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투명하신가?





투명치 않다면 이리 와서 낚시대나 드리우고
저수지 수면에 자신을 비춰봄세.

명리를 털고 세속일에 얽매이지 않으면야
어느 아낙이랑 밤을 낯처럼 지새운들 뉘라서 어쩌겠나.

부선양이 대마에 홀림이나
그대가 명리에 홀림이나
도진개진인 것을.

그녀가 악행의 대명사라곤 하나
하릴없이 거짓을 지어내진 않았을 터
고운 피부, 개인의 짠한 역사로 홀림하고
처자가 딸린 몸을 홀몸이라 기망하였다면
그것은 세상이 관용하는 사랑도 아님요,
그저 사기임이라.

그대 정녕 깨끗한가?
깨끗치 않으면 대중 앞에 나서들 마라.
대중을 선도하려는 자
스스로 맑고 투명하여 본을 세워야 영이 서거늘
수신이 부족하여 제가조차 엉망인데
어찌 치국과 평천하를 논하겠는가.

그게 싫다면, 할 수 없다면
세속을 떠나야지, 명리를 떠나야지, 아니 그런가.
명리도 얻고 사랑도 얻고 세상의 존경까지 얻으려고?
에혀라, 아서라 말어라.
구린 가슴으로 욕심이 너무 과하지 아니한가.

나 같이 게으르고 못나디 못난 보통 사람들은
진즉에 주제를 알아서
물가에 앉아 붕공이랑 벗 삼으니
그 흔한 사랑놀음으로 날밤을 지샌다 해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는 이 없으매 편치 아니한가.
밤을 낮처럼 다닐 의지 없으면
낮도 밤처럼 부리는 범인의 세계, 물가로 옴세나.

그대 부디 마지막으로 보여야 할 것은,
기왕에 벌어진 일, 사내답게
절대로 구질구질하고 구차하지 말라는 거네.

보았지 않은가,
구차하고 추레해지는 걸 몹시도 싫어했던
노공이산의 산과 같은 기개를!
일을 봤으면 뒤를 깨끗이 함은
짐승과는 다른 사람의 격이라네.

안타깝기는 아흐, 그게 무에 그리 좋은 거라고
여인이여, 권력이여, 미련함이여!!




br />(추가)억울해서 곧 죽을 것 같던 당사자가 하룻밤새 표정을 바꾸어서 아니라 하니 실명은 삭제하였습니다. 남녀간 상렬지사란 게 그렇고 그렇듯 당사자들 간에 주뎅이 닫고자 하면 레일 위로 기차 한 대 지나간 에피소드로 인구에 회자되고 말겠죠.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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