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봄이 오면 / 김윤아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두 빛 고운 숲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은 한껏 꽃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녘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녘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노 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

이재명 시장, 체어맨 대신 아반떼 중고를 타세요


君子名之(군자명지) 必可言也(필가언야)
言之(언지) 必可行也(필가행야)
君子於其言(군자어기언) 無所苟已矣(무소구이의)

군자가 명분을 내걸었다면 반드시 말할 것이며
군자가 말을 한다면 반드시 실행할 것이니
군자는 자신의 말에 구차함이 없게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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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其身正(자왈기신정) 不令而行(불령이행)
其身不正(기신불정) 雖令不從(수령불종)
그 몸이 바르면 명령치 않아도 행하고
그 몸이 바르지 못하면 명령을 해도 좇지 아니한다

-논어 자로편-


성남시장, 이재명!
스캔들에 이어 언론에 자주 걸려드는 걸 보니 엔간히 밉상으로 찍혔나 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행했던 것처럼 수구꼴통 언론의 좌파 발목잡기일 뿐이라고 하진 말자. 그런 그물에 그런 고기 낚인다고 트집거리가 있으니 꼬집히는 거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37&articleid=2011021002572236234&newssetid=1270

얼마 전 노동당의 이숙정 성남시 시의원도 모난 돌처럼 까불다가 오지게 정을 맞고 있다. 이재명과 이숙정은 소속당의 색채와 상관없이 진보의 명분을 표방한 정치인들이다. 무릇 정치에 나선 자가 명분을 내세워 지도자가 되었다면 그 행함이 명실상부(名實相符)해야 휘하에 영(令)이 서고 민(民)의 신뢰가 생기는 법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개혁과 진보세력의 가장 큰 덕목은 양심과 도덕과 청렴이었고 그것은 곧 부정과 부패, 불의에 대항하는 진영의 가장 위력한 무기인 동시에 상징이고 대안이었다. 양심과 도덕과 청렴은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어도 변치 않는, 아니 변치 말아야 할 개혁진보 진영의 절체절명의 테제인 것이다.

초발심은 간 데 없고 십년 권력의 꿀맛에 취하더니 여기저기서 우물 썩는 내가 진동을 했다. 급기야 한 의로운 대통령을 잃기도 했었고 386은 싸그리 도매금으로 매도당하기도 했으며, 진보정당이라 자처하는 노동당엔 이숙정 같은 룸펜들까지 기어들 지경이 되었다. 권력의 향유가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되자 진영 깊숙한 곳까지 개혁과 진보를 팔아 자리를 탐하는 모리배들까지 우후죽순처럼 기생하고 있다. 진보의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보수정당일 뿐인 민주당 소속의 한 정치인을 들어 개혁과 진보를 논하려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가 지금껏 살아온 인생의 여정에서 여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보다는 한결 강한 색채로 스스로 개혁과 진보의 주자인 양 행세했었고 그것을 밑천으로 자신의 명예를 높여왔기에 나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한나라당 소속 전임 시장의 부패상을 공격하고 양심과 도덕과 청렴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며 개혁진보진영의 지지를 바탕으로 시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성남 시장 당선 직후 사상초유의 ‘성남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건립중이던 성남시청 청사의 규모를 축소하고 변경한 것은 과연 진보 진영의 인사다운 면모라 칭송받기도 했었다.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명분과 행함이 일치하는 명실상부한 행정이었으니 그를 반대했던 성남시민들까지 아우를 만한 개혁적인 행보였다. 근데, 그렇게나 야심차게 자신의 입으로 성남시의 부도를 알리며 성남시의 재건을 위해 솔선수범할 것 같은 그가 이번에 고가의 시장용 관용차를 교체하겠다니 그가 내건 명분과 진의에 가히 의심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원래 그렇지 않았는데 시장 되고서 맘이라도 바뀐 것일까. 권력의 단맛에 취하니 작은 차는 체통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음일까. 감히 시의원을 몰라준다며 행패나 부리던 철딱서니 없는 여인네와 뭐가 다른가?

게바라는 쿠바의 혁명을 완수하고 보장된 권세를 마다하고 기꺼이 다시 사선에서 고난의 행군을 자처하였으며, 베트남의 민중들을 해방시킨 호지민은 유품이라고는 타이어 샌들과 저고리뿐이었다고 하고, 모택동 정권에서 실세였던 주은래는 채소바구니마저 되돌려 보내는 청빈한 삶을 고수했다고 한다. 세상의 존경을 받는 이들 위인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죽는 날까지 초발심을 놓지 않으면서 ‘명실상부하게 청렴결백한 삶’을 살았다는 거다.

윤동주는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고 했고, 칸트는 ‘생각할수록 아름다운 것이 이 세상에 둘 있다. 하나는 내 가슴 속에 있는 도덕률이요, 다른 하나는 내 머리 위에서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다’고 했다.

이재명 시장, 개혁과 진보를 자처하고 성남시장이 되었으면 걸맞게 처신하길 바란다. 당장 체어맨을 팔고 그 비용을 시 살림에 보태고 아반떼 중고차를 끌고 시정에 나서라. 굳이 고가의 차를 타지 않더라도 이재명이 성남시장이란 거 다 알아 모실 테니 허세는 관두라. 개혁과 진보는 원래 수구꼴통들보단 잘났다. 그런 마인드로 꼴통들을 혐오하고 모멸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억울해 할 것도 없다. 잘난 척 했으면 잘난 척 한만큼 그들로부터 주목받고 감시받는다는 걸 각오함이 마땅하다. 조선일보의 폭로를 수구언론의 몽니부리기라 항변치 말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도시의 시장답게 처신하는 게 이숙정 땜에 쪽팔린 진보 진영이 그나마 덜 망가지는 길이다. 이숙정 하나 지우기도 버거운 판에!

정초부터 온갖 잡스런 것들이 진보임을 자처하며 구린 짓을 하고 다니는 걸 보자니 싯퐁, 늘그막에 날 닮아 세상에서 젤 예쁜(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젤 예쁘다잖는가^^;;) 딸내미 하나 낳은 것 말고는 진보질로 내 청춘을 맞바꾼 게 내 일생 유일한 자랑거리건만 느그들 땜에 쪽 팔려서 몬 살겠다.

이재명 시장님, 턱도 아니게 여인네랑 구설수에 올랐던 거 싹 잊어줄 테니 당장 체어맨 팔고 아반떼 중고 사서 타고 다니시면 안 될까요? 도저히 안 되겠니? 안 되겠으면 시장 관둬라. 시장 관두기 싫으면 향후로는 다시는 개혁과 진보를 팔아서 자리와 명예를 탐하지 말라!





===東山高臥===

이맘 때면 늘 누군가가 그립다




누군가의 삶이 궁금할 땐 검색창을 열면 되는 세상이다.
해마다 한 두 번은 불식간에 창을 열어 누군가를 찾는다.
올해도 역시 그는 없고 욱낀 늠들은 여전하다.

뒤틀려버린 자신의 인생을 초기화시켜내라며 땡깡부리던 어떤 늠은
우여곡절 끝에 원직 복귀터니 고새 또 위원장 놀음으로
방구석에 연탄가스 스미는 줄 모른다.
제아무리 천성이 한자릴 좋아한다지만
이젠 포맷도 먹지 않을 폐기 직전의 똥컴이라는 건 알아야 할 텐데.
저러다 또 쫑 나면 나처럼 싸다구 맞아줄 늠도 이젠 곁에 없을 낀데
크흑, 이런 걱정이라니 나란 늠이 오지랖도 넓은 게지.
나도 욱끼고 그도 욱낀다.

오래 전 또 어떤 늠은
여의도 광장 둥근 지붕을 박차고 오르는 마징가 제트가 되고 싶어 했다.
빨간 팬티를 입은 슈퍼맨은 결코 마징가 제트가 될 수 없다는 고발에 맞서
내 팬티색은 빨강 아닌 파랑이라
하날님의 이름 걸고 훈아형처럼 혁띠까지 풀 기세였었지.
거짓된 고백에 하날님도 속으사 장로의 권세까지 내렸으니
호시탐탐 마징카 제트로 부활할 그 날을 위해 팬티에 파란 물들이느라 욕본다, 쭙.
참 츠량허게도 욱낀다.

또 한 늠은
콩밥에 짠지를 잘못 쳐먹은 건지 옥창에 걸린 거미처럼 득도라도 한 양
도 타령에 주뎅이가 당나발이다.
시발, 콩밥 몇 년에 갑돌이도 을순이도 다 득도해버리면 소는 누가 키우노.
도를 날로 먹으면 스님들 까까머리에서 무씬 권위빨이 서긋나.
스님들이 대신 소 키우까.
생명 타령은 스님들로 족하구마 니미럴,
깜방 거미랑 살림이라도 차렸던 고야, 나처럼?
그 놈의 생명 살림 타령은 김지하와 박노해만으로도 지긋지긋허다.
생명과 살림을 밑천 삼아 그 짝도 넘보느니 기어코 한 자리?
소들 다 죽어 나자빠진다.
부지런히 소나 잘 키우잖고서 쯧! 그 때도 지랄 맞더니
아직도 지랄 맞게도 욱낀다.

에잇, 눈 베릿다.
욱낀 늠들 창을 닫고서 정작에 보고픈 이여,
그가 보고파 새 창을 열어보지만 그는 없다.
작년에도 그 전에도 없더니 올해도 그만은 없다.
누구보다 궁금하고 누구보다 보고 싶은 그만은 없다.
거짓 없는 품성으로, 가식 없는 품성으로 사람을 알고, 사랑을 알고, 인정을 알아
그래서 존경받아 마땅했던 그만은 없다.
다른 모두를 부끄러워했어도 그만은 부끄럽지 않았기에
나를 부끄럽지 않게 해주던 그만은 없다.
올해도 역시 그만이 창속에 없어 허전하여도 허전한 마음일랑 어느새
누구보다 잘 살길 바라고 누구보다 더 건강하길 바라는
진한 소망으로 갈무리 해둔다.

해마다 치르는 의식이다.

뵈지 않는 사람아, 잘 살고 또 잘 살라.


===東山高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