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번외편)-그들이 생존하는 방식

번외편
그들이 생존하는 방식


이 글은 얼마 전 룰루비데 님이 쓰신 'Kramer 유형의 글 감별법'이라는 글의 연장선에서 아구라 밥님들의 깨몽에 박차를 가하는 목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아래 소개된 기준만 염두에 두어도 글을 통해 사기꾼을 감별할 수 있고 인터넷 사기 피해를 사전에 방어하여 가문의 후손들에게 '인터넷 사기 피해자의 후손들'이란 불명예스런 딱지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지식의 인용 빈도를 살펴보라

글을 보면 글쓴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글에는 글쓴이의 지문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글로써 사기꾼을 감별하는 방법은 글에 포함된 기존 지식의 인용 빈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포털 게시판이 학술 논문 발표장도 아닐진대 기존 지식의 인용이 쓸데없이 과다하다고 느껴지는 글은 한 번은 읽을지언정 두 번은 읽기가 싫어집니다. 대개 그런 류의 글들의 주인이 사기꾼일 확률은 50% 이상입니다. 최소한 그가 사기꾼의 범주에 있진 않더라도 구라꾼(떠벌이)일 확률은 70% 이상이고, 신뢰 못할 사람일 확률은 90% 이상입니다. 이것은 경험적 추론일 뿐이니 수치에 연연치 말고 그 정도로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학업의 정도가 낮거나 사회적 경험이 미숙한 사람들일수록 이런 사기꾼이나 구라꾼들의 혓질에 걸려들고 농락당하기가 쉽습니다. 학업의 정도가 낮은 아자씨들, 사회적 경험이 미숙한 아줌씨들이 감성까지 풍부하다면 이런 분들이야말로 그들에겐 참으로 맛난 알밥입니다. 지금 아정뽀에서 벌어지는 마냥 웃기도 안타까운 코믹 극에서 밥 역할을 맡은 분들은 장담컨대 거의 그렇고 그런 아줌마, 아자씨들일 겁니다. 자신의 맘과 의지가 ‘선하고 양심적이고 정의롭다’고 해서 자신이 관여한 세상 모든 일이 반드시 사필귀정으로 흘러가진 않습니다. 인류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악과 불의’와 ‘양심과 정의’가 동전의 양면처럼 대등하게 각축하는 이 세상에는 아줌마, 아자씨들의 선한 의지를 악용하려는 나쁜 늠들이 도처에 깔렸음을 항상 경계하셔야 합니다. 오늘 이 글은 그 경계의 한 방법으로서 ‘글로써 사기꾼을 감별하는 법’을 언급한 것이니 한번쯤 화두로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생존하는 수단과 방식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것’은 꾼들이 아줌마, 아자씨들을 후려 먹는 아주 상투적인 글쓰기 수법입니다. 관계 대상들과 일면식도 없는 넷 세상에서 신뢰와 권위를 획득하는 가장 손쉬운 수법이 기존 지식의 권위를 빌린 현학적 글쓰기입니다. 잡다한 지식의 나열로 자신이 마치 선지식이라도 되는 양 허세를 부리노라면 실제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아고라에서 충분히 목도해온 사례입니다. 서로를 글로서만 검증할 수밖에 없는 넷 세상에서는 말빨, 글빨 좋은 늠이 짱을 먹기 마련입니다. 짱을 옹립하는 건 좋습니다만 이곳에선 희한하게도 만날 썩어빠진 쭉정이만 골라냅니다. 그건 밥님들이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가려보는 기준을 정반대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할수록 유식하고 좋은 글이 되고 그러지 못하면 무식하고 별 볼일 없는 글로 치부해버리는 ‘지식노예근성’이 밥님들의 머릿속에 완연히 배어 있습니다. 사기꾼이란 남의 약점을 귀신같이 읽고 파고드는 재주가 특별나고 허풍과 과장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게 그들이 생존하는 수단이고 방식입니다. 사람을 후리는 못된 경험들이 고농도로 체질화 되어있는 음흉한 자들이기에 그들은 밥님들이 지닌 최대의 약점이 지식노예근성이란 걸 경험적으로 잘 알고 활용합니다.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심리

기선 제압과 협박

이런 사기꾼들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심보는 무엇일까요. 밥님들은 게시판에 누군가가 짠하고 나타나서 보통사람들로서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현란한 전문용어들과 인용문, 기존지식의 창시자들을 주루룩 나열해 놓으면 ‘음마, 기 죽어’ 하며 자신의 무지를 탄식하고 저자세를 취하면서 남들은 어쩌나 싶어 이리 저리 눈알만 굴립니다. 그러다 남들이 할렐루야!라고 외치면 덩달아 믿슙니다!라고 외치며 부화뇌동합니다. 아마 십중오륙은 그럴 겁니다. 바로 그겁니다. 기선을 제압하고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것이 꾼들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는 글쓰기 방식을 채택하는 주된 목적입니다. 내가 이 만큼 박학다식하니까 함부로 까불지 말라!고 엄포 놓는 개수작인 거죠. 주장이란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것이지 남의 생각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시판을 이용하는 다수의 독자들이 알아먹지도 못하는 현학적인 주장이 필요하면 세미나를 개최할 일이지 이곳에서 날밤 깔 일 없습니다. 쉬운 걸 어렵게 말하는 사람보다는 어려운 걸 쉽게 말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식자입니다. 제발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현학적 글에 대가리 팍팍 숙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차라리 ‘좀 쉽게 써주시면 안될까요?’라고 정중하게 요구하십시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했던 사람들이 님의 솔직한 용기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도둑 심보

룰루비데 님 말마따나 이런 꾼들은 세 뼘이 넘는 장문을 싸지르더라도 그 속엔 정작 자신의 사색의 결과물들은 없이 기존 지식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놓고는 그게 자신의 주장임을 알립니다. 그런 수작은 기존 지식 창시자들의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하려는 얄팍한 심뽀임과 동시에 기존 지식의 창시자들과 자신을 동일시시키고 명인의 치열한 사색의 결과물들을 날로 먹으려는 도둑늠 심뽀에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심뽀를 지닌 것만으로도 이들이 사기꾼일 가능성은 꽤 높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는 거죠. 자신의 사색의 결과물로서의 자신의 주장은 없고 기존의 지식을 제 주장인 양 따다 붙이기만 하고선 ‘이 사람 말이 곧 내 말이고 이 사람과 나는 동급이다’라고 하면 밥님들이야 '어이구 성님!'하겠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흐이구, 그러세요!’라며 코웃음 칩니다. 사색이 깊고 기존의 지식을 자신의 지식으로 완벽하게 체득해낸 사람은 굳이 ‘누구누구 가라사대’를 외치지 않고 ‘내가 가라사대’라며 설을 풉니다. 그런 글을 대하면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최소한 글쓴이에게서 나쁜 기운을 느끼지는 않게 됩니다.

지적 허영심

용어 선택이나 기존 지식을 인용하는 정도를 보면 글쓴이의 연령대나 성향을 얼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개 20대 후반 나이대의 대학원생 정도의 학력의 소유자들이 현학적 용어나 기존 지식의 인용을 가장 왕성하게 사용하는 층입니다. 지적 호기심이 한창 높고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복기해보고 싶은 욕구들이 마구마구 용솟음칠 때이거든요. 그런 걸 꼭 나쁜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공부하고 잘만 숙성되면 다 제자리를 반듯하게 찾아갈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정작 이들은 이런 곳에선 글쓰기를 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즈네들끼리 모여 토론하고 학업하는 공간에서 글쓰기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이런 포털 게시판에서 짱을 먹기 위해 기존 지식을 과다하게 인용하며 글쓰기를 하는 치들은 대개 불순한 목적을 지닌 구라꾼들이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적 허영심과 과시욕이란 바로 이런 치들의 그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히드라를 닮은 '비리마담 K'

시간 나시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비리마담K(비즈링크, 리드미, 매이크파일, 담담당당, 크래이머)의 글들 중 아무 글이든 하나 골라서 다시 읽어 보세요. 기존 지식의 인용이 과연 얼마나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놀랍게도 이들의 글쓰기는 내용은 제각각일지라도 글쓰기의 형식면에선 마치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누구 가라사대’의 글쓰기 수법을 동원하고 있음을 쉽게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읽고 나면 글쓴이의 주장은 도대체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누구 가라사대’라는 남의 주장만 장황하게 나열되어 도떼기시장을 구경한 듯 어지러움만 느낄 뿐입니다. 하여간 이들을 보면 히드라가 생각납니다.

메이크파일이나 크래이머 같이 그나마 젊은 치들은 지적 허영심이 한창 들끓을 연령대이고 싸가지가 부족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담당이나 리드미, 비즈링 같이 낫살이나 쳐먹은 것들이 저러는 꼴은 정말이지 꼴불견입니다. 그 정도 나이면 남의 글과 명성을 인용한다는 게 사실 쪽팔린 나이거든요. 젊은 날에 주웠던 콩(지식들)을 장독(삶의 경험)속에서 잘 버무리고 숙성시켜 된장(사색의 결과물)을 만들어 자신만의 상표(자신의 어록)를 만들어낼 낫살에 여적지 누구 가라사대나 외치고 있으니 젊은이들한테 ‘으휴, 재섭는 뒷방 늙다리 새퀴들’이란 욕이나 얻어 쳐먹는 겁니다. 게시판이 무씬 늙다리들 사교댄스 지랄 마당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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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험하던 시절, 논투 때마다 ‘자본론 몇 페이지 몇 째 줄에 보면 누가 블라블라블라..했다’라는 식의 논법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결국 이 친구, ‘사’짜가 되더군요. ㅎㅎ~, ‘사’기꾼 말고 변호‘사’ 되어서 잘 먹고 잘 삽니다. 이곳에서 가끔 그런 류의 사람들을 볼 때면 데자뷰인가 싶습니다. 모쪼록, 이 글이 ‘격’을 갖추고 ‘혼이 담긴 구라’를 배설하는 이진 세상의 사기꾼이나 구라꾼 아자씨들을 가려보는 ‘서늘한’ 눈매를 틔우는데 필요한 한 방울의 식염수 역할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두서없고 장황한 글을 맺습니다.


*배경곡은 아이노쿠사비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방의 사기꾼 색휘들이란, 한 번 틀어박히면 부숴버리기 전까지는 빼낼 수도 없는 쐐기와도 같이 질기디 질긴 늠들이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 곡을 배경곡으로 선정해 봤습니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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