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마지막 편)

에필로그
미네르바, 미네르박


(마지막편)

돼먹잖은 글 까대느라 저도 개고생, 읽는 님들도 개고생이셨습니다. 애당초 큰 기대 없이 시간 쪼개가며 유희삼아 쓴 글이라 정성스럽게 쓰지 못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못마땅했을 수도 있는 음악 삽입은 날선 글의 엣지를 가다듬는 장치였습니다.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뒤늦게 양해를 구합니다. 비록 유희삼아 쓴 글들이라 해도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게 또 사람 맘인지라 모쪼록 한 두 사람만에게라도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기를 씁니다.

미네르바 박대성에 대한 저의 요즘 생각은 이렇습니다.

미네르바는 일단 박대성 맞습니다. 어떤 연유든 이 명제를 부인하면 음모론에서 영영 헤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나 여러분들의 기억 속 미네르바를 떠올리노라면 박대성이 허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싹 떨쳐버리긴 어렵습니다. 허상이라 함은 박대성이 가짜라는 게 아니고 박대성은 누군가(들)를(을) 모방했을 뿐인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뜻입니다. 석방 후 그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작년에 보여주었던 ‘미네르바다운’ 모습을 단 한 번도 온오프를 통해 보여준 바가 없기에 이리 생각한들 박대성에게 그리 모진 언사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막말로 저 같음 드럽고 치사해서라도 미친 척하고 작년의 미네르바보다 더욱 강화된 포스로 아구라에 일필휘지했을 겁니다. 자신을 배신한 아구라 중우들을 엿 멕이는 욕글일지라도 말입니다. 근데 이건 보면 볼수록 머스마가 쪼매이 모지래 보여스리. 요즘 보면 '난나나난'(?)인가 머시긴가랑 우째 그리 닮았는가도 싶습니다. 아무래도 난나나난이 미네르바 맞지 싶습니다. 니이미, 늘근 사기꾼들이나 절믄 똘추들이나 도찐 개찐!

그런 추정에도 불구하고, 박대성이 자신만의 비상한 재주를 보여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박대성이 보여준 비상한 재주란,

첫째, 쓸 만한 글을 적시에 신속하게 검색해내는 재주이고
둘째, 검색해낸 글을 적당히 각색할 수 있는 재주이고
셋째, 자신만의 글빨 스타일(미네르바 스타일?)로 재창조해내는 재주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박대성이 암만 자신만의 뛰어난 재주를 지녔을지라도 미네르바 글의 형식과 내용 모두가 누군가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은 결과물이라면, 그 누군가가 구라마을의 펠리 양이 통신으로 보았다는 그 누군가(들)이라면 박대성은 겉은 미네르바일 순 있지만 속은 결코 미네르바일 수는 없겠죠. 현재로선 본인만이 알 것입니다.

그리 보면, 박대성이 부린 재주는 천재적 자질에서가 아니라 오타쿠적 기질과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란 생각에 이릅니다. 메이크파일이 어흥이를 닮아가듯, 크래이머가 리드미를 닮아가듯 박대성도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닮고자 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글의 껍데기는 빌릴 수 있을지언정 글에 담긴 정신은 결코 모방할 수 없겠죠. 근자 박대성의 행보를 보면 똥오줌을 못 가리는 철학의 빈곤이 여실히 드러나 보입니다. 이거야말로 박대성이 지속적으로 의심받는 결정적 한계로 여겨집니다.

박대성은 어쩌면 아고라가 드럽고 치사해서가 아니라 익명과 모방이 아니면 내보일 밑천이 없는 자신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고라에 글질 할 엄두조차 못내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영악한 어흥이나 리쥐미 그 일당들도 등신들이 아닐진대 이런 약점을 간파하고 집요하게 박대성을 괴롭히는 것이겠고 그런 약점을 지닌 박대성은 리쥐미나 어흥이 일당에게 강력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겠고요.

펠리 양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실 미네르바 진위 논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그 일련의 흐름들을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박대성이 검색과 각색 분야에서 오타쿠적 기질과 별난 재주를 십분 발휘한 그 모방의 대상이 소수가 아닌 다수이거나 그마저도 거의 드러나지 않게 잘 각색된 거라면 박대성을 두고 마냥 껍데기라 주장하는 것도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기존 지식이란 건 돌고 도는 거고 본인이 진실을 고백하지 않는 한 그것을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그가 쉽사리 고백할 리도 만무하고요. 그에게는 지금 그것보다 큰 삶의 자산은 없으니까요.

사실 전 ‘미네르박’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박대성은 미네르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박대성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말이었습니다. 박대성을 미네르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용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조롱의 목적이 아니라 이 글의 논지처럼 미네르바 박대성 속에 또 하나의 미네르바(들)를 상정하는 의미로 쓴다면 굳이 쓰지 못할 말도 아니란 생각을 갖습니다.

그간 음모론으로 박대성을 가짜로 의심해온 여러분은 처음부터 타깃을 잘못 설정했다는 생각입니다. 음모론으로는 절대 진실에 근접할 수는 없습니다. 의심도 정도껏 해야지 뿌리메이숑과 안드로메다 외계인까지 동원하는 음모론 정도까지 되면 일러 뭣하겠습니까. 진실에 접근하는 길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고 딱히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 드러난 모든 정황 증거로 볼 때 미네르바 진위 논란에서만큼은 여러분의 길은 분명 틀려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박대성을 인정하고 진실에 이르는 새로운 길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그 새로운 길은 이런 겁니다. 시간과 열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박대성이 포스팅했던 글들의 원본이 될 만한 글들을 구글링을 비롯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찾아보십시오. 재수 좋으면 그런 작업 중에 플앙스의 3류 경제 잡지 귀퉁이에서 리쥐미의 미네르바 K의 흔적을 발견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제보도 받으십시오. 죶밥 님처럼 말입니다. 그런 낱낱의 자료들을 축적하고 분석하는 게 에펠탑 탑돌이에 맛 들려 오시지도 않을 그 분을 기다리는 것보다 진실에 접근하는 훨씬 값진 노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이 밭에서 참외 찾는 일은 백년이 가도 헛수고입니다. 존재치도 않는 허상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멀건 젊은이 하나 아작 내는 일에 괴뢰가 되지 말고 차라리 겉미네르바 박대성 속에 있는 속미네르바를 찾아내시란 말입니다. 여러분이 박대성의 정체를 발가벗기고 싶으시다면 이 작업만 제대로 수행해도 여러분이 박대성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과를 이루어낼 지도 모를 일입니다. 벌써 오래 전에 어느 알밥님께서 그 작업의 결과물들을 제시한 적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 둉신 소리 듣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과 처신이 뒤따르길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아구라의 구라5인방 ‘비리마담K’를 잘근잘근 씹어줄 것을 기대했던 알밥님들의 기대를 미처 채워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처음부터 글의 타깃은 사기꾼들이 아니라 시리즈의 제목처럼 ‘미네르바와 미네르박’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가 용두사미로 끝나게 된 건 이미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첨에 한 편으로 구상했다가 길겠다 싶어 억지로 늘렸기에 그렇습니다. 기대했던 분들께 풍선 바람 빠진 기분 맹글어 드려서 무지무지 지송스럽습니다.

제가 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혼이 담긴 구라’라는 표현은 ‘격물치지’님에게 원 저작권이 있습니다. 그간 동의도 없이 무수히 사용하게 해주신 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쭈욱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물론, 언제든 사용중지를 권고하시면 따르겠습니다. 시리즈로 글쓰기? 어흥이가 새삼 존경스러워집니다. 어흥씨~~존경혀!!

언젠가 아고라에서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막심의 마지막 연주곡, ‘영광의 탈출’을 배경곡으로 삽입하는 걸로 그간의 돼먹잖은 시리즈를 끝맺습니다.

나 이만 감미다 안녕히 계세여~~
그라고 된장님아, 사인 하나만 해주라~~~~
격동의 시대, 애국질의 본산 아구라에서 알밥 2009기 동기라는 게 을매나 역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의미있간?
안드로메다 총단 본부로 귀환하기 전에 기념 스샷 한 컷 박아두게 사인 꼭 해주셈. 아라찌찌! ^^
이번에도 안 해주면 듁어~으~어~~~~@

THE END





*알밥님들, 륄랙스 하세요. 둉신들 상대로 넘 열 받지 마시고요. 어차피 인간되기 글러먹은 사기꾼들과 사람 되기 글러먹은 원생둉신들의 쬬다짓은 유희의 대상이지 계몽의 대상이 아닙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알밥 활동은 일천 둉신들 중에 하나 둘 정도만 정신 컴백시켜도 임무 완수입니다. 사기 당한 후에 한강 철교 위에 오를지도 모를 불쌍한 인생 딱 1명만 구제하는 일도 크게 훌륭한 일입니다. 말 안 듣고 소고집부리다 디질 늠은 디지게 냅두고요. 한 번 해병 영원한 해병? 오키, 한 번 둉신 영원한 둉신! 헐렐루~야! 결벽증이 필요한 날들입니다.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 함부로 잡지 마시고 여럿이서 된장국 드실 땐 국자를 이용하세요. 즐즐즐~~~둉신들 말고 알밥님들만..^^

===東山高臥===

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4

4
편지


(전편에서 계속)

구라경연대회가 끝나고 미르바의 구라를 찬양찬양하는 축제 분위기가 연일 계속되던 어느 날인가 마을사무소 여직원 펠리가 마을을 떠났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펠리의 근황에 대해선 금기라도 되는 양 입에 올리질 않았습니다. 펠리와 마을사무소에 함께 근무하던 펠리미가 퉁명스럽게 전한 말에 의하면 구라경연대회가 끝나고서 사나흘 쯤 지나서, 펠리가 마을사무소에 편지 한 통만 달랑 남기고 구라마을을 떠났다고 합니다. 마을사무소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펠리의 편지에는 미르바에 관한 이런 고백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을주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든 마을을 떠나고자 합니다.
지금 구라마을은 마을 탄생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구라 마을의 촌장이 되려는 사람은 정녕 ‘혼이 담긴 구라’를 시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르바는 얼마 전 구라마을 최고구라 경연대회에서 짱을 먹었고 촌장 후계자로 추대되었습니다.
저는 그간 미르바의 구라를 다각도로 검토해 보았지만 그의 구라에는 결코 혼이 담겨 있질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혼이 담겨 있지 않은 구라는 진정한 구라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를 혼구라로 칭송하고 결국 그에게 구라왕관을 씌웠습니다.
저는 그가 구라마을의 촌장으로 추대되는 일만은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제가 아는 모든 것을 폭로하고 구라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제 말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합니다.
그가 구라경연대회에서 시전한 ‘꼬마들의 엽기 행각’이란 구라는 자신의 창작 구라가 아닌 어디선가 펌질한 구라입니다.
저는 ‘꼬마들의 엽기 행각’이란 구라를 야후 블로그 말고 다른 사이트 여러 군데서 분명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저 구라의 저작권자는 미르바가 아닌 다른 마을에 살고 있는 누구누구입니다.
저는 통신을 통해서 그 마을을 여러 차례 다녔고 원저작권자의 구라를 직접 듣기도 하였습니다.
단언컨대, 미르바의 구라는 그 사람의 구라를 각색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미르바의 구라에는 혼이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평상시 시전한 모든 구라들도 제가 외부세계로 나갔을 때 여기저기서 들은 적이 있는 각색된 구라들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그의 모든 구라는 자신의 창작 구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구라마을에는 예부터 전해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혼이 담긴 구라를 시전할 수 없는 자가 마을 촌장이 되면 마을에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게 그것입니다.
저는 그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마을을 떠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만 살겠다고 마을을 떠나는 일이 죄스러워 이렇게나마 편지 한 장 남기오니 주민 여러분들께서도 현명하게 판단하고 처신하시길 소망합니다.
나 이만 감미다. 안녕히 계세여. 펠리가.
달리고,달리고,달리고,달리고,달려서 감미다. 따라따따~따라따따~~뱌뱌~~~



펠리의 서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펠리를 미친 뇬 취급을 하면서 외려 더 열광적으로 미르바를 추켜세웠고 사기충천했던 미르바가 결국 하늘님 똥꼬를 찌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하날님이 천둥과 번개로써 미네르바에게 징벌을 내렸던 그해 여름 어느 날, 미르바의 똥꼬지르기 후유증으로 치질이 크게 도진 하날님이 불뚝 씅질이 뻗쳐 미르바를 촌장 후계자로 옹립했던 구라마을에도 시커먼 비를 뿌려 홍수를 일으켰고 마을은 그만 물속 깊이 잠기고 말았습니다. 펠리의 경고대로 마을에 큰 재앙이 내렸던 것입니다. 피자를 먹으면서 동물의 숲을 하던 아이가 탁자 위 콜라를 닌텐도에 엎질러버린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d)

===東山高臥===

촌놈들 서울에서 살아남기

소싯적에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갔습니다.

어디라고 말은 몬하지만 명색이 도시 출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나는 서울 사람들마다 부모님이 무슨 농사를 짓느냐고 묻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지방 사람들 보면 그게 그렇게도 궁금합니까?
무슨 농사를 짓다 왔는지가...ㅠㅠ
생긴 것만 보면 모릅니까? 도시産인지 시골産인지.
전 그때만 해도 지들보다 허얼씬 더 하얗고 뽀얀 도시풍의 피부를 지녔더랬습니다.
지금이야 땡볕에 낚시질하느라 칙칙하지만서도.

참 억울하고 서글펐습니다.
전 정말 ‘ㄱ 놓고 낫도 모르는’ 순수 말짱 순도 100%의 도시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절 농부의 자식으로만 취급하더군요.
낫으로 풀을 베어 보았냐는 둥, 소몰이를 해보았냐는 둥
정말이지 그때까진 태어나서 구경도 못해본 것들이었습니다.

저보다 2~3년 쯤 먼저 서울물 먹은 한 행님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이거 뭐 대책 좀 없겠냐고.
행님은 눈을 지그시 깔고 그 맘 다 안다는 듯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방법은 딱 한가지 밖에 없다면서 한 마디 툭 던집니다.

‘니가 서울 사람 되라!’

그러면서 행님은 제게 손때 덕지덕지한
노트 한권을 건네주었습니다.
사제 간에 대대로 물려지는 무공비급처럼 보였습니다.
그 순간의 행님의 위용은 동방불패 이상으로 보였습니다.

“무조건 애아라!”(‘애아라’는 ‘외워라’의 상도 버전입니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한 마디를 더 얹었습니다.

“서울말은 인토네이숀이 생명이다.
그거는 서울말 원어민한테 따로 배아라!”

제 손에 건네진 노트의 겉장에는,
'Seoulish Alive'라고 떠억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말로 읽으면 ‘서울리쉬 얼라이브’ 해석하면 ‘생생 서울말’ 정도 되겠죠.
슬휘 챕터로 이루어졌더군요.

제1장 : 술집에서
제2장 : 가게에서
제3장 : 당구장에서

위의 세 장소는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촌것들이
서울 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장소들입니다.
노트에는 저 세 곳에서 촌티를 내지 않기 위해
반드시 익혀두어야 할 ‘생생 서울말’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술집에서===>아주머니, 소주 1병만 더 주세요~
가게에서===>아주머니, 이거 얼마예요?
당구장에서==>아주머니, 났어요~~

이것을 상도 버전으로 하면,

술집에서===>아지매, 소주 한 병만 더 주이소~
가게에서===>이거 얼만교?
당구장에서===>아지매, 났습니대이! 로 번역될 수 있는 말들입니다.

근데 저 딱 세 줄 서울말이 왜 그리도 에러븐지요.
패떳의 시연아, 해진아! 니들 서울말 어느 학원에서 배았노? 감쪽 같더라.
우리 알라 이 담에 설로 진출할 때 등록하구로 좀 갈차 도고!

정권이 수차례 바뀌는 세월이 지났어도
전 결국 저 세 줄짜리 노트 한 권을 떼질 못했습니다.
과연 아무나 넘볼 수 없는 무공비급이었습니다.
‘생생 서울말’을 잘못 터득하여 주화입마에 들면
고향에서는 싸대기 맞고 설에서도 이상한 늠 취급 받기 딱 좋습니다.
주화입마의 정도가 심하면 자칫 간첩 신고 들어갑니다.

보통,
서울에선 지방것들은 촌놈으로 통하지만
지방에선 서울것들은 얌체(깍쟁이)로 통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얌체 같은 서울 사람들보다는
상냥한 서울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편입니다.
하숙집 아줌마들도 좋았고
동네 술집, 슈퍼, 빵집 등등 외상들 참 잘 해주셨습니다.
어떤 하숙집 아줌마는 제가 떠날 때 막 구슬피 울었습니다...ㅠㅠ
오랜 세월 지나고 보니 참 그리운 아줌마들입니다.

저 애우기도 에러분 서울말 세 줄을 전 기어코 애았지만
막상 중원에서 단 한 번도 시전하질 못했습니다.
쪽 팔린다 아이가!
그러던 어느 날 떡볶기 무러 갔다가 사투리를 쓰는 제게
풍채 좋던 서울 아줌마가 깔깔 대시더니
뻘건 덴뿌라와 떢볶기를 몇 개를 더 얹어 주시는 겁니다.
그 순간, 장님이 눈을 뜨듯 앞이 탁 트이는 깨달음이 오더군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전 서울에서 낯간지런 서울말보다는 사투리로 생존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란 걸 경험적으로 알아냈씁니다.

어설픈 생생 서울말로 위장하는 것보다
욱끼는 사투리가 깍쟁이 서울에서 살아남는
가장 효율적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말입니다.
실제보다 약간 더 과장해서 찐하게 사투리 들어가면,
서울 언냐들 배꼽 잡습니다.
술집에선 사투리의 구사 능력에 따라 소주 일병 정도는 스비슈로 걍 나옵니다.
가게에선 물건 값 최대 오백 원 정도는 걍 깎아 줍니다.
당구장에선 외상 당구도 가능했습니다.

그렇듯,
사투리는 주머니가 허전한 지방 촌놈들의 생존수단으로
활용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배운 서울말들을 요즘 무척 요긴하게 씁니다.
호통글을 쓸 때 그렇습니다.
호통글을 쓸 때는 느낌표 보다는 물음표를 많이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문맥이 연하게 흐르면서 깔끔한 뒷맛을 남깁니다.
물음표로 호통치기, 요게 호통글을 맛깔나게 하는 비법입니다.

(예문)

‘너, 바보니?’
‘와이쏘 씨리어스하니?’
‘앗녕 미생물들아 왜 그리 눈치만 보니?’

전 예전에 생생 서울말 배울 때 물음표를 써야할 경우엔
대개 서울지역 남성들은 ~냐?로 끝내고
여성들은 ~니?로 끝낸다는 규칙을 탐지했습니다.
간혹 여성스런 남성들이 ~니?를 사용하는 것도 염탐하였습니다.
한 때는 이러한 사실들이 국가기밀로 분류되어
국외로 유출할 경우 간첩으로 처벌 될 때도 ‘있었을’ 겁니다.

어쨌든 간에,
말로 하라면 때리직이삔대도 낯 간지러붜서 쓸 수 없을 것 같던 생생 서울말을
글쓰기에선 요즘 들어 이렇게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저 스스로도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그게 다 왕년에 ‘Seoulish Alive’를 수련했던 덕이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오늘 구라(구라율20%미만)를 마무리하면서
지리멸렬스러운 오늘 글의 뽀인트를 요약해보겠습니다.

첫째, 서울 간 촌것들이 먹고살기에는 어설프게 배운 설말보다 고향산천어가 낫다!
둘째, 아구라에서 호통글을 쓸 때는 투박시런 고향산천어보단 설말이 낫다!

이상, 잠깐 쉬어가자는 의미와 더불어
상쾌, 유쾌, 통쾌한 하루를 전도하면서
명랑사회건설을 지향하는 예끼의 한가로운 구라질을 끝냅니다.
오후엔 ‘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4’로 찾아 뵙겠습니다.

나 이만 감미다 안녕히 계세여, 뱌뱌~~

===東山高臥===

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3

3
최후


(전편에서 계속)

“촌장 후계자 선발 최고 구라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최우수상을 수상할 최고의 구라꾼은 참가번호 6번, 미이~르으~바아!!”

모야, 모야! 이게 모얏! 저마다 탈락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여름날 봉숭아 씨방 터지드끼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왔습니다. 급기야 주최 측의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선 출전자들의 꼬장과 난장으로 구라 경연대회가 열렸던 광장(廣場)은 광장(狂場)이 되고 말았습니다. 닌텐도사가 재밌으라고 기껏 의인화시켜 주었더니 역시 짐승들이 사람역할 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막장에 이르니 다들 짐승티를 내고 맙니다.

구라 경연대회 탈락자들의 소동으로 시끌벅적한 광장의 뒷켠 어딘가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온 몸의 성감대를 어지럽히던 구라꾼들의 현란한 혓질에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무표정하게 그들의 구라를 지켜보기만 하던 마을 사무소 여직원 펠리가 그들의 난장을 보면서 알 수 없는 탄식을 내뱉습니다. “얘도 구라, 쟤도 구라, 걔도 구라, 해도 구라, 달도 구라, 별도 구라, 온 우주 삼라만상이 구라, 구라로다! 단 하나 구라 아닌 잠들어버린 이성이여!”

탈락자들의 불평불만으로 소동은 있었지만 어쨌거나 미르바는 구라경연대회에서 짱을 먹었고 팔십만 벨(*동숲 마을의 화폐 단위)짜리 왕관을 머리에 덮어쓰고 한껏 뽐을 내었습니다. 그 희귀한 일본 연어 5마리를 혼자 다 쳐먹고 연어 기름이 올라 빵빵번질번지르르해진 뱃살을 출렁이며 마을 해변에 모로 자빠져 우승자의 향연을 맘껏 만끽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정말 산신령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구라 경연 대회 이후 그의 혼이 담긴 구라는 경쟁자들을 한층 더 압도하였고 마을에선 이젠 감히 그 누구도 그의 구라에 대항할 엄두를 내질 못했습니다. 미르바의 구라는 구라 마을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찬사와 칭송을 받으며 하늘 끝 간 데 없이 더욱 높디높아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뿔싸, 브레이크 없던 그의 구라가 그만 하늘님의 똥꼬를 찔러버렸습니다. 가뜩이나 치질 땜에 고생 중이던 하날님은 씅질이 말둊처럼 뻗쳐 그에게 천둥번개를 반짝반짝 내렸습니다. 반짝반짝 예쁜 벼락에 맞아서 왕관은 작살이 났고 S라인 섹시한 번개불은 산신령처럼 우아했던 그의 수염과 도포를 휘감으며 홀라당 다 태워버렸습니다. 음마얏, 저게 모얏! 추송훈스런 몸짱을 연상케 하던 그 칼칼한 카리스마는 온 데 간 데 없고 벌거벗은 구라왕 미르바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몰골을 드러내었습니다. 꼬츄는 여물다 만 풋꼬츄였고 뱃살은 일본 연어 기름으로 출렁거렸으며 게슴츠레한 눈은 뽕이라도 맞은 듯 몽롱해 보였습니다.

졸지에 천둥벼락을 맞고 화들짝 놀란 미르바는 자신은 오직 땅도 하늘도 아닌 허공에서 중도실용구라만을 외쳤을 뿐이라며 그 증거로써 자신의 이마위로 한 치 좌우 쏠림도 없이 가지런히 뻗은 5:5가리마를 가리켰지만 하날님은 물론 구라마을 사람들까지도 모두 그의 읍소를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어디 한 구석이라도 예쁘게 봐줄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염과 도포를 벗기고 보니 산신령 같던 부엉이의 자태가 아니라 끓는 물에 막 투입되기 직전의 발가벗은 달구새끼랑 영락없어 보였습니다.

우이 싯퐁, 꼬츄가 달려 있기나 한 겨...! 구라 마을 사람들은 그 해 여름이 가기 전에 자신들에게도 다가올 재앙은 까마득히 모른 채 이런 한가한 농들을 뱉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마을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신 구세주 같던 미르바가 사라져버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미르닭 말고 미르붱을 내 놓으라며 툭하면 하날님에게 음모론을 제기하고 대들면서 뒤송송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의 뒷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아종뽀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의인화된 짐승들이 벌이는 이 놀랍고 신기한 희극은 굳이 글로 옮기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서 재미 만땅 웃음 철철이기 때문입니다.

(to be continued)



===東山高臥===

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2

2
아, 구라 경연대회


(전편에서 계속)

닌텐도 게임을 하다보면 ‘통신’이란 게 있습니다. 2대 이상의 단말기가 송수신 가능한 근접 거리에 있으면 단독 단말기로는 맛볼 수 없는 +알파의 컨텐츠가 제공됩니다. 닌텐도사의 대단한 상술입니다(딱 1대뿐인 닌텐도에 꿀이라도 발린 양 서로 차지하려고 아이와 싸울 때마다 아이는 1대를 더 사서 통신도 하면 좋잖겠냐는 달달한 제안을 내놓았지만 전 결코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가끔 친구들과의 통신으로 외부마을과도 소통하곤 했습니다).

동물의 숲 여타 마을들처럼 구라 마을은 바다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닫힌 마을이며 마을에는 외부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관문이 있고 그곳은 문지기가 지키고 있습니다. 관문 밖 ‘외부 세계’(다른 마을)로 나가는 일은 오직 통신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구라 마을 사무소에는 ‘펠리’(펠리컨)라는 젊고 상냥하며 생각이 깊은 여직원이 있습니다. 이 마을에선 미르바가 이사 오기 전엔 유일하게 ‘펠리’만 통신을 통해 외부세계를 보았으나 미르바처럼 떠벌이지는 않았습니다. 생각이 깊은 펠리로선 조용한 마을에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편 말미에 언급된 ‘미르바’(부엉이)도 바로 이 통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통신에 의해 탄생된 ‘미르바’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이곳 구라 마을로 넘어오기 전의 세상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라 마을 사람(의인화된 동물-이하 사람, 동물을 같은 의미로 뒤섞어가며 사용하겠습니다)들은 부엉이가 들려주는 신밧드의 모험만큼이나 신비롭고 놀랍고 때론 충격적인 마을 밖 다른 세상(마을)의 신기한 이야기들에 넋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지난 해 봄에 마을에 살던 반데스(소)가 광우병에 걸려 시끌벅적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조용하던 마을이 이처럼 왁자지껄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너굴(너구리)마트에서도 고옥이(고슴도치)네 옷가게에서도 마스터(비둘기)네 커피숍에서도 펠리와 펠리미(펠리칸)가 근무하는 마을 사무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 미르바가 전해주는 흥미진진한 바깥세상 얘깃거리로 떠들썩하였습니다.

모두가 미르바의 이야기에 넋을 잃을 즈음 단 한 사람, 마을 사무소 직원 펠리만은 늘 고개를 갸우뚱거리거나 눈을 감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띄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촌장인 고북(거북이)은 ‘촌장 후계자 선발 최고 구라 경연대회’를 공고하였습니다. 최우수상품으로 일본 연어(잡기 힘든 물고기 아이템) 5마리와 왕관(동숲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 1개가 내걸렸습니다. 대회 당일, 출전자는 모두 여섯이었고 아래는 출전자들의 면면입니다.

제1번 출전자.
드리미-개구리로 남성이며 생일은 7월8일, 수면 시간대는 01:30~08:00, 성격은 느긋뻔뻔하고 취미도 구라 특기도 구라일 정도로 미르바가 오기 전까지는 구라 마을 최고의 구라꾼.

제2번 출전자.
퍼머거-개미핥기로 남성이며 생일은 1월2일, 수면 시간대는 02:00~06:30, 성격은 변덕스럽고 다혈질이며 취미는 마을 할애비들 수염당기기, 마을에서는 드리미의 숨겨 논 자식이란 소문이 돌 정도로 드리미를 지 애비보다 더 받드는 구라 마을 신세대 구라꾼의 선두주자.

제3번 출전자.
달만이-펭귄으로 남성이며 생일은 4월6일, 수면 시간대는 04:30~10:00, 성격은 비릿음흉하고 취미는 끝말잇기로 끝말이 ‘펼’, ‘륀’, ‘푱’ 등으로 끝나지 않고서는 결단코 한 번 시작한 구라를 끝내지 않는 조낸 지루한 구라꾼.

제4번 출전자.
비양카-늑대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하였으며 생일은 9월17일, 수면 시간대는 03:30~09:00, 성격은 조낸 거만하고 둊도 안 달린 것이 사이버 연애를 좋아하고 멋 부리기에 관심이 많은 반공주, 반왕자병 타입. 구라 마을 최고의 느끼구라의 1인자.

제5번 출전자.
먹고파-돼지로 남성이며 생일은 12월30일, 수면 시간대는 01:30~08:00, 성격은 느긋하고 온순하나 직장이 있는 기혼 여성을 스토커하는 뵨태 성향, 구라 마을에서는 특히 달만이를 자신의 멘토로 여기며 달만이에게서 배운 시리즈 구라가 주특기.

제6번 출전자.
미르바-부엉이로 앞서 소개했듯 통신을 통해 구라마을로 새로 전입해온 캐릭터. 수면 시간대는 따로 없을 정도로 잠이 없고 성격은 만만디이며 구라를 깔 때는 턱을 괴고 암기해둔 기억을 짜내는 듯 눈알을 굴리는 경향이 있으며 취미는 할배 놀이, 주특기는 검색과 각색.

드디어 마을 사무소 앞 광장에서 구라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회는 열렸고, 여섯 출전자들의 혼이 담긴 구라가 시전 되었습니다. 각 출전자의 구라 원고는 출전 번호순으로 아래 링크로서 대신합니다(심장질환이 있는 노약자들이나 임산부, 특히 논술 시험을 앞둔 대입 예비 수험생들이나 새 나라의 무궁화가 될 어린 초딩들은 절대 보시면 안됩니다. 정말 배울 것 없는 뻥구라일 뿐입니다). ()안 경고에도 불구하고 꼭 보셔야겠다는 분들은 아래 막심의 피아노 연주를 잠시 정지시켜 주실 것을 권합니다.

*제1번 드리미의 구라-파리의 굴렁쇠, 굴러!
http://blog.daum.net/ij1004choi/13314688

*제2번 퍼머거의 구라-끊어져랏, 얍!
http://kr.blog.yahoo.com/ezub17/MYBLOG/yblog.html?pc=3

*제3번 달만이의 구라-목숨을 건 숨바꼭질
http://www.youtube.com/watch?v=CLt2E0mOtiE

*제4번 비양카의 구라-스네이프,스네이프,덤블도어으~!
http://www.youtube.com/watch?v=Tx1XIm6q4r4

*제5번 먹고파의 구라-애니메이터vs구라러스
http://www.youtube.com/watch?v=0_fPV13lKm4

*제6번-미르바의 구라-어른 맞아? 꼬마 맞아?
http://kr.blog.yahoo.com/yhkang0525/200.html?p=1&pm=l&t=1&tc=129&tt=1247789604

(to be continued)

*구라든 연주든 역쉬 이렇게 '혼'이 담겨야 제맛이 우러납니다..^^



===東山高臥===

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번외편)-그들이 생존하는 방식

번외편
그들이 생존하는 방식


이 글은 얼마 전 룰루비데 님이 쓰신 'Kramer 유형의 글 감별법'이라는 글의 연장선에서 아구라 밥님들의 깨몽에 박차를 가하는 목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아래 소개된 기준만 염두에 두어도 글을 통해 사기꾼을 감별할 수 있고 인터넷 사기 피해를 사전에 방어하여 가문의 후손들에게 '인터넷 사기 피해자의 후손들'이란 불명예스런 딱지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지식의 인용 빈도를 살펴보라

글을 보면 글쓴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글에는 글쓴이의 지문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글로써 사기꾼을 감별하는 방법은 글에 포함된 기존 지식의 인용 빈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포털 게시판이 학술 논문 발표장도 아닐진대 기존 지식의 인용이 쓸데없이 과다하다고 느껴지는 글은 한 번은 읽을지언정 두 번은 읽기가 싫어집니다. 대개 그런 류의 글들의 주인이 사기꾼일 확률은 50% 이상입니다. 최소한 그가 사기꾼의 범주에 있진 않더라도 구라꾼(떠벌이)일 확률은 70% 이상이고, 신뢰 못할 사람일 확률은 90% 이상입니다. 이것은 경험적 추론일 뿐이니 수치에 연연치 말고 그 정도로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학업의 정도가 낮거나 사회적 경험이 미숙한 사람들일수록 이런 사기꾼이나 구라꾼들의 혓질에 걸려들고 농락당하기가 쉽습니다. 학업의 정도가 낮은 아자씨들, 사회적 경험이 미숙한 아줌씨들이 감성까지 풍부하다면 이런 분들이야말로 그들에겐 참으로 맛난 알밥입니다. 지금 아정뽀에서 벌어지는 마냥 웃기도 안타까운 코믹 극에서 밥 역할을 맡은 분들은 장담컨대 거의 그렇고 그런 아줌마, 아자씨들일 겁니다. 자신의 맘과 의지가 ‘선하고 양심적이고 정의롭다’고 해서 자신이 관여한 세상 모든 일이 반드시 사필귀정으로 흘러가진 않습니다. 인류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악과 불의’와 ‘양심과 정의’가 동전의 양면처럼 대등하게 각축하는 이 세상에는 아줌마, 아자씨들의 선한 의지를 악용하려는 나쁜 늠들이 도처에 깔렸음을 항상 경계하셔야 합니다. 오늘 이 글은 그 경계의 한 방법으로서 ‘글로써 사기꾼을 감별하는 법’을 언급한 것이니 한번쯤 화두로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생존하는 수단과 방식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것’은 꾼들이 아줌마, 아자씨들을 후려 먹는 아주 상투적인 글쓰기 수법입니다. 관계 대상들과 일면식도 없는 넷 세상에서 신뢰와 권위를 획득하는 가장 손쉬운 수법이 기존 지식의 권위를 빌린 현학적 글쓰기입니다. 잡다한 지식의 나열로 자신이 마치 선지식이라도 되는 양 허세를 부리노라면 실제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아고라에서 충분히 목도해온 사례입니다. 서로를 글로서만 검증할 수밖에 없는 넷 세상에서는 말빨, 글빨 좋은 늠이 짱을 먹기 마련입니다. 짱을 옹립하는 건 좋습니다만 이곳에선 희한하게도 만날 썩어빠진 쭉정이만 골라냅니다. 그건 밥님들이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가려보는 기준을 정반대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할수록 유식하고 좋은 글이 되고 그러지 못하면 무식하고 별 볼일 없는 글로 치부해버리는 ‘지식노예근성’이 밥님들의 머릿속에 완연히 배어 있습니다. 사기꾼이란 남의 약점을 귀신같이 읽고 파고드는 재주가 특별나고 허풍과 과장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게 그들이 생존하는 수단이고 방식입니다. 사람을 후리는 못된 경험들이 고농도로 체질화 되어있는 음흉한 자들이기에 그들은 밥님들이 지닌 최대의 약점이 지식노예근성이란 걸 경험적으로 잘 알고 활용합니다.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심리

기선 제압과 협박

이런 사기꾼들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심보는 무엇일까요. 밥님들은 게시판에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서 보통사람들로서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현란한 전문용어들과 인용문, 기존지식의 창시자들을 주루룩 나열해 놓으면 ‘음마, 기 죽어’ 하며 자신의 무지를 탄식하고 저자세를 취하면서 남들은 어쩌나 싶어 이리 저리 눈알만 굴립니다. 그러다 남들이 할렐루야!라고 외치면 덩달아 믿슙니다!라고 외치며 부화뇌동합니다. 아마 십중오륙은 그럴 겁니다. 바로 그겁니다.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것이 꾼들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글쓰기 방식을 채택하는 주된 목적입니다. 내가 이 만큼 박학다식하니까 함부로 까불지 말라!고 엄포 놓는 개수작인 거죠. 주장이란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것이지 남의 생각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다수의 독자들이 알아먹지도 못하는 현학적인 주장이 필요하면 세미나를 개최할 일이지 이곳에서 날밤 깔 일 없습니다. 쉬운 걸 어렵게 말하는 사람보다는 어려운 걸 쉽게 말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식자입니다. 제발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현학적 글에 대가리 팍팍 숙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차라리 ‘좀 쉽게 써주시면 안될까요?’라고 정중하게 요구하십시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했던 사람들이 님의 솔직한 용기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도둑 심보

룰루비데 님 말마따나 이런 꾼들은 세 뼘이 넘는 장문을 싸지르더라도 그 속엔 정작 자신의 사색의 결과물들은 없이 기존 지식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놓고는 그게 자신의 주장임을 알립니다. 그런 수작은 기존 지식 창시자들의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하려는 얄팍한 심뽀임과 동시에 기존 지식의 창시자들과 자신을 동일시시키고 명인의 치열한 사색의 결과물들을 날로 먹으려는 도둑늠 심뽀에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심뽀를 지닌 것만으로도 이들이 사기꾼일 가능성은 꽤 높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는 거죠. 자신의 사색의 결과물로서의 자신의 주장은 없고 기존의 지식을 제 주장인 양 따다 붙이기만 하고선 ‘이 사람 말이 곧 내 말이고 이 사람과 나는 동급이다’라고 하면 밥님들이야 '어이구 성님!'하겠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흐이구, 그러세요!’라며 코웃음 칩니다. 사색이 깊고 기존의 지식을 자신의 지식으로 완벽하게 체득해낸 사람은 굳이 ‘누구누구 가라사대’를 외치지 않고 ‘내가 가라사대’라며 설을 풉니다. 그런 글을 대하면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최소한 글쓴이에게서 나쁜 기운을 느끼지는 않게 됩니다.

지적 허영심

용어 선택이나 기존 지식을 인용하는 정도를 보면 글쓴이의 연령대나 성향을 얼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개 20대 후반 나이대의 대학원생 정도의 학력의 소유자들이 현학적 용어나 기존 지식의 인용을 가장 왕성하게 사용하는 층입니다. 지적 호기심이 한창 높고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복기해보고 싶은 욕구들이 마구마구 용솟음칠 때이거든요. 그런 걸 꼭 나쁜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공부하고 잘만 숙성되면 다 제자리를 반듯하게 찾아갈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정작 이들은 이런 곳에선 글쓰기를 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즈네들끼리 모여 토론하고 학업하는 공간에서 글쓰기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이런 포털 게시판에서 짱을 먹기 위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며 글쓰기를 하는 치들은 대개 불순한 목적을 지닌 구라꾼들이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적 허영심과 과시욕이란 바로 이런 치들의 그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히드라를 닮은 '비리마담 K'

시간 나시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비리마담K(비즈링크, 리드미, 매이크파일, 담담당당, 크래이머)의 글들 중 아무 글이든 하나 골라서 다시 읽어 보세요. 기존 지식의 인용이 과연 얼마나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놀랍게도 이들의 글쓰기는 내용은 제각각일지라도 글쓰기의 형식면에선 마치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누구 가라사대’의 글쓰기 수법을 동원하고 있음을 쉽게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읽고 나면 글쓴이의 주장은 도대체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누구 가라사대’라는 남의 주장만 장황하게 나열되어 도떼기시장을 구경한 듯 어지러움만 느낄 뿐입니다. 하여간 이들을 보면 히드라가 생각납니다.

메이크파일이나 크래이머 같이 그나마 젊은 치들은 지적 허영심이 한창 들끓을 연령대이고 싸가지가 부족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담당이나 리드미, 비즈링 같이 낫살이나 쳐먹은 것들이 저러는 꼴은 정말이지 꼴불견입니다. 그 정도 나이면 남의 글과 명성을 인용한다는 게 사실 쪽팔린 나이거든요. 젊은 날에 주웠던 콩(지식들)을 장독(삶의 경험)속에서 잘 버무리고 숙성시켜 된장(사색의 결과물)을 만들어 자신만의 상표(자신의 어록)를 만들어낼 낫살에 여적지 누구 가라사대나 외치고 있으니 젊은이들한테 ‘으휴, 재섭는 뒷방 늙다리 새퀴들’이란 욕이나 얻어 쳐먹는 겁니다. 게시판이 무씬 늙다리들 사교댄스 지랄 마당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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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험하던 시절, 논투 때마다 ‘자본론 몇 페이지 몇 째 줄에 보면 누가 블라블라블라..했다’라는 식의 논법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결국 이 친구, ‘사’짜가 되더군요. ㅎㅎ~, ‘사’기꾼 말고 변호‘사’ 되어서 잘 먹고 잘 삽니다. 이곳에서 가끔 그런 류의 사람들을 볼 때면 데자뷰인가 싶습니다. 모쪼록, 이 글이 ‘격’을 갖추고 ‘혼이 담긴 구라’를 배설하는 이진 세상의 사기꾼이나 구라꾼 아자씨들을 가려보는 ‘서늘한’ 눈매를 틔우는데 필요한 한 방울의 식염수 역할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두서없고 장황한 글을 맺습니다.


*배경곡은 아이노쿠사비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방의 사기꾼 색휘들이란, 한 번 틀어박히면 부숴버리기 전까지는 빼낼 수도 없는 쐐기와도 같이 질기디 질긴 늠들이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 곡을 배경곡으로 선정해 봤습니다.



===東山高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