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부남의 고민


주중 가장 기분이 업 되는 날은 역시 토욜날인 것 같습니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말이죠. 토욜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잼난 글 한 편 올립니다. 여기저기서 많이들 우려 먹은 글이지만 보고 또 봐도 재밋네요. 유부남들이라면, 머 꼭 유부남이 아니더라도 남자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을 가질 듯한 남자 사람과 여자 사람 이야기입니다.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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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부남의 고민


스물갓 넘은 새내기 아가씨가 입사를 했다
조직의 선배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첨하는일 허둥지둥 갈피못잡는
그 어린친구가 안쓰러워 안보이게 많이 챙겨줬다
내가 남에게 뭔가 도움이 된다는거 참 행복한 일인거 같다

외국 출장중에 예쁘게 생긴 쪼꼬렛이 보이길래 한박스 사다 그친구 주었다
물론 다른 직원들 다 보는 앞에서


근데 그친구로부터 메신져가 왔다
이런거 사줄거면 사모님 사드리라고
부담스럽다고
아아 왠 불륜 시츄에이션
내가 마누라한테 겨우 쪼꼬렛 나부랭이나 사줬을라구

잘해주는건 좋은데 부담스럽댄다
식구들에게 충실하랜다

아 친절도 베풀곳이 있고 베풀 필요가 없는곳이 있구나 깨달았다

그담부터 그친구 엎어지든 자빠지든 별신경 안쓰고 지냈다
순수한 내 친절이 부담스럽다니 어쩔수없지 않은가

그랬더니 메일이 왔다


의식적으로 피하지 말랜다
그냥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대해 달랜다
씨댕 나보고 어쩌라고
어서 맘은 잡으랜다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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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큭!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큭큭!

상황이 재밋는 걸까요, 글을 잼나게 쓴 걸까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잼난 상황도 잼 없게 쓴 글이 있는가 하면 정말 통곡해야할 일인데도 잼나게 표현한 글도 있습니다. 이 글은 대략난감한 심리 상태를 아주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잼나게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씨댕, 나보고 어쩌라고. 어서 맘을 잡으랜다. 잡을 맘이 있어야 잡지' 라는 표현에서 글쓴이의 넉넉하고 예쁜 맘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아가씨가 사회초년생이라서 매너 있고 친절한 아저씨를 첨 겪나 보군요. '매너 있고 친절한 아저씨'에는 두 부류가 있죠. 흑심을 가진 아저씨와 천성이 친절한 아저씨. 전자는 여자한테만 친절하지만 후자는 남자한테도 친절하죠. 글속 아가씨가 눈썰미가 있었다면 글쓴이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분간이 가능했을 텐데요. 남자 사람 경험은 부족한데 들은 얘긴 많아서일까요. 약간의 허영심과 보슬끼(???)도 엿보이는군요. 순진한 아가씨로 좋게 봐주는게 낫겠네요. 남자사람이든 여자사람이든 너무 빈틈없이 세련되고 고상만 떠는 모습도 밋밋하자나요. 민폐를 끼치지 않고 애교 수준이라면 적당한 백치미도 사회생활에선 나름의 강점이 될 수 있거든요. 총 들고 전쟁터에 나선 병사의 심정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서 누구나 첨엔 개성대로 부대끼다가 이리저리 치이면서 숙성해가는 거죠.

세상의 모든 남자 사람님들, 흔들려서 잡을 맘이 있는 남자 사람은 퍼뜩 맘 잡아서 '식구들에게 충실하고', 잡을 맘이 없는 남자 사람들은 그저 씨댕!이나 외치면서 즐건 주말을 맞자구요^^ㅎ~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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