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미네르박 이야기 2

2
아, 구라 경연대회


(전편에서 계속)

닌텐도 게임을 하다보면 ‘통신’이란 게 있습니다. 2대 이상의 단말기가 송수신 가능한 근접 거리에 있으면 단독 단말기로는 맛볼 수 없는 +알파의 컨텐츠가 제공됩니다. 닌텐도사의 대단한 상술입니다(딱 1대뿐인 닌텐도에 꿀이라도 발린 양 서로 차지하려고 아이와 싸울 때마다 아이는 1대를 더 사서 통신도 하면 좋잖겠냐는 달달한 제안을 내놓았지만 전 결코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가끔 친구들과의 통신으로 외부마을과도 소통하곤 했습니다).

동물의 숲 여타 마을들처럼 구라 마을은 바다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닫힌 마을이며 마을에는 외부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관문이 있고 그곳은 문지기가 지키고 있습니다. 관문 밖 ‘외부 세계’(다른 마을)로 나가는 일은 오직 통신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구라 마을 사무소에는 ‘펠리’(펠리컨)라는 젊고 상냥하며 생각이 깊은 여직원이 있습니다. 이 마을에선 미르바가 이사 오기 전엔 유일하게 ‘펠리’만 통신을 통해 외부세계를 보았으나 미르바처럼 떠벌이지는 않았습니다. 생각이 깊은 펠리로선 조용한 마을에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편 말미에 언급된 ‘미르바’(부엉이)도 바로 이 통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통신에 의해 탄생된 ‘미르바’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이곳 구라 마을로 넘어오기 전의 세상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구라 마을 사람(의인화된 동물-이하 사람, 동물을 같은 의미로 뒤섞어가며 사용하겠습니다)들은 부엉이가 들려주는 신밧드의 모험만큼이나 신비롭고 놀랍고 때론 충격적인 마을 밖 다른 세상(마을)의 신기한 이야기들에 넋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지난 해 봄에 마을에 살던 반데스(소)가 광우병에 걸려 시끌벅적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조용하던 마을이 이처럼 왁자지껄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너굴(너구리)마트에서도 고옥이(고슴도치)네 옷가게에서도 마스터(비둘기)네 커피숍에서도 펠리와 펠리미(펠리칸)가 근무하는 마을 사무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 미르바가 전해주는 흥미진진한 바깥세상 얘깃거리로 떠들썩하였습니다.

모두가 미르바의 이야기에 넋을 잃을 즈음 단 한 사람, 마을 사무소 직원 펠리만은 늘 고개를 갸우뚱거리거나 눈을 감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띄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촌장인 고북(거북이)은 ‘촌장 후계자 선발 최고 구라 경연대회’를 공고하였습니다. 최우수상품으로 일본 연어(잡기 힘든 물고기 아이템) 5마리와 왕관(동숲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 1개가 내걸렸습니다. 대회 당일, 출전자는 모두 여섯이었고 아래는 출전자들의 면면입니다.

제1번 출전자.
드리미-개구리로 남성이며 생일은 7월8일, 수면 시간대는 01:30~08:00, 성격은 느긋뻔뻔하고 취미도 구라 특기도 구라일 정도로 미르바가 오기 전까지는 구라 마을 최고의 구라꾼.

제2번 출전자.
퍼머거-개미핥기로 남성이며 생일은 1월2일, 수면 시간대는 02:00~06:30, 성격은 변덕스럽고 다혈질이며 취미는 마을 할애비들 수염당기기, 마을에서는 드리미의 숨겨 논 자식이란 소문이 돌 정도로 드리미를 지 애비보다 더 받드는 구라 마을 신세대 구라꾼의 선두주자.

제3번 출전자.
달만이-펭귄으로 남성이며 생일은 4월6일, 수면 시간대는 04:30~10:00, 성격은 비릿음흉하고 취미는 끝말잇기로 끝말이 ‘펼’, ‘륀’, ‘푱’ 등으로 끝나지 않고서는 결단코 한 번 시작한 구라를 끝내지 않는 조낸 지루한 구라꾼.

제4번 출전자.
비양카-늑대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하였으며 생일은 9월17일, 수면 시간대는 03:30~09:00, 성격은 조낸 거만하고 둊도 안 달린 것이 사이버 연애를 좋아하고 멋 부리기에 관심이 많은 반공주, 반왕자병 타입. 구라 마을 최고의 느끼구라의 1인자.

제5번 출전자.
먹고파-돼지로 남성이며 생일은 12월30일, 수면 시간대는 01:30~08:00, 성격은 느긋하고 온순하나 직장이 있는 기혼 여성을 스토커하는 뵨태 성향, 구라 마을에서는 특히 달만이를 자신의 멘토로 여기며 달만이에게서 배운 시리즈 구라가 주특기.

제6번 출전자.
미르바-부엉이로 앞서 소개했듯 통신을 통해 구라마을로 새로 전입해온 캐릭터. 수면 시간대는 따로 없을 정도로 잠이 없고 성격은 만만디이며 구라를 깔 때는 턱을 괴고 암기해둔 기억을 짜내는 듯 눈알을 굴리는 경향이 있으며 취미는 할배 놀이, 주특기는 검색과 각색.

드디어 마을 사무소 앞 광장에서 구라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회는 열렸고, 여섯 출전자들의 혼이 담긴 구라가 시전 되었습니다. 각 출전자의 구라 원고는 출전 번호순으로 아래 링크로서 대신합니다(심장질환이 있는 노약자들이나 임산부, 특히 논술 시험을 앞둔 대입 예비 수험생들이나 새 나라의 무궁화가 될 어린 초딩들은 절대 보시면 안됩니다. 정말 배울 것 없는 뻥구라일 뿐입니다). ()안 경고에도 불구하고 꼭 보셔야겠다는 분들은 아래 막심의 피아노 연주를 잠시 정지시켜 주실 것을 권합니다.

*제1번 드리미의 구라-파리의 굴렁쇠, 굴러!
http://blog.daum.net/ij1004choi/13314688

*제2번 퍼머거의 구라-끊어져랏, 얍!
http://kr.blog.yahoo.com/ezub17/MYBLOG/yblog.html?pc=3

*제3번 달만이의 구라-목숨을 건 숨바꼭질
http://www.youtube.com/watch?v=CLt2E0mOtiE

*제4번 비양카의 구라-스네이프,스네이프,덤블도어으~!
http://www.youtube.com/watch?v=Tx1XIm6q4r4

*제5번 먹고파의 구라-애니메이터vs구라러스
http://www.youtube.com/watch?v=0_fPV13lKm4

*제6번-미르바의 구라-어른 맞아? 꼬마 맞아?
http://kr.blog.yahoo.com/yhkang0525/200.html?p=1&pm=l&t=1&tc=129&tt=1247789604

(to be continued)

*구라든 연주든 역쉬 이렇게 '혼'이 담겨야 제맛이 우러납니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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