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마지막 편)

에필로그
미네르바, 미네르박


(마지막편)

돼먹잖은 글 까대느라 저도 개고생, 읽는 님들도 개고생이셨습니다. 애당초 큰 기대 없이 시간 쪼개가며 유희삼아 쓴 글이라 정성스럽게 쓰지 못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못마땅했을 수도 있는 음악 삽입은 날선 글의 엣지를 가다듬는 장치였습니다.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뒤늦게 양해를 구합니다. 비록 유희삼아 쓴 글들이라 해도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게 또 사람 맘인지라 모쪼록 한 두 사람만에게라도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기를 씁니다.

미네르바 박대성에 대한 저의 요즘 생각은 이렇습니다.

미네르바는 일단 박대성 맞습니다. 어떤 연유든 이 명제를 부인하면 음모론에서 영영 헤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나 여러분들의 기억 속 미네르바를 떠올리노라면 박대성이 허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싹 떨쳐버리긴 어렵습니다. 허상이라 함은 박대성이 가짜라는 게 아니고 박대성은 누군가(들)를(을) 모방했을 뿐인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뜻입니다. 석방 후 그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작년에 보여주었던 ‘미네르바다운’ 모습을 단 한 번도 온오프를 통해 보여준 바가 없기에 이리 생각한들 박대성에게 그리 모진 언사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막말로 저 같음 드럽고 치사해서라도 미친 척하고 작년의 미네르바보다 더욱 강화된 포스로 아구라에 일필휘지했을 겁니다. 자신을 배신한 아구라 중우들을 엿 멕이는 욕글일지라도 말입니다. 근데 이건 보면 볼수록 머스마가 쪼매이 모지래 보여스리. 요즘 보면 '난나나난'(?)인가 머시긴가랑 우째 그리 닮았는가도 싶습니다. 아무래도 난나나난이 미네르바 맞지 싶습니다. 니이미, 늘근 사기꾼들이나 절믄 똘추들이나 도찐 개찐!

그런 추정에도 불구하고, 박대성이 자신만의 비상한 재주를 보여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박대성이 보여준 비상한 재주란,

첫째, 쓸 만한 글을 적시에 신속하게 검색해내는 재주이고
둘째, 검색해낸 글을 적당히 각색할 수 있는 재주이고
셋째, 자신만의 글빨 스타일(미네르바 스타일?)로 재창조해내는 재주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박대성이 암만 자신만의 뛰어난 재주를 지녔을지라도 미네르바 글의 형식과 내용 모두가 누군가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은 결과물이라면, 그 누군가가 구라마을의 펠리 양이 통신으로 보았다는 그 누군가(들)이라면 박대성은 겉은 미네르바일 순 있지만 속은 결코 미네르바일 수는 없겠죠. 현재로선 본인만이 알 것입니다.

그리 보면, 박대성이 부린 재주는 천재적 자질에서가 아니라 오타쿠적 기질과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란 생각에 이릅니다. 메이크파일이 어흥이를 닮아가듯, 크래이머가 리드미를 닮아가듯 박대성도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닮고자 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글의 껍데기는 빌릴 수 있을지언정 글에 담긴 정신은 결코 모방할 수 없겠죠. 근자 박대성의 행보를 보면 똥오줌을 못 가리는 철학의 빈곤이 여실히 드러나 보입니다. 이거야말로 박대성이 지속적으로 의심받는 결정적 한계로 여겨집니다.

박대성은 어쩌면 아고라가 드럽고 치사해서가 아니라 익명과 모방이 아니면 내보일 밑천이 없는 자신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고라에 글질 할 엄두조차 못내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영악한 어흥이나 리쥐미 그 일당들도 등신들이 아닐진대 이런 약점을 간파하고 집요하게 박대성을 괴롭히는 것이겠고 그런 약점을 지닌 박대성은 리쥐미나 어흥이 일당에게 강력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겠고요.

펠리 양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실 미네르바 진위 논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그 일련의 흐름들을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박대성이 검색과 각색 분야에서 오타쿠적 기질과 별난 재주를 십분 발휘한 그 모방의 대상이 소수가 아닌 다수이거나 그마저도 거의 드러나지 않게 잘 각색된 거라면 박대성을 두고 마냥 껍데기라 주장하는 것도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기존 지식이란 건 돌고 도는 거고 본인이 진실을 고백하지 않는 한 그것을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그가 쉽사리 고백할 리도 만무하고요. 그에게는 지금 그것보다 큰 삶의 자산은 없으니까요.

사실 전 ‘미네르박’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박대성은 미네르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박대성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말이었습니다. 박대성을 미네르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용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조롱의 목적이 아니라 이 글의 논지처럼 미네르바 박대성 속에 또 하나의 미네르바(들)를 상정하는 의미로 쓴다면 굳이 쓰지 못할 말도 아니란 생각을 갖습니다.

그간 음모론으로 박대성을 가짜로 의심해온 여러분은 처음부터 타깃을 잘못 설정했다는 생각입니다. 음모론으로는 절대 진실에 근접할 수는 없습니다. 의심도 정도껏 해야지 뿌리메이숑과 안드로메다 외계인까지 동원하는 음모론 정도까지 되면 일러 뭣하겠습니까. 진실에 접근하는 길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고 딱히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현재 드러난 모든 정황 증거로 볼 때 미네르바 진위 논란에서만큼은 여러분의 길은 분명 틀려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박대성을 인정하고 진실에 이르는 새로운 길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그 새로운 길은 이런 겁니다. 시간과 열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박대성이 포스팅했던 글들의 원본이 될 만한 글들을 구글링을 비롯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찾아보십시오. 재수 좋으면 그런 작업 중에 플앙스의 3류 경제 잡지 귀퉁이에서 리쥐미의 미네르바 K의 흔적을 발견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제보도 받으십시오. 죶밥 님처럼 말입니다. 그런 낱낱의 자료들을 축적하고 분석하는 게 에펠탑 탑돌이에 맛 들려 오시지도 않을 그 분을 기다리는 것보다 진실에 접근하는 훨씬 값진 노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이 밭에서 참외 찾는 일은 백년이 가도 헛수고입니다. 존재치도 않는 허상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멀건 젊은이 하나 아작 내는 일에 괴뢰가 되지 말고 차라리 겉미네르바 박대성 속에 있는 속미네르바를 찾아내시란 말입니다. 여러분이 박대성의 정체를 발가벗기고 싶으시다면 이 작업만 제대로 수행해도 여러분이 박대성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과를 이루어낼 지도 모를 일입니다. 벌써 오래 전에 어느 알밥님께서 그 작업의 결과물들을 제시한 적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 둉신 소리 듣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과 처신이 뒤따르길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아구라의 구라5인방 ‘비리마담K’를 잘근잘근 씹어줄 것을 기대했던 알밥님들의 기대를 미처 채워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처음부터 글의 타깃은 사기꾼들이 아니라 시리즈의 제목처럼 ‘미네르바와 미네르박’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가 용두사미로 끝나게 된 건 이미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첨에 한 편으로 구상했다가 길겠다 싶어 억지로 늘렸기에 그렇습니다. 기대했던 분들께 풍선 바람 빠진 기분 맹글어 드려서 무지무지 지송스럽습니다.

제가 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혼이 담긴 구라’라는 표현은 ‘격물치지’님에게 원 저작권이 있습니다. 그간 동의도 없이 무수히 사용하게 해주신 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쭈욱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물론, 언제든 사용중지를 권고하시면 따르겠습니다. 시리즈로 글쓰기? 어흥이가 새삼 존경스러워집니다. 어흥씨~~존경혀!!

언젠가 아고라에서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막심의 마지막 연주곡, ‘영광의 탈출’을 배경곡으로 삽입하는 걸로 그간의 돼먹잖은 시리즈를 끝맺습니다.

나 이만 감미다 안녕히 계세여~~
그라고 된장님아, 사인 하나만 해주라~~~~
격동의 시대, 애국질의 본산 아구라에서 알밥 2009기 동기라는 게 을매나 역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의미있간?
안드로메다 총단 본부로 귀환하기 전에 기념 스샷 한 컷 박아두게 사인 꼭 해주셈. 아라찌찌! ^^
이번에도 안 해주면 듁어~으~어~~~~@

THE END





*알밥님들, 륄랙스 하세요. 둉신들 상대로 넘 열 받지 마시고요. 어차피 인간되기 글러먹은 사기꾼들과 사람 되기 글러먹은 원생둉신들의 쬬다짓은 유희의 대상이지 계몽의 대상이 아닙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알밥 활동은 일천 둉신들 중에 하나 둘 정도만 정신 컴백시켜도 임무 완수입니다. 사기 당한 후에 한강 철교 위에 오를지도 모를 불쌍한 인생 딱 1명만 구제하는 일도 크게 훌륭한 일입니다. 말 안 듣고 소고집부리다 디질 늠은 디지게 냅두고요. 한 번 해병 영원한 해병? 오키, 한 번 둉신 영원한 둉신! 헐렐루~야! 결벽증이 필요한 날들입니다.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 함부로 잡지 마시고 여럿이서 된장국 드실 땐 국자를 이용하세요. 즐즐즐~~~둉신들 말고 알밥님들만..^^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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