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단상 ... 죽 쒀서 개를 줬으면 이렇듯 안타까울까

피로써 얻은 대통령 직선제
그리고 민주주의
흘린 피의 댓가치곤 허무했다 맹랑했다
옆길로 새든 앞으로 기어가든 거꾸로 내달리든
그것도 역사라면 역사

승과 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타산지석 전화위복의 기회로 되살려보자고?
머쓱한 자들의 객기, 억지, 허세일 뿐
민주는 망가졌다 독재의 악령에게

51.6%
이해관계의 적극 동조자 원래 그런 35%야 우짤까마는
그들에게 휘둘리고 만
노예로 살아도 희희낙락할 16.6%의 우중(愚衆)
48%의 간절함을, 운명을 회치고 말았다
한 번을 속으면 속인 놈이 잘못이라지만
두 번을 속으면 속은 놈이 잘못이라지
어차피 이 세상은 잘 난 늠도 못난 늠도 있는 거야
속인 늠은 속인 대로 속은 늠은 속은 대로 사는 거지 머
종놈의 새끼 삼식이는 세 끼 끼니만으로도
기꺼이 제 목숨까지 바쳐가며
주인나리께 평생을 헌신했다지

16,6%의 우중이 48%의 운명을 결정해버린
것도 민주주의의 아이러니려니 해야지
속아도 마냥 좋아 죽을
삼식이와 삼순이로 살아도 행복할
그들은 가히 '위대한 등신들'
잘 났다 위대해서 좋겠다
뱃가죽과 등가죽이 들러붙을지라도

더 이상 노동자 아닌 노동자
더 이상 중산층 아닌 중산층
더 이상 서민 아닌 서민들이
간사한 선택으로 들어준 손이라면
60여년 세제 1g도 안 묻혔을 고운 손 높이 들어
저그 아버지 만세, 만세, 만만세를 구가한들
앵꼬바도 봐줘야지 우야겟노
국민의 선택이라는데

그래
2012 국민의 선택은
대한민국도 이젠 마이 살기 좋아졌단 소리제
배도 부르고 차도 굴리고
세상에서 젤 좋은 스마트폰까지 희롱하노니
충분히 포시랍고 살만하단 배짱이것제
동남아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동공에 근육도 생기고
내친 김에 선민(選民)의 여유와 아량이 마구마구 샘솟는다는거지
턱선따라 그려진 컷터칼자국이 짠해 보인단다
두개골이 갈라진 민주시민들은?
흉탄에 부모 잃은 고아의 아픔에 가슴이 아려
표로서나마 어루만져주고 싶댄다
그 부모에 저항하며 누군가는 피로 바꿨을
누군가에게는 혈서와도 같을 그 표를 그렇게

쥐새끼가 고양이 생각하는 꼴이라니 우라질!
그래 16.6% 니들이 부처고 예수다
전씨의 말마따나 당해봤어야 알지
눈곱만큼이라도 생각해봤어야 느끼지
제 문제가 아닌 동안 예수처럼 부처처럼 고상 떨며 사는 거야
목 마른 늠이나 우물 파라지
내 목 마를 땐 그 우물에 슬쩍 슬쩍 목 축이면서

더 이상
민주주의와 통일은
이 시대 국민들의 화두가 아니라는데
배부른 국민들의 잔칫상에서
민주 놔라 독재 치워라 헛소릴랑 작작 하고
이제 그만 꺼져 드려야지

미련으로 오래 머물렀다

더 이상
계급과 노동은
이 시대 노동자들의 화두가 아니라는데
등 따신 노동자들의 잔칫상에서
정규직 놔라  비정규직 치워라 오지랍일랑 접고서
이제 그만 꺼져 드려야지

앞으로 달리든 거꾸로 달리든
대한민국은 달린다 달려
역사도 달린다 달려
눈을 감으면 누구들에겐
아무런 상관도 없을
역사, 민중, 인권, 민주주의, 통일, 조국,..........


박근혜 반박하는 노무현 “대통령 돼서 하려는 일 지금부터 해야한다”



///////////////////////////////////////////////////////////////////////////////









대선에 임박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했던 발언을 노무현 전 대통령이 6년 전에 이미 반박했다는 일화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6년 전인 2006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는 순직 공무원 자녀와 소년·소녀 가장, 장애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한국방송(KBS)에서 1시간 동안 생중계된 이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대선 후보 3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의 “제가 대통령이었으면 진작에 (반값등록금) 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려고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말을 했다.

이 행사에서 어머니 병 수발을 하며 대통령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문원군의 영상일기가 방영됐다. 사회자 김제동씨가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문원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조언을 해달라”고 즉석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잘 모르겠습니다”고 답했다. 30여분이 지나 노 전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이 되는 비결’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조금 전에 김문원 어린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고, 김제동 아저씨가 어떻게 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못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났다”며 말문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는 방법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트위터 아이디 @som**는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서 하고 싶은 일을 지금부터 열심히 하는 것이 대통령이 되는 비결이라고 했다. 이는 박근혜가 들어야 할 말”이라고 적었다.

16일 토론에서 대학 반값등록금 관련 주제를 다루던 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박 후보 말은 참여정부 때 등록금이 많이 올랐으니 이명박 정부에서 반값등록금을 안 해도 된다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었으면 진작에 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이 되려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문 후보가 “(원자력 발전소) 설계수명 연장 이후에 얼마나 많은 사고 생기나”라며 원전 안전에 대해 묻자 박 후보는 “그 문제에 대해서 제가 대통령이라면 확실히 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문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만 해도 해외 과학기술을 유치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오랜 성과를 단숨에 까먹었다. 박 후보는 뭐했나”라고 질문하자, 박 후보는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답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박근혜 후보 3단 콤보 발언‘으로 이름붙인 이 내용은 박 후보가 그동안 사회문제를 도외시하면서도 본인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식을 드러내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든 주인의식과 목표를 가지고, 제 할 바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오랜 친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지금도 지지하고 있다며 관련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동영상 누리집 유튜브에 ‘노무현, 문재인 지지’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제게 대통령감이 되느냐고 물었을 때, 솔직히 그렇다고 대답하기에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망설이지 않습니다.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친구를 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문재인 변호사가) 말은 떠듬떠듬 유창하지 않게 원고를 보면서 (지지연설문)을 읽었습니다만, 저는 나이는 저보다 적지만 아주 존경하는, 아주 믿음직한 친구 문재인씨를 제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 연설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11월 초 부산 유세 때 촬영된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문재인 후보와 여기 모인) 이 분들은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남 위에 군림하지 않고, 남들에게 눈물나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오늘도 돕고 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오늘도 수고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진은 2007년 5월5일 방송으로 중계된 청와대의 어린이날 행사 사진.
*편집자 : 2006년 청와대의 어린이날 행사 내용은 KBS에 로그인을 한 뒤 해당 동영상 시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시간 분량의 영상에서 56분께부터 위 기사의 내용이 나온다. ( KBS 동영상 바로가기 )



안철수여, 김성식을 넘어서라...생각만 하다가 재 너머 사래 긴 밭은 언제 갈려 하나니







안철수씨, 아직도 욜씨~미 생각 중이세요??? 

선무당이나 사이비 교주들이 지닌 젤 큰 문제가
자신이 무슨 대단한 신통력을 지닌 줄 일아요.
그 어설픈 신통력이 생사람 잡는 법.

밑천이 없으니 신비주의 모드일 수밖에.
타이밍 정치는 무씬 얼어죽을 늠의 타이밍. 

지가 무씬 무림 절대 고수 장삼풍이라고 은둔거사 흉내까지 내고 지라리얌, 꼴값!
국민들이 머 제 손 끝에서 놀아나는 망석중인 줄 알어요, 시건방! 
그런 우유부단함으로 차차기라, 김칫국! 

에혀 아서라, 말어라,
첨부터 니 그릇은 대통령은커녕 서울시장도 언감생심인 쫑재기!! 

http://n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809524&url=n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32998

안철수가 김성식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 그가 품은 새로운 정치란 백일몽이다. 김성식은 대단한 지략가이자 음모가이며 야심찬 사람이다. 며칠 사이 세간에 안철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합리적 보수'라 일컫는다는 소리가 나던데 김성식의 작품이라 여겨진다.

안철수의 '새정치'라는 구호는 새누리당내 이명박 세력의 몰락에 즈음하여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이 '합리적 보수'의 기치를 내걸며 범보수를 아우르는 보수대연합 정당의 건설과 당권 장악, 즉 권토중래를 꿈꾸며 안철수의 대중적 인기를 이용해서 그려내는 포석의 첫돌이란 게 내 생각이다. 대업을 위해 유비가 공명을 졸로 여겼을까, 공명이 유비를 졸로 여겼을까?

안철수의 오락가락하는 행보는 모두 언론에도 잘 노출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 김성식'의 이빨에 휘둘려서일 게다. 안철수가 어디 사회과학적 소양이 있나 지식이 있나, 정치적 경험이나 식견이 있나, 자신의 삶을 꿰뚫는 사상과 철학이 있나, 주군의 카리스마가 있나? 그저 좋은 맘 하나로 떼밀려 체질에도 맞지 않는 정치하다가 노무현처럼 애꿎게 사람 하나 베리지 않을까 싶다. 질 좋은 백지가 심보 고약한 화가의 손아귀에 들었다.

고교 몇 해 선배라서 주눅이 든 겐가. 사석에선 보나마나 김성식을 행님, 선배님거릴텐데 행님한테 때늦은 정치 수업이라도 받으시는 중이신가. 늦배운 도둑질 날쌔는 줄 모른다더니! 제 버릇 개주랴. 과하게 언급하면 안철수는 이미 음모형 지략가 김성식의 손바닥위에서 놀아나는 망석중이 신세로 전락 중인 것 같다. 줏대없는 인간형으로 살지라도 권력이 좋다면 나아가 그것이 '진심'이라면야...

이 쯤이면 그가 모토로 내건 새로운 정치의 길의 끝이 빤히 보인다. 차차기를 위해 그가 들어 올릴 새정치의 깃발은 그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반대한다고 천명했던 구태정치의 상징인 새누리당의 외연을 확장할 뿐인 보수대연합의 선봉대로 자리매김될 터, 행여나 안철수를 통해 새정치 새시대를 염원하는 사람들은 두 눈 부릅뜨고 일부 뒷손 정략가들의 농간에 휘둘리지 말 일이다. 안철수씨, 순진한 안철수씨, 국민 걱정 말고 당신 스스로부터 정신 똑바로 차릴 일이다.

죽 쒀서 개 주지 말고!! 




http://www.anemos0120.blogspot.kr/2012/11/blog-post_14.html


////////////////////////////(아래 - 2012.12.06오후 링크 추가)///////////////////////////

http://election.hankooki.com/pre2012/ArticleView/ArticleView.php?wmedia_cd=hk&url=/politics/201212/h20121206155718129750.htm&ver=v002

이제사 생각 끝낸 겨?
삐친 거 다 풀린 겨?
빗길에 흙탕물 좀 튕겼다고 다시 또 삐치진 않긋지?

잘 햇다.

대선 후 그 판에서 계속 놀더라도 판 엎을 생각은 말어라.
반찬 투정하는 건 좋은데
입에 맞지 않는다고 밥상 뒤엎는 짓은
모지리들이나 하는 짓이란 걸
명심 또 명심!!!^^

1. 우리 두 사람은 새정치 실현이 역사적 소명임을 굳건히 했다.
2. 우리 두 사람은 국민적 여망인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 더 힘을 합치기로 했다
3. 우리 두 사람은 대한민국 위기극복과 새 정치를 위해 대선 이후에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김지하와 안철수가 삐쳤다. 나도 삐쳤다 - 삐친 자들의 천태만상


어제 드디어 김지하가 박근혜 지지선언을 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쉰 목소리 게워내는 모습이 역겹다 못해 안쓰러웠다. 놀랍지도 않다. 우리들 기억 속의 ‘위대한 저항시인’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최루탄에 범벅인 옷 탈탈 털며 막걸리 한 사발에 오적을 타서 마시던 시절 그는 대학가 후배들의 우상이었다. 그랬던 그가 출소 후 어느 날 독재에 저항하며 온 몸을 불사르던 후배들에게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고 일갈했다.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랍셨다. 남들 다 하는 독방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선하디 선한 목자가 되어 돌아왔다. 많이도 다소곳해졌다. 어떻게든 오래오래 살고 싶었던 모양이다. 할 만큼 했고 쉬고 싶은데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깡통'들에게 역정이 났었을 수도.

더 이상 그에겐 전태일의 죽음이나 광주시민들의 죽음, 김세진 이재호 등 숱한 젊은이들의 죽음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지닐 수 없는 죄악일 뿐이었다. 오, 생명주의자시여, 평화주의자시여! 시인의 통 큰 아량은 죽이는 자는 용서했으되 어둠을 넘어 죽음에 이른 자들에겐 인색하기 그지없었다.

그 시절 투옥된 민주인사들 중에는 다년간의 독방안거 후 출옥하면 느닷없이 생명과 평화주의자로 변태(환골탈태?)한 인물들이 많았다. 희한한 일이었다. 박노해도 그랬다. 니미럴, 어디 징역이 간디를 복제하는 공장인가벼! 그랬으니 박정희나 전두환이 마구잡이 투옥을 인간교화의 만병통치약으로 써먹었을 만도 했겠다. 환골탈태한 그들을 향해 변절이라는 웅성거림이 인구에 회자되는 건 빤한 일. 인간이란 곧 죽어도 꽥 하는 존재라서 손가락질하면 더욱 몽니를 부리는 법이다. 한동안 박홍과 짬짜미로 잘도 놀았다, 김지하!

그런 그를 김대중 정부도 노무현 정부도 외면했었다. 그래서 삐쳐도 오지기 뻐쳤었나 보다. 그 때 오적 척살의 기개를 높이 받들어 사모라도 하나 올려 줬더라면 어제의 그 눈 뜨고는 못 볼 꼴을 보지 않을 수도 있었겠건만. 국민의 정부 때보다 참여정부 때 유독 삐친 인사들이 많았다.

참여정부에 참여한 당시 386 어린 늠의 색휘들이 권력을 전횡하며 감히 선배들을 내팽개친 것에 대한 삐침이었다. 유신에 저항했던 70년대 선배 민주화 세대들은 전두환 군부에 항거했던 듣보잡 80년대 후배들이 운 좋게 정권을 일궈낸 재간으로 버릇없고 방자하게 나대는 모습이 영 고까왔을 게다. 글터래도 불편한 심기를 대놓고 드러내놓을 순 없었다. 속 좁은 소인배 같고 떡고물이나 기다리는 속물처럼 비치는 것도 무척이나 자존심 상할 터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선택한 게 은근한 몽니부리기였다. 삐친 늠들의 전형이다. 노무현은 386에 둘러싸인 비주류 운동권 출신의 협력자 정도로 평가절하 되었고, 민주화 세력 간에도 서자와 적자 타령은 은밀하게 행해졌다.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는 김근태의 어록은 그런 세력 간 알력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열린 우리당이 민주당에서 분화해 나올 때, 김대중 가신그룹 출신의 민주화 세대들과 일부 70년대 학번 세대들이 몽니를 부리면서 그 앙금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 후로 내내 소위 민주당내 ‘친노파’라고 지칭되는 전대협 출신 중심의 80년대학번 세력은 그들에겐 당내의 공적(公敵)으로 몰렸다. 좀 노골적으로 말하면, 참여정부 구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후배들의 전횡에 대한 선배들의 질투와 시기가 민주당내 당권투쟁의 본질이라 봐도 무방하지 싶다.

지역 간, 세대 간, 선후배 간의 민주당내 알력은 여전히 현존하는 문제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선출 과정에서의 손학규의 모습, 안철수 후보 사퇴 후 문재인과 민주당을 향해 볼멘소리를 해대는 김영환의 모습도 다 내 눈엔 삐친 자들의 몽니부리기에 다름 아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강금실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보다는 안철수의 입장에서 문재인을 비판한 것도 참여정부 때 문재인에 대한 섭섭함의 발로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이라면 그것도 결국은 당내 주류를 형성한 386에 삐친 여인의 몽니부리기다.

삐치기는 젊은사람보다는 늙은사람들이 잘 삐치고 남자사람보다는 여자사람들이 잘 삐친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제 성이나 욕심이 채워지지 않을 때 삐친다. 상대에게 원하는 게 있는 데 그게 원만하지 않을 때 삐치는 걸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다.

한 번 삐친 사람 달래기가 참 어렵다. 대 놓고 속내를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은연중에 뭔가를 요구하는 액션(몽니부리기)에 대처라는 일이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늙은사람 김지하 , 뭘 챙겨 드릴까요? 여자사람 강금실, 무슨 자릴 원하세요? 선배투사 김영환, 뭐가 불만이라서 전쟁 중에 아군 등짝에 총질일까요?

문재인이 어렵게도 되었다. 안철수까지 삐쳤단다. 삐친 늠 제 때 달래놓지 않으면 몽니부리기로 들어간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김지하를 달래 놓지 않았더니 결국 어제 같은 꼴을 보게 된 거다. 노무현이 삐친 정몽준을 찾아 밤길 추위에 서성였던 장면일랑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치사하고 더러붜서 그렇다.

어렸을 적 동네 골목, 주머니에 사탕 몇 알 넣고 동무들 줄 세우며 거들먹거리던 삼성약국집 아들래미가 떠오른다. 안철수의 지지자들 중 80% 정도는 문재인 지지로 돌아섰다고 하고 20% 남짓은 여전히 삐친 상태로 조사되고 있다. 그 20%는 안철수가 삐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몽니도 부려볼 수 있는 힘이고 빽이다. 안철수가 그토록 목청 높여 인용하던 ‘국민’이 그들이다. 3자 대결 구도에서 안철수를 선택했던 안철수의 국민들 20% 중의 20% 정도면 그 수가 비록 크지 않다고는 하나 박빙의 선거 판세에서 문재인 후보든 박근혜 후보든 빨고 싶은 사탕임엔 분명하다.

유비가 삐친 방통을 중용하여 그의 자존심을 세워주니 방통은 마침내 유비에게 죽음으로 익주를 선사했다. 삐친 지식인들을 달래는 최고의 처방은 구겨진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다. 삐친 안철수가 정몽준처럼 유치한 몽니까지야 부리겠냐마는 그를 진즉에 달래놓지 않으면 대선이 아닌 대선 후가 더욱 걱정스럽다. 삐친 안철수의 몽니부리기가 대선 후에라도 도지는 건 막아두어야 한다.

이 나라에 중도당이 설 자리는 없다. 남북통일 전까지는 빨갱이당 아니면 파랭이당이 전부다. 선거 때마다 빨갱이 파랭이 줄 세워가며 이합집산하노라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대선 후의 안철수 신당이란 것도 민주당이나 새누리당 만큼 구태스럽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혼란만 야기한 채 먹튀할 게 불 보듯 빤한 일인데 애초에 그 싹을 틔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멀리 보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길이다.

그러기에 줘라. 안철수가 구겨졌다고 생각하는 자존심만큼 양껏 줘라. '통 큰 양보'가 진정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분을 주든지 명예를 주든지 민주당 내에서 삐거덕거리는 게 좋다. 그가 대선 후의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정치’라는 이상주의자의 순진한 발상으로 정치 룸펜들의 집합소 같은 어정쩡한 신당놀음으로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안철수의 신당놀음으로 정가가 정치룸펜들의 놀이터가 되는 걸 보느니 새누리당의 집권을 한 번 더 견디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자고로, 삐친 늠들이 시끄럽다. 삐친 철새들 푸득대는 소리에 귀가 다 멍하다. 아무리 태생이 철새라지만 제발 앉을 자리 설 자리 구분만은 제대로 하고 살자. 선거가 무슨 빈 논에 철새들 짝짓기 놀이야?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에 대해 김지하만큼이나 삐칠대로 삐친 나도 몽니나 한 번 부려볼까. 반값등록금이니 경제민주화니 다 일 없고 박근혜가 '보안관찰법 폐지'를 공약하면 나도 박근혜를 지지! 지지!! 지지!! 지지지지!!!!^^

하늘, 바람, 물결, 햇살,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 호야네...



Gangnam Style Meets Metal




딸 둘 그리고 엄마와 아빠, 
가족이란 이름, 그 풍광이 아름답고 정겹다
딸 둘? 텐트 속에 한 녀석!




 녹음이 어제만 같은데 어느덧 누르스름해졌다, 앞산




 언제나 그러하듯이 내 창은 하늘을 찌르고
하늘 속 붕어 밥상은 정갈하게 




 잠수함으로 치자면 잠망경, 
붕어의 숨조차 읽어드리울 꾼의 레이더




좋단다. 행복한 얼굴이다. 
조우는 늘 붕어목을 조른다.
흐이고 저 놈 붕어 내 차린 밥상 마다터니 쌤통^^




 얘 봐라! 비단결에 싸인 듯 
가실 제도 고이 보내드리오리니




 흑수(黑水)에 피어오른 야화(夜), 이채롭다




 호형호제




 홀로여도 좋아라 산수(山水)를 벗 하면




저 너머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송어가 산다는데
바쁘다 바뻐, 송어 잡으랴 붕어 잡으랴




 제 새낄 해할새라 치켜뜬 눈매 좀 보소
애비는 간 데 없고 저 닮잖은 새끼만 둘




꾼들의 떡밥을 탐하던 애미의 먹성으로
무럭무럭 자라거래이
또 하나의 가족, 호야네



황상민의 삽질 - 대한민국 여성계를 통타하다


아래지방 쪽 사람들 중 특히 경상도 사람들의 정서와 어투는 위 지방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직설적이다. 위지방과 아래지방에서 두루 살아본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그런 비교가 마냥 부당해 보이진 않는다.(아래의 의견들은 순전히 주관적 견해이니 오해는 마시길^^)


경상도식 어투는 단어의 액센트나 문장의 인토네이션에서 앞 음절 앞 어구에 힘이 실리는 구조다. 말의 맥락도 대체로 두괄식 화법이 많고 세세한 보조 설명보다는 단언적 주장이 훨씬 강조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경상도식 어투는 전반적으로 강하고 무뚝뚝해 보인다. 운 좋게 정곡을 찌를 땐 촌철살인 쾌도난마의 기세처럼 호방하고 시원하게 보이지만 엇나가면 설화를 만들기에 딱 좋을 어투다.


아는?   (아이는 어딨는지 뭘 하는지 아이의 근황을 물어보는 말이다)

밥 도!   (밥상 차려 달라는 말이다)

고마 자자!   (이제 그만 자자라는 말이다)

그리고 부부 간의 성전(?) 후엔,

욕봤데이!   (이 때의 욕이란 말은 치욕이란 뜻이 아니고 ‘애썼다’라는 뜻이다)


경상도 남편이 귀가 후에 나누는 부부간의 대화를 풍자한 개그다. 많이 과장됐어도 무뚝뚝한 경상도식 어투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 저만큼은 아녀도 경상도에선 비근할 정도의 무뚝뚝함을 보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다. 경상도 사람들을 평가할 때 ‘화끈하다’라는 긍정의 평가 이면에는 ‘거칠다’라는 부정의 평가도 곁달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중삼중의 복선으로 치장하지 않고 의사나 감정 전달이 단순명쾌한 그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박하고 거친 경상도식 어투는 진지한 자리에서의 소통 어투로는 별로 권장할만하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경상도식 어투에 개인의 급한 천성까지 더해지노라면 이건 뭐 대화가 아니고 격투의 면모가 된다. 세상은 때론 두서가 잘린 주장보다는 납득 가능한 부연설명을, 직설적 표현 대신 완곡한 표현을 선호할 때도 많다. 그렇기에 때와 장소에 따라 경상도식 어투는 먹히기도 하고 씹히기도 한다.




                           
불안 불안하더라니 경상도 싸나휘 황상민이 기어이 또 설화를 일으켰다. 언제 봐도 입이 방정맞고 성격이 급한 친구다. 그가 한 방송에서 행한 뜬금없는 주장 탓에 대한민국 ‘여성’들이 뿔났다.



‘여성’(女性)이란 말의 사전적 풀이는,

‘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특히, 성년(成年)이 된 여자를 이른다.’ 고 되어 있고(사용례 - 여성 고객, 여성 근로자, 여성 잡지)

다시, ‘성년(成年)’이란 말의 사전적 풀이는, ‘법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나이. 만 20세 이상이다.’라고 되어 있다.(유의어 : 성인, 어른)

그렇게 볼 때 ‘여성’이란 통상적으로, ‘만20세 이상의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보면 된다.

이런 통상적 해석을 배제하고 황상민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는 그만의 특화된 주장을 논거로 새나라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를 일러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건 (없다).’라며 모욕(?)했다. 박근혜로선 뭐 충분히 모욕감을 느낄만도 하겠다.


그의 삼단 논법이 이렇다.


여성이란 애를 낳고 길러본 여자를 말한다.

박근혜는 애를 낳고 길러보지 않았다.

고로 박근혜는 여성이 아니므로 여성을 논할 자격이 없다.

지적수준이 편협한 건지 경상도 스타일이 문제인 건지 참으로 해괴한 주장임엔 분명하다. 기사에서 지적하듯 ‘미혼 여성을 여성의 범주에서 배제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넘어 ‘결혼은 했으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불임 여성들에게도 치욕적인 발언‘이란 점에서 대한민국 여성들의 심기가 몹시도 불편해졌다.


그의 여성성에 대한 해석의 기준은 사전적 해석처럼 ‘성(性)이나 성년’이 아닌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여성을 정의하는 데서 그가 차용한 이 역할론이란 게 얼마나 전근대적 사고방식인지는 본인만 모르는 듯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설화의 불씨가 될 게 빤한 말을 저리도 태연하게 목청 높여 주장했으니 씹혀도 싸다.


출산과 육아를 여성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단언하는 그의 인식은 현대사회에서 변화된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대한 몰이해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의 출산과 육아는 여성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커녕 충분조건도 아닌 필요조건 정도로 여겨진 지 오래다. 애를 낳고 길러봐야 여성이라 주장하는 건 종족 번식에 눈먼 가부장적 남성의 이기적 희망사항일 뿐이다.


현대사회는 ‘애를 낳고 길러봐야 진정한 여성’이라는 남성 중심의 이기적 선언이 아니라 ‘내 아이를 낳아주세요’라고 청유하는 남성들에게만 여성들은 그 필요조건을 비로소 허용해줄 만큼 여성의 권익이 진보된 사회다. 씨받이를 통해서라도 내 종족을 번성시키고야 말겠다는 남성들의 분별없는 야욕이 실현되던 케케묵은 세상은 아니라는 거다.


여성과 남성의 지위가 대등해지면서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여성, 애 기르는 남성, 동성 간의 결혼, 입양 가정의 구성 등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인식만으로 쉽게 재단할 수 없는 현상들이 현대문화에서 더 이상 낯설거나 고립된 영역이 아니란 점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황상민의 여성 역할론에 대한 강론은 마치 이가 득실득실한 상투를 튼 산골할배가 로데오 거리에서 공자왈 맹자왈을 뇌까리는 듯 신기하다 못해 기이해 보일 정도다.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그의 기준에 대항하여 여성들이 ‘대한민국의 진정한 남성이란 군대를 제대하고 결혼해서 한 가정의 경제를 완전하게 책임지는 남자’라고 주장하면 그는 어떻게 대응할까? 열공 하느라 군대는 제대로 다녀왔는지 모르겠다만.


어디 갱상도 싸나휘 아니랄까봐 밑도 끝도 없이 내지른 한 방에 벌집 쑤셔놓은 듯 대한민국 여성계가 한동안 들끓게도 생겼다. 그라고 보니 황상민 이 친구는 여성들이 저보다 잘난 꼴은 도저히 못 봐주겠는가 보네. 얼마 전엔 김연아를 건드려서는 설화를 빚더니 이번엔 타깃이 근혜언냔 겨? 상민아, 말 하는 뽄새가 우째 그리 내 어릴 적 기억 속 울아부지랑 똑같노?^^


“여자가 마이 배아서 머하노. 시집이나 잘 가서 아(아이)나 잘 노믄 되지.”


상민아, 니 덕에 돌아가신 후 간만에 토종 갱상도 싸나휘 울아부지를 떠올려 볼 수 있었쓰리 억수로 고맙데이~. 그리고 까이꺼 나도 같은 갱상도 싸나휜데 니 더러 상민아!라고 불러도 개안을끼다. 우리가 어데 남이가!


낚시인을 위한 변명 - 낚시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우문에 현답


‘낚시 그거 하지 마세요. 생명을 희롱하는 나쁜 취미잖아요?’

낚시인들이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한 번쯤씩은 부딪혀본 타박이리라. 맥없이 난감해지는 순간이다. 이런 타박을 놓는 사람들이란 대개 나름 생명을 귀히 여기는 소박하고 착한 심성의 소유자들이다. 그 타박의 동기가 좋은 뜻이란 걸 알면서도 낚시인을 향한 그 일말의 편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집집마다 개 한 마리씩은 키우고 살던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선 F2 생산을 위한 개들의 본능적 향연이 심심찮게 목격되곤 했다. 이른 아침 시간, 성깔이 좀 지랄 맞은 쥔장네 대문 앞에서 그런 염치없는(?) 향연을 즐기다가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뜨건 물세례를 뒤집어쓰고 줄행랑치기 일쑤였다. 크흑, 사람들 참 못됐었다. 절정의 순간(?)에 식겁한 개들로선 정말 개 같은 기분이었을 게다. 실컷 즐기는 중에 뜬금없이 관두라니!^^

위와 같은 타박에 부딪혀본 낚시인들의 기분이 아마 개같은(?) 기분이었을 게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픈 게 사람 맘이라 뜬금없는 시비에 고까운 숨을 참고 걍 넘어갈 낚시인이 과연 몇 될까 싶다. 어디 낚시인만 그러랴. 제 좋아라죽는 일 말리는 사람 고까운 맘이사 뉘라서 다를까.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타박하면서, 등산하는 사람 산타지 말라 하고 골프 치는 사람 필드에 나서지 말라 하고 꽃꽂이 하는 사람 꽃을 꺾지 말라 하면 그치들인들. 

예의 대화는 이렇게 이어진다.

‘혹시 소나 돼지고기 드세요? 생선회는요? 몸보신 한답시고 영양탕까지?’

‘먹는 것과 잡는 것을 왜 비교해요?’

‘먹으니까 잡죠. 먹지 않으면 소, 돼지나 개가 물고기가 죽을 일이 있을까요?’

‘그래도 당신네들과는 달리 적어도 산 생명을 희롱하진 않잖아요?’

‘낚시인의 희롱은 나쁜 거고 생업과 입맛을 위한 살생은 좋은 거군요.’

‘생계유지를 위한 살생과 취미로 하는 희롱은 구별되어야죠.’

‘대략 불가에서는 생계를 위한 살생도 말리던 걸요’

‘입에 바늘이 걸리면 물고기가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그러쎴세예?^^ 물고기의 고통을 그처럼 헤아리시니 생선요리는 결코 못 드시겠군요...’

‘뭐, 그 정도까지야. 헤헤~^^;;’

‘^^;;...ㅠㅠ’(대략난감!)


취미를 넘어 낚시는 레포츠


떼엑끼! 오지랖도 넓다 넓어. 헤헤는 무씬 헤헤~!^^ 사람은 머리, 생선은 대가리라며? 생선의 대가리를 사람 머리처럼 존중하면 인간계에선 오지랖 넓은 처사라고 욕먹는다. 무슨 일에서든 생각의 심연이 깊고 외연이 넓은 사람이라면 까칠하지 않고 온유하며, 유별나지 않고 평범하며, 굳이 가름하지 않고 조화로운 법이다. 아서라, 사람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면서 물고기의 고통을 헤아리려 드는 것도 주제 넘는 짓이다. 한낱 미물일지언정 생명을 존중하여 인정과 동정을 베푸는 거야 나무랄 일 아니고 크게 권장할 일이다만 타인의 기분을 상케 하면서까지 오지랖을 휘두를 필요는 없다. 스스로부터 언행이 일치하며 생명존중의 삶을 완벽하게 살아가지 못할 거라면 더더욱.

열혈 생명자연주의자들은 길거리에 구르는 돌멩이 하나에도, 풀잎과 꽃잎 하나에도 생명성을 부여하더라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 무릇 온 우주가 생명일진대 버려지는 페트병조차 자연에서 온 변형된 생명이라 가히 함부로 해서는 안 될 일이겠다.

생명을 그처럼 사랑하사 물고기의 입가에 스미는 고통까지 함께 나누고픈 이여, 당신은 앞으로,

‘등산도 하지 마세요. 당신의 삐까뻔쩍하는 K2등산화 발치에 개미가 밟혀 죽을지도 몰라요.’

‘살육된 생명들을 재료로 한 모든 음식거리들일랑 거부하세요. 평생 풀만 뜯으시고요’

‘아, 넓게 보면 식물도 생명이에요. 그러고 보니 꽃꽂이도 해선 안 되겠네요.’

‘골프도 치지 마시구요. 골프장 관리로 인한 환경오염은 뭇 생명들에겐 크나큰 위협이에요’

위 물음들에 당당할 수 없다면 애꿎게 낚시인들을 향해 시비 걸지 말 일이다. 경직된 생명주의자들의 눈엔 낚시인들이 한낱 생명이나 경시하는 못된 취미를 가진 사람들 쯤으로 보이나본데 낚시인들로선 실로 유감천만이다.

낚시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는 생계유지의 주요한 수단이었고(아직도 문명의 보급이 저급한 나라들에선 주요한 생계유지 수단이 되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선 단순한 취미나 오락을 넘어 레저스포츠로서 현대인들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여가는데서 크게 활용되고 있다. 

생명을 상대로 한 레저스포츠란 점에서 여전히 꺼림칙해 보인다면 스포츠 종목 중 유도나 태권도 권투 레슬링 등과 같은 격투 종목들을 떠올려 보라. 그에 비하면 낚시는 양반격이다. 생명 중에 으뜸이라는 사람 간에 피터지게 치고 박는 것에는 환호하면서 낚시인들을 향해서는 하얗게 흘기는 눈은 곱지가 않다. 입에 바늘 걸린 물고기의 고통은 헤아리면서도 상대선수를 혼절시킨 우리 선수의 뒤돌려차기 한방에 환호를 내지르던 당신이 과연 철두철미한 생명주의자? 


낚시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요즘엔 낚시 전문 채널들이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 무슨 프로그램을 보든 낚시인들이 물고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낚시하는 상황을 한번이라도 눈 여겨 보라. 그들이 생명을 함부로 경시하는 사람들인지 아닌지를. 

대한민국의 낚시인구가 4,5백만 명을 상회한다는 통계도 있고 보면, 낚시는 생명을 경시하는 소수가 누리는 못된 취미가 아니라 이미 많은 다수가 자신들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공유하는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낚시하지 말란 ‘법’은 없다. 낚시가 인간세상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 중에서 통념상 비난받아 마땅하고 해서는 안 될 몹쓸 행위였으면 진즉에 낚시하지 말란 ‘법’이라도 생겼을 게다. 생명을 존중한답시고 잡식의 본성을 가진 인간에게 굳이 풀만 뜯고 살자고 요구할 게 아니라면 낚시하는 사람들을 그렇게까지 흰 눈 뜨고 타박할 이유는 없다. 그 하얗게 흘긴 눈으로 내 밥상 여기저기 널브러져 죽어있는 생명들부터 어엿비 살펴 볼 일이다.


학예회 연극 대본


학예회 연극 대본
극본: ********
 

#1 미운 오리 새끼 ((이루마 - Kiss The Rain))


♂ 오리 1(팔짱끼며) 야, 니 내 동생 맞나?

♂ 오리 2 왜 아무 말도 없는데? 뭐 찔려?

♂ 오리 3(협박하는 투로) 이제 우리한테 말도 걸지 마라. 알았어?

♀ 오리 1 너 사실 거위 아니야?

♂♀ 오리(수군거리며 퇴장) (엄마 오리 입장)

백조(화내며) 자, 어머니, 왜 제가 남매들과 다른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증명 해보세요.

엄마 오리(당황하여) 아, 그게 말이다… 어… 아무래도 넌 그냥 백ㅈ…


 




#2 헨젤과 그레텔 ((Danny Elfman - Alice's Theme))


그레텔(짜증내며) 야, 왜 아빠랑 새엄마 안 오시는 건데!

헨젤(씩씩하게) 그레텔, 걱정 마. 내가 빵을 떨어뜨려놨어!

그레텔(버럭하며) 아, 오글거리는 말 그만 하고 집에 갈 수 있는 거 맞지?

헨젤(당당하게 걸어 나가며) 그럼-! 나만 믿…

그레텔(어이없다는 듯) 야, 니 왜 그러는데?

헨젤(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쓰러지며) 안 돼… 새들이 다 먹어 버렸나본데…

그레텔(한심하다는 투로) 하이고… 돌을 떨어뜨렸어야지! 그거 하나 생각 못 하나!

헨젤(잠시 걷다가) 어! 야! 저기 무슨 집 안 보이나!

그레텔(활기차게) 진짜네! 우와~ 과자로 된 집이다!



 


#3 백조의 호수 ((히사이시 조 -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공중산책))


왕자(호숫가 나무 뒤에 숨으며 신기해서 하늘이라도 날 것 같이) 거 참, 백조가 사람이 될 수도 있었나?

백조 1(상큼상큼 열매 과다 섭취) 오데뜨 공주님- 빨리요! 어서 돌아오세요!

왕자(호기심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오…데뜨? 누구ㅈ…



 


#4 미녀와 야수 ((아이유 - 잔소리 (inst)))


벨 어…! 뭔데? (신기하다는 듯)우와, 니 몸에서 빛이 막 번쩍번쩍 나네? 우와~ 어떻게 한 건데? (야수에게 다가가며)

야수 네 순수한 마음 덕분에 내가 야수에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ㅅ…



 


#5 신데렐라 ((Potter Waltz))


요정(상큼발랄하게) 열두 시가 되면 마법이 풀리니 조심해요-! (echo)

신데렐라(툴툴거리며) 걸어 줄거면 좀 제대로 걸어주지… 열두 시가 뭐야…

(오리 3명, 아밤 3명 입장) <비스트 - 아름다운 밤이야>

왕자(신데렐라에게 다가가며) 한 곡 출래요?

데렐라(노래만 나오면 변하시는 이 분) 콜!

시계 뎅- 뎅- 뎅- 뎅- 아, 귀찮다… (짜증내고 퇴장하며) 지금은 열두-시!

신데렐라 아아아악-! 왜 벌써 열두 신데! (전력질주로 퇴장)

왕자(당황하며) 어디가요!

신데렐라(구두가 벗겨짐) 어! 구ㄷ…




 

#6 잠자는 숲속의 공주 ((無))


왕자(낡은 문 열리는 소리) 드디어…!

공주(문 열리는 소리에 깨며 좀비같이 기상) 흐으어…

왕자(뒷걸음질로 퇴장하며) 으…으아악! 조조…조… 좀비다!!

((아이유 - 잠자는 숲 속의 왕자)) (공주 및 1명 커튼 뒤에서 나와 ‘너랑 나’ 안무)



 


#7 라푼젤 ((소녀시대 - 팅커벨))


왕자(위를 쳐다보며) 라푼젤…! 라푼젤! 머리를 내려 준다면 친히 타고 올라가 주지!

라푼젤 알았어요- 살살 잡고 올라 와야 해요! 세게 당기면 확! (민망해서) 흐하핳… 잠시만ㅇ… (echo)



 


#8 룸펠슈틴츠헨 ((임형주 - Ave Maria (Classic ver.)))


왕비(어색하게) 아이는 안 된다…!

룸펠슈틴츠헨(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그 때 그런 약속을 한 건 너잖아. 크크크.

공주(왕비 뒤로 숨으며 작게) 엄마아… 저 난쟁이 뭔데... 큭(비웃음)

왕비(다급하게) 짚을 황금으로 바꾼 그 때 한 그 약속이…

룸펠슈틴츠헨(비꼬는 투로) 이제 와서 후회해도 이미 늦어버렸네?

왕비(땅을 치며) 내가 그때 왜 그랬… (혼잣말) 연기하려니까 힘드네.

룸펠슈틴츠헨(왕비에게 다가가며) 마지막 기회야-, 내 이름이, 뭐지?

왕비(살며시 비웃으며)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숨을 들이마시며) 룸펠슈틴츠ㅎ…



 


#9 곰 세 마리 ((하츠네 미쿠 - 도레미파론도 (inst)))


공주(주위를 둘러보며) 우와~ 다 세 개씩 있네? 컵도-, 그릇도-, 소파도… 궁에서는 못 ㅂ… (불길하게 문 열리는 소리)



 


#10 인어 공주 ((Acoustic Cafe - Last Carnival))


마녀 깔깔깔- (비꼬는 말투로) 예쁜 인어 아가씨가 무슨 일 일까?

인어 공주(여유롭게) 다리가 필요한데 약 있ㅈ…

마녀(말을 끊으며) 알겠어, 알겠어.

인어 공주 고마ㅇ…

마녀(말을 끊으며) 흐음, 어디 뒀더라… 찾았다! 좀 아플거야, 크큭…

인어 공주(마녀의 손에서 약을 억지로 빼앗으며) 이거?

마녀(약을 다시 낚아채고 불길하게 웃으며) 아직 안 돼! 대가를 줘야지?

인어 공주(당황하여 뒷걸음질 치며) 응… 응? (혼잣말) 무슨 약 하나 주는데 대가를 달라고 해. 쪼잔하게.

마녀(당황해서 인어 공주에게 다가가며) 아…아가씨의 그, 고운 목소ㄹ…



 


#11 백설 공주 ((MC 스나이퍼 - 마법의 성))


난쟁이들(활기차게) 우리 다녀 올 테니까, 문 꼭 닫아 놔! (퇴장)

백설 공주(짜증난 목소리로) 아, 왜 이렇게 안 와… 나 배고프다고… (노크)

백설 공주(활기찬 목소리로) 누구세요-?

마녀(우아한 목소리로) 아, 문 좀 열어 주실래요-?

백설 공주(다시 짜증난 목소리로) 누구신데요?

마녀(우아한 목소리로) 일단 좀 열어 보세요-

백설 공주(문을 벌컥 열며) 누구냐고!! 왜 말을 안 해서 직접 나오게 하는데!!

마녀(당황하며 찹쌀떡- 메밀묵-) 맛있는- 사과요- 한입만- 먹어봐-

백설 공주(얘 뭐지? 라는 느낌으로) 뭐야… 푸르딩딩한게… 혹시 독 넣었나?

마녀(생글생글 웃으며) 아… 아닌데…? (협박하는 투로) 먹. 어.

백설 공주(내키지 않는다는 듯) 그럼 하나만 줘봐. (아삭-)
 

********************




 

#12 엔딩 ((Coldplay - Viva la vida))


소녀(팟-하고 TV 꺼지는 소리) 오늘따라 채널들이 다 명작 극장이야. 그것도 좀 이상한 내용들.

소년 채널을 하도 많이 돌려서 대체 전체적인 내용이 감이 안 잡힌다.

소녀(어이없다는 듯) 몇 개는 지가 돌렸으면서.

소년(뜨끔하여) 그렇긴 하다만…

소녀 그냥 나가서 애들이랑 놀까?

소년 그러지 뭐. (둘 다 퇴장)



 


////////////////////////////////////////////////////////////////////////////////////////////



흐흐, 녀석이 2학기 중간고사는 뒷전이고 학예회 연극 대본 쓰느라 컴 모니터가 밤새 불을 뿜는다. 올 한해 내내 KOI다 뭐다 각종 컴퓨터 플밍 경시와 영어경시로 지쳤을 법도 하건만 아직도 잡아먹을 가을이 남았나보다. 가을 수학여행까지 마친 초등 졸업반 아이들에게 이 가을은 몹시도 아쉬우면서도 여전히 바쁜 가을이다. 중간고사와 학예회 그리고 기말고사를 끝내고서야 녀석의 초등 마지막 가을은 잠잠해지지 싶다.

워낙에 성취욕구와 권력의지(?)가 강한 녀석이라 아무도 나서지 않는 연극대본 writer 배정 때 쌍수를 들고 나섰던 모양이다. 배역과 감독 역까지 전권을 위임하겠노라는 선생님의 달콤한 유혹이 마녀의 사과처럼 오지게도 탐나 보였던갑다. 하긴 5학년 때 1박2일의 체험학습장에서의 반별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안무의 전권을 선생님에게 위임 받았던 또래에게 제 나름 몹시도 후달렸던 아픈 기억이 있었던 터다.^^

각오라도 한 듯 마침내 대권을 거머쥐고선 무씬느무 어마어마한 대업이라도 이루겠다는 건지 준비하는 모습이 ‘철수와 영희’만큼이나 야심차다. 보물이라도 꽁꽁 숨겨 논 듯 파일들의 미로를 헤쳐 불법(?)인 줄 알면서도 밤새 모니터를 뜨겁게 달군 대본작업파일을 들여다보았다. 하긴 머 꼭 불법적인 것만도 아니다. 저나 나나 서로의 폴더를 오가는 건 금기가 아녔고 적어도 아직은 모니터 앞에서만큼은 투명한 부녀간이다. 언젠가는 녀석의 폴더에 ‘Access denied’란 경고가 걸리긴 하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요즘 아이들에겐 옴니버스가 그리 낯설거나 고단수의 창작기예가 아닌 ‘아주 흔한 것쯤’인갑다. 나름 옴니버스의 형식을 채택하였으나 큰 흐름상의 대주제나 메시지 같은 건 없어 보인다(제깐엔 뭔가 있다고 할려나?^^). 나로선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큰 주제의 연결고리가 될 만한 복선 같은 건 뵈질 않는다. 비록 옴니버스라고 할 건덕지는 빈약해도 졸업반 학예회이니만치 반 학생 모두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요구를 할당된 짧은 연극시간 안에 소화해내기 위해 나름 고심한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형식적’ 반전은 있었다. 무슨 교훈의 전달이나 감동적 내용 대신 기교상의 단순 재미를 위한 형식적 반전! 설령 그게 관객들에게 재미나 헛웃음은커녕 허탈감만 남길지라도, 어쩌면 그것이 녀석이 노린 마지막 한 수였기에 큰 주제 또는 소주제의 설정이나 에피소드 간의 복선이라는 장치에 구애받음 없이 옴니버스의 껍데기라도 빌게 된 주된 모티브였던 것 같다. 크크, 읽으면서 정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잡화의 평행 나열이란 생각뿐였는데 마지막 반전에서의 뒤통수 후리기는 나쁘진 않았다. 어디선가 차용한 모방이 아닌 창작이라면...

그래, 30여명의 반원 전체가 할당된 짧은 시간에 ‘한 마디 대사도 없이 지나가는 무리나 군중’이 아닌 적어도 대사 한 마디 정도는 주고받는 모두가 주인공인 그런 연극을 꾸미는 데에 그보다 더 좋은 발상이 어딨겠으랴. 내용보다 형식이 소중했기에 발상이 돋보였다. 더 큰 세상을 위해 6여년을 함께 벼려왔던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할 마지막 추억에서 모두가 주연인 연극이라면 됐다. 6여년이면 굼벵이가 매미로 거듭나고자 땅속에서 보내는 시간이라지. 매미가 여름을 맞이하기 위해 인고하는 시간보다야 인생의 여름이란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를 일이다만 언젠가 인생의 여름이 왔을 때에도 매미들의 떼창처럼 친구들 모두 함께 인생의 여름을 한껏 구가하길 바라며 옮김의 변을 남긴다. 지적소유권을 침탈한 애비의 무단전재를 힐난치는 말그래이~~^^(괄호(( ))안의 음악은 녀석이 설정한 장면 배경 음악이고 나는 유튜브에서 펌질해온 동영상으로 대체해 보았다.)



//////////////////////////////////////////////////////////////////////////////////////////////////////////


ㅠㅠ 아뿔싸, 녀석은 공연 5일을 앞두고 장염으로 입원! 대권 욕심으로 전권을 장악하고 2인자(조감독?)를 키우지 않았던 탓에 반원들의 연극 연습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병원에 누워 노트북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며 임무를 수행코자 했으나 쌤은 급기야 연극을 포기, 프로그램을 변경하사 급조된 춤과 노래로 학예회를 메꾸시니 오호 애재라! 위 대본과 아래 내레이션은 상상속에서만 결국 제 수명을 다하고 말았다. 많이도 아쉬워 한다. 애썼다. 비록 무대에 올리진 못했어도 함께 연극을 준비하고 연습하던 친구들의 가슴속에서나마 오래도록 공연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에서 보내는 마지막 가을입니다. 이 마지막 가을은 무척이나 바빴던 것 같습니다. 수학여행이 끝나자마자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고, 연이어 학예회까지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짬짬이 준비한 우리 6학년*반의 연극이 어떠셨나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무척 산만한 연극이었을 겁니다. 대본을 썼던 저로서는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만은 연극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건 바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6학년*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마음은 1년간 저희를 지도해주셨던 선생님의 마음이자 저희들 모두의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에게 배정된 짧은 연극 시간 동안 우리 반 모두가 주인공으로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연극이 없을까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옴니버스의 형태로 연극을 구성한 것은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반 28명 학우 모두는 오늘 여러분들 앞에서 왕자도 되었다가 공주도 되었다가 마녀도 되었습니다.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든 장면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였습니다. 우리 반 모두에게 **에서의 마지막 가을 학예회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했던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6학년*반의 부족한 연극을 지켜봐주신 선생님들과 여러 친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6학년*반 일동 차렷, 경례!(모두 인사하고 박수치면서 퇴장).





안철수, 그는 나비일까 나방일까?


안철수는 순진남?

성공한 벤처기업가로서 대학교수로 살았을 때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애들 앞에선 쉬쉬하고 감추기에 바빴던 대한민국의 어른들(특히 남자 어른들)이 공공연하게 향유해온 밤문화의 상징 중 하나인 ‘단란주점’이 뭐죠?라고 반문하던 안철수에게 여인네들은 열광했다. 애들도 열광했다. 모두가 발랑 까진 대한민국에서 까지지 않은 유일한 순진남, 존경하고픈 어른! 여인네들은 저녁마다 셔츠깃에 핑크빛 루즈 자국이나 쳐발라오는 신랑의 얼굴에 일편단심의 모범 안철수를 아로 새겼고, 애들은 비척대는 아빠의 초라한 몰골 저편에서 반듯한 철수 아저씨의 풍모를 자신의 미래상으로 그렸다. 도올이 안철수 현상을 일러 ‘유례없는 기현상’이라 부를 만큼 순진남에 열광한 대한민국의 지난 1년은 기묘하기 짝이 없을 정도였다. 도대체 안철수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인간들이 그간 얼마나 까졌었길래...

그래 믿자. 애도 어른도 모두 발랑 다 까져버린 대한민국에 단란주점조차 모르는 남자 어른 한 사람쯤은 남아있다는 것도 행운이라고 믿자! 그 한 사람이야말로 유일무이한 대통령깜임이라고 점지하는 국민들의 ‘세태에 지친 심정’을 휴거를 기다리는 집단의 광기나 망상쯤으로 왜곡하지는 말자. 충분한 이유는 있었고 대안은 없었다.

세간에 알려진 안철수의 풍모가 위선일지 진심일지는 겪어보면 알 일, 일단은 따지지 말고 세간에 비친 그대로, 본인이 말한 그대로, 믿고 싶다. 그래, 너님 안철수, 순진남 인정, 쾅쾅!!


애벌레의 변태(거듭나기)

애벌레도 변태를 함으로써 나비가 되고, 물에서만 놀던 올챙이도 세월 지나면 개구리가 되고 뭍에도 오른다. 작년 서울시장 보선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까진 안철수는 기껏 사람들의 입가를 기어다니던 애벌레였고 뭍(정치판)에는 오르지도 못해본 올챙이였다. 뭍에서 보면 맑은 물에서만 놀던 올챙이 안철수는 어른 같지 않은 어른, 절대 순진남이었다. 기성 정치판의 구태에 환멸하던 국민들의 눈엔 절대 순진남 안철수는 호수 위를 노니는 한 마리 백조와도 같았고 나뭇꾼의 배필이 되고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도 같았다. 그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았을 걸, 한 여름 밤의 꿈처럼!

그로부터 1년여, 애벌레는 수차례의 거듭나기(변태)를 했고 마침내 날개를 달았다. 국가로부터 3부 요인급의 경호를 받는 2012년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안철수! 아뿔사, 근데 이를 어쩌랴, 나비의 애벌레인 줄 알았더니 변태 후의 모습을 보니 나방이지 않는가. 과연 1년 전 절대 순진남 안철수의 모습은 나비가 되고 싶은 나방의 위선이었을까, 스스로도 나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나비의 진심이었을까?


안철수의 배수진 진심캠프

안철수의 위선, 한때의 관심 사안이었고 안철수 개인의 품질을 따져보는 데서 주요한 기준으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 한동안 관심을 끊었는데 1년여가 지난 지금 불현듯 안철수라는 대통령 후보 상품을 품평하는 일에 내 한 목소리도 얹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알려면 그의 친구를 살펴보라고들 한다. 근자에 안철수의 진심캠프의 면면과 규모가 알려졌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0/17/2012101700243.html

위 링크 뉴스의 그림 도표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는 안철수 진심캠프의 중핵이자 얼굴 쯤 되어 보인다. 그곳에 이름을 올린 3인의 면면 중에서 유독 김성식이란 인물에게 눈이 간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그가 안철수 캠프에 투신한다고 들었을 때 별 일이다 싶었으나 캠프 내에서 그가 맡은 위치와 역할을 보고서야 그게 별 일이 아닌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럴만한 인물이다. 그의 이력에 대해선 검색을 해 보면 윤곽이 잡힐 것이나 그에 관한 나의 사적 경험을 통해 볼 때 그는,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 작업 과정에서 복병이 될 공산이 매우 큰 인물이다. 다른 사유나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그로 인해서 ‘문’과 ‘안’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 작업은 결코 ‘무난’(문+안)‘하진 않을 것이란 게 나의 짐작이다.

낭중지추! 범상치 않은 인물들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아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만한 중심인물로 부각된 적은 없으나 김성식, 그는 분명 주머니 속 송곳이다. 그가 새누리당의 흔적을 지우고 안철수 캠프에 간다고 했을 때 새누리당의 사람들이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던 이유다. 그 스스로는 최고가 될 순 없어도 지략과 작당을 통해 최고의 자리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물임엔 틀림없다. 장량을 떠올리면 될까?

나와의 사적 인연은 80년대 후반 옥중에서다. CA그룹 중앙위원으로 구속되었던 그는 세상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대단한 열정과 의지를 지닌 사람이었다. 정치사상범들의 옥중 정치 토론에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지닌 상대를 제압하고 포섭하는 데서 단연 돋보이는 이론가이자 달변가였던 그였다. 이명박의 대통령 후보 시절 그의 지근에서 낯간지런 웃음을 흘려내던 그를 보며 입속에서 머리카락 한 웅큼이 엉킨 듯 했던 기억도 새삼스럽다. 그런 그가 안철수의 곁에 섰다.

여전히 안철수에게서 내숭 섞인 샌님의 기질과 위선적인 요소가 엿보인다손 쳐도 1년 전 안철수는 분명 나비의 애벌레였을 거라고 인정해주고 싶다. 1년여가 지난 지금 안철수는 변태를 거치면서 온전한 나비로 거듭나기보다는 나비의 몸에 나방의 날개를 달고 말았다. 정치 낭인들이 하이에나처럼 헤매도는 정치판의 생리상 당연한 귀결이다. ‘우’선숙 ‘좌’성식!! 민주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거든 안철수 이전에 좌성식부터 넘어야 할 게다.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도박과 선택을 내렸기에 그 이해관계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음이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결코 쉽지 않은 길이고 안철수의 장량이 된 좌성식을 이겨낼 지략과 달변이 없다면 민주당도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생각보다 아주 많이 피폐해지는 과정을 거치지 싶다. 과연 민주당에 장량을 이겨낼만한 범증이 있는가?


정치인을 판별하는 기준

정치인임을 판별하는 기준은 ‘권력에 대한 의지’다. 다소 부정적 언사일진 몰라도 ‘정치인이란 대의명분을 내세워 일신의 영달과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이란 게 내 지론이다. 과거의 DJ맨을 자처했던 일군의 사람들이 빌붙을 데를 찾아 헤매다가 ‘통합’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박근혜의 치마폭 속으로 흡수되는 걸 보면서 정치인들을 향한 내 지론은 더욱 굳어지고 만다. 일신의 영달과 권력을 탐하는 게 바로 권력의지다. ‘분열과 분단을 넘어 화합과 통일로’ ‘국민의 희망과 행복,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를 건설하는 데 밀알이 되고져’ 종교인들이나 해댈 달콤한 사탕발림 구호를 앞세우며 일신의 영달과 권력을 꾀하는 정치인들에게서 순수와 양심, 정의 따위를 기대하느니 차라리 로또 1등 담첨을 기대하는 게 낫다.

대통령 후보가 된 정치인 안철수에게서 이제는 언뜻언뜻 권력의지를 본다. 개인 안철수가 정치에 입문코자 했을 때는 적어도 그에게 권력의지란 없었을 수도 있다. 그저 좋은 마음이었을 걸로 믿는다. 스스로도 언급했지만 대통령 후보 안철수, 정치인 안철수가 다시 개인 안철수로 돌아갈 다리는 끊긴 듯하다. 이미 그의 온 몸에는 나방(기성정치인, 예비정치인)의 날개들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났고 대통령 후보 안철수는 개인을 지칭하는 단수 고유명사가 아닌 안철수를 통해 권력의지를 실현하려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복수 고유명사가 된 지 오래다.


나비는 없다

기업인 안철수, 교수 안철수와 같은 개인 안철수가 아니라 권력의지를 지닌 일군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그들의 장래까지 책임지게 된 정치인 안철수가 된 지금, 개인 안철수를 품평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국민들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권력의지를 지닌 정치인을 ‘순수하고 새로운 인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1년 전의 새로운 인물, 순진남 안철수는 이제 가고 없다. 권력의지를 갖는 순간 제 아무리 샌님도 그 판에서 까지고 닳는 건 시간문제다. 어제는 그제의 새시대였고 오늘은 어제의 새시대였으며 나도 한때는 샌님이었고, ‘못 생긴 여자가 서비스가 좋다’라던 이명박도 한때는 샌님이었고 새사람이었다. 안철수에게서 아직도 1년 전의 샌님, 새사람의 그림자를 기억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안철수의 곁에 선 사람들을 보고 안철수를 재평가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 싶다. 더 이상 나비는 없다, 나방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