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고소! 아닥하고 퇴갤해 주세연!





교양 있고 점잖은 늙은 사람이나 내숭쟁이 젊은 사람들이라면 눈을 희게 뜨고 바라보는 'DC갤'이란 곳이 있다.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대한민국 네티즌들에겐 익히 소문난 동네다. 남자 사람, 여자 사람, 늙은 사람, 젊은 사람 가리지 않고 쿠우~ㄹ한 사람들이 놀기 제격인 동네지 싶다. 아무래도 늙은 사람, 여자 사람들이 젊은 사람, 남자 사람에 비해 쿨하기가 어려우니 주축은 젊은 남자 사람이 많이 붐비는 편이다. '쿨하다'라는 표현은 긍정적 표현이고 보는 사람에 따라선 '어글리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치장된 형식과 허위보다는 직설적 내용과 팩트를 중시하는 그 곳의 풍토가 내 눈엔 쿠~울하게 보여서 좋더라.^^

간혹 그곳에서 만나는 말들 중에 기지 충만한 멘트가 하나 있다. 이 역시 보기에 따라선 기지 충만한 유머가 아니라 실소를 금치 못하는 헛소리로 뵐 수도 있다.

너 고소! 아닥하고 퇴갤해 주세연!

위 말은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
1)논쟁 중 논리에 밀려 궁지를 모면할 요량으로 쓸 경우도 있고,
2)진지하고 어색한 분위기의 반전을 위해서 사용할 경우도 있고,
3)분기탱천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도 있고,
4)때에 따라선 아무런 의미도 없이, 실없이, 사용할 경우도 있다.

정치인들의 허언이나 실언, 폭언이 아침상 찬거리가 된지도 오래, 성과 없는 한 해를 보내기가 그렇게도 아쉬운지 세밑에 보여주는 여야정치인들의 설화가 점입가경이다. 어제 그제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찬거리를 하나 내놓았다. 폭탄주, 보온병, 자연산을 잇는 '쥐를 잡자!'였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0122803011497534&linkid=4&newssetid=1352&from=rank

아니나 다를까 한나라당은 '쥐를 잡자!'고 목소리 높인 민주당 천정배 의원을 향해 '아닥하고 퇴갤해 주세연!'으로 맏받는다. 1)의 뜻인지 2)의 뜻인지 3)의 뜻인지 4)의 뜻인지 그 속내를 알 순 없다. 아직 '너 고소!' 라는 소린 나지 않았지만 충성에 목마른 한나라당 누군가의 입에서 연이어질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빤한 일. 어디 한두 번 보았는가. 정치인들의 상대를 향한 폭언과 그에 따른 정치 공방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폭언으로 고소를 당해 처벌을 받는 일도 없었고 폭언 때문에 퇴갤(정계은퇴)한 사람도 없었다. 스스로 관둔다고 공언하고도 관두지 않는 사람들이 관두란다고 관둘 사람들도 아닐뿐더러 관두라고 하는 사람들 역시 그럴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긴 매한가지다. 성희롱 당사자들이 성희롱 관련법을 입안하는 별꼴이 벌어지는 곳이 그곳 그 판 아니던가. 행님 동상 간에 무씬, 뒷구녕으로는 자연산 회무침에 폭탄주로 코를 맞댈 동량들 아니신가.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0122808581868936&newssetid=1331

나 같은 장삼이사들이야 세상불평 삼아 하루 골백번도 더 외칠 수 있는 말이라지만 그래도, 과하긴 했다. 백주의 대낮에 '쥐를 잡자!'고 핏대를 올렸으니! 아무리 국회의원이 민의를 대변하는 자리라고는 하나 대통령 또한 국민들의 최고대표자의 자리인 만치 기본은 지켰어야 했다. 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어쨌나라고 토를 다는 것도 유치하다. 그랬다고 그러면 그 늠이 그 늠이고 천 날 만 날 그 판이 그 판일 터 정치판에 더 이상의 전진이란 없다. 대한민국의 민주와 개혁을 위해 계속전진하려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실언과 폭언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이 마땅하다. 한나라당도 기억력이란 게 있고 양심에 털 난 게 아니라면 길길이 날뛸수록 꼴불견의 정도가 심해진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DC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딱 세 줄로 이렇게 쿠~울하게 끝날 일이구만.

천정배 : 쥐를 잡자!
이명박 : 머시라꼿, 씨밸류마!
국민들 : 둘 다 아닥하고 퇴갤해 주세연~~~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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