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니들끼리 독도공화국을 세우라!





“준석아, 니, 와 그랬노? 동수한테 미안해서 그랬나?”

“쪽팔리서...... 동수나 내나 건달 아이가. 건달은 쪽팔리면 안 된다.”

위 대화는 관객 800만명을 건달의 세계로 몰입시켰던 영화 <친구>의 마지막 장면 중 하나로 가벼운 형을 받기를 마다하고 법정에서 ‘자신이 시킨 일’이라면서 죽음의 길을 선택한 준석과 이런 준석을 쉬 이해할 수 없었던 상택과의 면회 중에 나오는 대화다.

보스급 건달이 부하들 앞에서 ‘쪽팔리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거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길 원한다’는 운동권의 모토도 차원은 달랐지만 같은 맥락이었으리라. 그 심리적 기제는 ‘자존심’이다. 다만 전자가 의리를 명분으로 내건 자존심이라면 후자는 정의를 명분으로 내건 자존심이다. 자존심이란 게 과연 생명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논란의 여지는 크겠지만 명분만큼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며칠 전 LA에서는 한인 조기 유학생들 간에 나이와 호칭 문제로 다투다 한 명이 죽었다. 개죽음도 이런 개죽음이 없다. 그 부모 심정이 어떨지...

http://imnews.imbc.com/replay/nwtoday/article/2761004_5782.html

외국인들의 눈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어이없는 사건일 테지만 이런저런 서열 문화가 뿌리 깊은 대한민국 땅에선 가끔 목도되는 사건이다. 이 땅에서 나이와 호칭으로 다투다 숨지는 사건은 애 어른 구분도 없다. 환갑을 넘긴 노인들도 참여하는 게 호칭과 나이 따먹기다. 자랑할 게 오죽 없으면 나이 자랑에 목숨까지 걸다니!

준석의 목숨 걸기는 최소한 조기 유학생의 그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그렇다고 준석이가 ‘쪽팔리서’(자존심 상해서) 목숨을 건 행위를 멋지다고 공감해주기란 어렵다. 관객 팔백만의 호응을 불러낸 ‘멋진 사나이’의 모습일 수도 있겠으나 그래봤자 건달의 오기고 범죄자의 자기미화일 뿐이다. 사람 사는 이치로 보자면,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서 법의 심판을 달게 받고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나는 길이 준석이 택해야 할 모범 답안이었다. 장렬하게 전사하여 멋진 건달로 남겠다? ‘멋진 건달’이란 말은 도덕적 착시를 일으키는 일종의 형용 모순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다수 보통사람들을 좌절시키고 사고가 미성숙한 어린 사람들의 가치관 형성에 혼돈을 일으키는 형용은 삼가고 경계할 일이다. '멋진 건달'이란 없다.

작금의 한반도에 ‘멋진 건달’ 준석의 유령이 활보하고 있다. 남과 북의 전쟁광들이 그들이다. 0.001㎜라도 침범한다면 원수들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북의 전쟁광들이나 기어이 해상 사격훈련을 재개하겠다는 남의 전쟁광들이나 그 광기가 도진개진이다. 이성을 잃은 국민들까지 나서서 ‘쪽팔려서’ 못살겠다고 부화뇌동으로 아우성이니 이놈의 한반도란 배가 어디로 가는 건지, 에효.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0122010521677801&newssetid=1331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0122011224134301&newssetid=1331

좀 쪽팔리면 어떻누? 애들끼리 다투다가 코피 터졌다고 그게 쪽팔려서 기어이 가족들 간에 칼부림이라도 해보겠다는 건지.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인류 최악의 범죄라는 건 명백한 진리다. 침략자에 대항하여 피치 못하게 방어전쟁에 뛰어들 일도 있겠지만 그마저 최후의 선택이어야 하고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모든 병법의 최상책이라 했다.

무슨 서열 다투는 원숭이 새끼들도 아니고 코피 한 번 났다고 영원히 못난이 되는 거 아니다. 나이 적다고 못난이 되는 것도 아니다. 힘이 모자라면 학업으로 제압하고 나이가 부족하면 덕성으로 제압하고 군대가 조금 부족하면 경제력으로 제압하면 된다. 건달풍의 깡과 오기 말고도 자존심을 세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건달 보스가 부하들 앞에서 자존심과 위신을 세우려 지 목숨 하나 내놓는 거야 저 하나로 끝날 일이지만 ‘자존심’ 때문에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건 ‘팔백만’ 관중이 아니라 '팔천만' 한민족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그야말로 미친 짓이다.

(2010.12.21추가)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0122109485270094&newssetid=1331

어제 한반도의 전운을 우려하는 경향 기사가 하나 올랐었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0121912015766840&linkid=rank_news&type=day&cate=pl&rank=2

내 보기엔 시의적절한 기사이고 진정 한반도의 미래를 걱정하는 충직한 고언이구만 그 기사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댓글 반응이 참으로 우려스럽고 개탄스럽다. 나이에 목숨 거는 철부지 애들이나 멋진 건달에 목숨 거는 범죄자들만큼 유치하고 생각 없긴 마찬가지다.

교도소란 곳엘 가보면 사회에서 성깔깨나 부리던 온갖 범죄자들이 비좁은 감방에서 우글거리다 보니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다. 온갖 잡다한 사유로 하루가 멀다 않고 쌈박질이다. 쌈박질이 났을 때 노련한 교도관은 억지로 쌈을 말리지 않는다. 이유인즉슨 어느 늠이든지 한 늠이 완전히 아작 나고 서열이 정해져야 그 싸움이 끝난다는 걸 알기 때문이란다. 일견 업무태만처럼 보이지만 유치한 군상들을 다루는 오랜 경험에서 터득한 나름의 지혜일 게다. 남과 북이 반세기 이상을 다투며 아옹다옹하는 꼬락서니가 흡사 교도소 범죄자들의 그것이다. 기어이 함 붙어서 서열이 가려져야 관둘까.

0.001mm 알량한 자존심에 목숨 건 북한의 위정자들과 쪽팔리서 한 번 더 떠보겠다는 남한의 위정자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

정녕 전쟁을 쳐서라도 서열 한 번 가려보겠다면, 내년 6월25일, 독도에서, 남쪽에선 이명박 대통령과 행정부 각부 장관들과 그 가족들 100명 정도 선발하고 북쪽에선 김정일 김정은 부자와 조선노동당 최고위급 간부들과 그 가족들 100명 정도 선발해서, 총으로 등짝에 콩을 볶든 칼로 배에 산수화를 그리든 니들끼리 뒈질 때까지 맞짱 함 까라.

그리고 이긴 쪽이 독도공화국을 세워 독도를 지배하고 나머진 독도공화국 국민으로 살면서 다시는 뭍으로 돌아오지 말거라. 거기서 3대 세습을 하든지 평생 유신을 하든지 전쟁을 치든지 땅따먹기를 하든지 너들끼리 알 까고 종족 번식하면서 세세토록 꼴리는 대로 살고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광의 씨앗이 뿌려지지 않도록 하라.

소는 우리가 키울 테니 애먼 국민들과 인민들 잡지 말고 니들끼리 독도에서 전쟁하고 살란 말이다. 미친!!!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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