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상식의 잣대로 본 타블로의 비상식



평면 왕복운동만이 전부이던 개미가 식탁에서 떨어지면서 “오,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도다!”라고 외치듯, 두레박에 담겨 난생 처음 우물 밖으로 세상에 나선 개구리가 “오, 우주가 오늘 창조되도다!”라고 외치듯,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본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생각하고, 생각한 만큼 말한다. 지옥까지의 길이래야 고작 1미터 높이요, 열 길 우물 바깥세상은 오래전부터 우주인 것을.

사물과 세상을 보는 눈(관점)은, 시대와 상황, 문화와 관습, 학력과 성별에 따라 그리고 사람들 저마다의 경험의 폭과 사유의 깊이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때론 장님이 눈을 떠 듯 비약하기도 한다. 스피노자에게 사과는 미래에 대한 신념과 낙관의 상징이었으나 뉴턴에게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운동하는 자연 운동 법칙을 보여주는 상징이었고 아인슈타인에게는 거대한 블록홀로 빨려드는 미래 지구의 형상으로 연상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타블로의 학력 논란을 지켜보면서 타까측이든 타빠측이든 ‘선무당 사람 잡는 꼴’을 가끔 목도하게 된다. 서울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서울 사람을 능멸하고 어느 시골 학교 중딩, 고딩이 서울대생을 능욕키도 한다. 도시의 샌님이 시골 농부에게 농사일을 가르치고 군부대 인근의 찻집 처자가 육군 병장에게 군기를 설파하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그들 중의 한 사람일 수 있기에 글 쓸 때마다 우물 안 개구리의 시야로 세상일을 재단하고 있는 건 아닌 지 늘 조심스럽다. 스탠퍼드의 정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자가, 정문으로 들어갔든 뒷문으로 들어갔든 그 나름 스탠퍼드 교정에서 생활한 흔적을 회억하는 타블로를 재단하려드는 게 좀 그렇고 그렇다는 염치 정도는 지녔다는 소리다.

허나, 서양의 대학과 문화가 대한민국 토종인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요상한 우물 밖 세상이라 할지라도 세상 어딜 가나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상식이 존재함을 믿고 적어도 그런 보편적 상식과는 꽤나 동떨어져 보이는 ‘타블로의 비상식’을 아래 소개하는 각기 기사들 내용과 대비하며 찝쩍거려 본다. 아래 링크 기사들이 보편적 상식에 준하는 객관적 기사들이란 믿음이 없다면 이 글은 말짱 꽝이고 헛지랄이다.

http://blog.daum.net/samhang61/17045771?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samhang61%2F17045771

토종 학생이 유학을 간 것도 아니고 재미동포 1.5세와 2세 학생들이면 거의 원어민 수준의 언어와 그 나라의 문화에 익숙할진대 그런 학생들조차 아이비리그 명문대 중퇴율이 44%에 이른다고 하니 이건 거의 둘 중에 하나는 중도 탈락한다는 말이다. 어렵게 입학해서 웬만하면 졸업하는 한국식 대학 문화와는 달리 좀 덜 어렵게 입학하지만 쉽게 졸업할 수 없는 미국식 대학 문화의 차이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다소 심하다 싶을 정도의 탈락율이다. 사정이 그런대도 방학 때마다 한국을 넘나들며 영화도 찍고, 힙합 그룹도 만들며, 학원 강사에, 댄댄 샌드위치 알바로 학비까지 벌어가며 그러고도 3.5년만에 학석사 조기 졸업, 그것도 수석이라니 그야말로 타블로를 하느님에 빗대어 ‘타느님’ 또는 ‘갓블로’라 부르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오 타느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0&aid=0000144797

명문대에는 뛰어난 학생들이 너무 많다. 똑똑하다는 것은 그저 평범함일 뿐, 이들 대학에서 공부는 ‘일상’이다. MIT학생들은 ‘학교에 다닌다’는 표현 대신 ‘살아남는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공부량이 엄청나다. 24시간 문을 여는 하버드의 도서관은 24시간 학생들로 꽉 차 있다.

MIT의 한국인 학생 지예영씨는 “매주 치러지는 시험과 중간 기말시험을 치르다 보면 숨돌림 틈이 없다”고 전했다. 하버드대학의 학생들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기회이자 행복일 뿐”이라며 하루 14시간 씩 책을 보고 있다.

타블로가 과연 이들의 일상을 이해키나 하는 건지 스스로 고백하지 않으니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클린턴의 딸 첼시에게 새총이나 쏘아대고 여교수와는 연애질로 학점을 땄던 걸 자랑이라고 떠벌리는 수준이니 더 일러 뭣하랴, 오호 애재라!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10&newsid=20060414091022705&p=seoul

2002년 스탠퍼드에 입학한 현영씨는 요즘도 하루 5시간씩 공부한다. 취침 시간은 새벽 3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조기유학을 와서 미국 고교를 수석졸업했다.SAT(만점 1600점) 1550점.4년 전액 장학생인 그도 동료 학생과 경쟁하려면 어쩔 수 없다.1주일에 하루 이틀은 밤을 새워야만 강의를 따라갈 수 있다. 그는 오후 4시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향한다.4년 동안 하루도 변하지 않는 일상이다.

현영씨가 1년 동안 읽는 강의용 책은 50여권. 강의 이외의 책까지 합치면 거의 80권이나 된다.1∼2주일 간격으로 제출하는 리포트는 A4 100쪽 분량. 그는 "교수들의 요구보다는 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이 논문 수준의 리포트를 만든다."고 말한다.


두 번째 기사에서 그들의 ‘공부’를 상징하는 말은 ‘살아남는다’였고 이 기사에선 ‘시체들의 주일’에 비유되고 있다. 미국 최고 명문대생들의 공부는 그야말로 '초죽음의 상태에서 진행되는 인고의 작업'이란 얘기다. 물론 위 기사 내용들이 다소 과장되고 학업 외 활동들을 통한 그들 나름의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짬조차 없을까마는 위 기사 세 편을 통해서 본 미국 명문대생의 생활상에 대한 보편적 상식은 '죽어라 공부해도 졸업하는 일조차 녹록치 않다'는 거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문화가 이럴진대 타블로는? 놀 꺼 다 놀고 하고픈 거 다 하고 돈까지 벌어가면서 졸업은 조기 졸업, 그것도 남들은 최소 오륙년씩이나 걸린다는 학, 석사 동시 과정을 식은 죽 먹기처럼 뚝딱 해치웠으니 ‘보편적 상식’이가 죽었다가도 벌떡 일어날 소리 아닌가. 그렇지 아니한가? 오, 갓블로시여, 타느님이시여!

친구가 국내에서 영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 하나 가져오는데 얼굴 잊어버릴 만큼의 인고의 세월이 걸렸었다. 친구가 타블로의 월담을 어찌 생각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살다 보면, 넓디넓은 지구상에는 보편적 상식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별의 별 해괴한 일이 다 벌어진다. 타블로의 삶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해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그런 일은 결코 아니다. 열 살 갓 넘은 어린이가 대학에 입학하고 스무 살 갓 넘은 처녀 교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타블로가 비난 받는 것은 ‘3.5년 만에 스탠퍼드 학, 석사 조기 졸업’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입으로 그동안 증언해온 모순된 언술들이 ‘보편적 상식’과는 너무도 심대한 충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보편적 상식을 거론하는 사람들을 일러 ‘니들만의 상식’을 운운하면서 ‘악플러’로 매도하는 건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요, 탁자에서 추락하는 개미임을 자인하는 몰지각한 처사다. 한 개인의 대학 졸업을 인증 하는 일에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사태를 악화시켜온 주범은 누가 뭐래도 타블로 자신임을 알고 부디 자중자애하기를 바란다.

비상식이가 보편적 상식이를 고발하고 나무라서야 이거야 원, 헐!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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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상식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글 한 편 소개합니다.



xxx 군:
군의 이메일 고맙습니다.

나의 댓글이 설마 다른 곳까지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이 타블로라는 분과, 그분의 순수한 팬들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군의 말은 더욱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내 댓글이 다른 곳까지 가게 된 경위야 어찌 되었건, 타블로라는 분과 그분의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군이 타블로라는 분과 그분의 팬들을 대신하여 나의 사과를 받아주기 바랍니다.

군이 보낸 메일의 글은 내가 댓글로 쓴 것이 확실합니다. 내가 쓴 댓글은 타블로라는 분이 그분의 학적과 관련하여 모든 것을 조작했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우선 밝힙니다. 나는 결코 그분의 안티팬이 아닙니다. 다만, 간단하게 해결될 일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회적 논쟁과 의견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발생되는 거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이 안타까워 쓴 것입니다.

그 책임의 일부가 타블로라는 분 본인에게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나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하는 가수는 그의 팬뿐만 아니라 안티팬, 그리고 모든 국민들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티팬이 급격해질수록 팬 층은 더욱 공고해지고 가수의 기반은 더욱 튼튼해지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타블로라는 분은 오늘의 그분을 있게 한 팬과 안티팬 모두에게 모든 것을 밝혀야 할 도덕적 의무를 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나는 타블로라는 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분이 음악을 하는 분이고,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를 따르는 수많은 팬을 갖고 있고, 현재 그 팬들이 안티팬들과 첨예하게 대립하며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나는 우선 인터넷에 올라온 그분이 방송에서 했다는 말 중에서 스탠포드 영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3년 반만에 마쳤다는 말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나도 미국의 대학에서 석사, 박사를 마쳤고 미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대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졸업하는지를 잘 압니다. 내가 이해하는 미국 대학들의 학사, 석사 과정을 생각해보면, 우선, 학사과정을 이수하는 데 보통 4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또한 석사과정 이수에는 보통 2년이 걸립니다. 이는 과목이수(coursework)와 석사학위 졸업논문 작성이 포함된 기간입니다.

그렇다면, 3년 반만에 학사, 석사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면 과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의 대학들에서 한 과목은 대부분 3학점입니다. 그리고, 학사만을 마치기 위한 총이수학점만도 우리 대학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역산을 해볼 결과,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그리 길게 걸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나는 타블로라는 분이 co-terminal degree 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군으로부터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군이 말한대로 105 학점만 이수하면 석사 학위를 수여한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내가 이해한 학석사 과정이란 그런 학석사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학석사 과정은 당연히 석사학위 논문도 포함되는 그런 보통의 학석사 과정이었습니다.

그분이 거쳤던 학위과정에 대해 자세히 몰랐던 점 사과합니다. 그렇지만 스탠포드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학위 과정을 모두 마쳤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누구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은 세계에서 스탠포드대학이 차지하는 학문적 위치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가 앞에서 말한 "간단하게 해결될 일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회적 논쟁과 의견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거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군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확실한 증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분들의 그러한 요구가 당연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나왔던 학위증이나 졸업사진만으로는 그분들을 이해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석사 전 과정의 성적증명서(tran)가 필요하다는 것이 여전한 나의 생각입니다.

내가 그분의 진정한 팬이라면 하루 속히 그분이 모든 것을 아주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그것은 팬으로서의 당연한 요구이며 또한 의무일 것입니다. 이는 군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댓글이 다른 곳에 가게 된 과정이 어찌되었건, 나의 댓글이 오해되어 사용된 데 대해, 그리고 군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데 대해 다시 한번 군에게 사과합니다.

이 글은 군이 다른 곳에 전문 인용 사용하여도 무방함을 밝힙니다. 그리고 군과의 이 대화가 왜곡되어 사용되었던 나의 원래 댓글의 의도를 밝히는 데 일조하기를 바랍니다.


2010년 6월 10일

이호우 교수

[출처] [예전] 미국대학교수 출신 S대교수가 생각하는 타블로 해결법 (비공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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