간을 요청하셔서 제작한 선조자급 죽간입니다.


척수 : 10척
절수 : 4절
초릿대 : 통킨대 4합 초리
손잡이 : 천연 자개

참조 ;

1. 선조자 : 7대 3정도의 휨세로 "경식"
2. 본조자 : 6대 4정도의 휨세로 "중식"
3. 동조자 : 5대 5정도의 휨세로 "연식"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물론 죽간이 단순하게 경식, 중식, 연식의 3가지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이 세 가지 휨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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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간/대나무 낚시대 사용법 및 관리요령
2010/12/17 19:31
*원문 출처 : http://songyongwoon.blog.me/70099153035 




죽간의 사용법도 카본대와 그리 다르지는 않습니다.

1. 사용 후 물기와 이물질을 깨끗히 닦아 주시면 되구요.

2. 낚시대를 꼽을 때 확실하게 꼽고, 사용 중에 가끔 확인하세요.

3. 낚시대를 확실히 꼽지 않으면 입구 부분이 갈라질 수 있습니다.

4. 사용 후 마개는 꼭 끼워두셔야 입구의 변형을 막을 수 있습니다.

5. 수온이나 기온차가 심할 때 잘 안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잡은 후, 일자로 뽑아냅니다.

6. 잡은 붕어는 무리하게 끌어내지 말고 낚시대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이용해서 끌어내야 합니다.

7. 죽간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랜딩에 있습니다. 카본대도 마찬가지지만 랜딩시 낚시대를 수면에서 90도에서 그 이상 130도까지 뒤로 젖히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렇게 사용하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초릿대나 2번대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랜딩시에는 낚시대 전체에 힘이 분산 되도록 낚시대가 75도에서 80도 사이가 되도록 유지하며 오른손을 쭉 펴고 뒤로 뺀 상태에서 붕어를 뜰채에 담아야 낚시대에 손상이 가질 않습니다. 사진을 참조하세요.

8. 덩어리 붕어를 걸어낸 후에는 낚시대가 한쪽으로 약간 휘는 경우가 있으니, 낚시대를 돌려가면서 사용해야 합니다.

9. 제등낚시 시 찌를 꼽을 때 줄을 지나치게 잡아 당겨서 꼽으면, 초릿대가 부러질 수 있으니 손잡이대를 뒤로 충분히 빼서 대의 길이를 줄인 후 찌를 꼽으면 됩니다.

10.비가 올 때 사용한 죽간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대의 입구를 바닥으로 가게 세워 물기를 뺀 후에, 적당한 곳에 눕혀 3-4일 수분을 말려줍니다. 이 작업을 소홀히 하여 대에 곰팡이가 생기게 되면 대의 탄성이 없어지고 부러질 수 있습니다.

11.대나무는 천연 소재이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조금씩 부드러워집니다. 따라서 본조자 휨세의 죽간을 구입하여 자신이 사용하면서 내게 맞는 휨세로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12.대나무는 눈 부분이 가장 약하기 때문에 각절의 눈부분을 일치시키고 눈 부분을 하늘이나 수면을 보게 사용하는 것보다는 옆으로 위치시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받침대나 뜰채도 마찬가지입니다.

13.대나무 낚시대의 가장 큰 장점은, 대나무의 자연스러운 탄성으로 붕어를 제압하기 때문에, 대를 세운 후 일단은 대나무의 자연스러운 탄성에 맡기면 붕어의 요동도 줄어들고, 원줄과 목줄의 손상이 줄어들며, 손맛은 배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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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협찬한 대나무 낚시대입니다 - SBS 무사 백동수
2011/05/09 23:51
*원문 출처 : http://songyongwoon.blog.me/70108621768


SBS에서 제작중인 월화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 "용운공방"에서 제작한 대나무 낚시대가 소품으로 선정되어 협찬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방영은 7월 이후라고 하더군요.

조선 시대에 최고의 무사로 칭송받는 야뇌 백동수에 관한 드라마로, "무예도보통지"라는 무술책을 편찬한 진정한 무사에 관한 이야기라 합니다. 극중 백동수는 "웃어라 동해야"의 지창욱씨라고 하더군요.

극중에 작은배 위에서 최민수씨를 포함한 3인이 낚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장면에 쓰일 낚시대 3대입니다. 그 시절 제작되었을 방법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손잡이대는 얇은 참대를 사용하여 허리힘을 좋게 하였고, 초릿대는 얇고 탄성이 좋은 통 고야죽을 사용하였으며, 중간대는 신우대를 사용하여 탄성과 복원력을 높였습니다.

또한 찌는 수수깡으로 제작하였며, 몸통과 찌톱은 수수깡을 사용하였고 다리는 대나무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이시절 일반적으로 수수깡을 막대형으로 사용했겠지만, 몸통보다 얇은 수수깡을 찌톱으로 사용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찌톱은 검정과 적색으로 칠했습니다.

또한 물속에서 숨대롱으로 사용하고, 독침을 쏠 대나무도 같이 협찬하였습니다.





























===東山高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