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씨, 알밥이라서 무시하는 겁니까?

지난 번 글에 이어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님의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논리의 오류>들을 추가로 각색해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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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도 해봐라 오류


내가 한 짓이 못마땅하면 너도 해봐라. 능력도 없는 것들이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저런 식으로 큰소리친다면? 리드미나 담담당당이 알밥들을 향해서 저런 항변을 해댄다면? 이것만큼 배 째라 식의 오류도 없을 게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표적 오류 중의 하나다. ‘꼬우면 출세하라’는 말이 있다. 기득권자들이 자신들의 부정불의한 기득권 행사에 도전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비꼬듯 내뱉는 말이다. 그 ‘한 짓’에 대한 도덕성의 문제를 능력의 문제로 치환시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사기질이나 권한을 남용하거나 악용하는 일이 나쁜 것이기에 비판하고 멀리하는 것이지 비판하는 것과 능력의 유무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 이러한 오류를 ‘너도 해봐라 오류’라 명명한다.


4. 물귀신 오류


너희 중에 죄짓지 않은 놈이 '나'에게 돌을 던져라.

이 말은 방귀 뀐 늠이 되려 큰소리치는 어이없는 경우다. 죄지은 늠이 자신의 죄를 변명하는 데 써먹으라고 예수가 이런 말을 한 게 아니다. 저 말은 죄를 지은 당사자가 자신의 죄를 변호키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객관적 시각을 지닌 제3자가 죄인을 변호하여 죄는 벌하되 동정의 여지는 남겨두라는 뜻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예수가 사랑의 가르침을 설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말을 모든 죄인을 용서하자는 말로 오해하여서는 곤란하다.

만약 예수의 저 말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죄인을 단죄할 수 있는 흠결 없는 판사가 뉘라서 있을 것이며 흠결 없는 공권력이란 게 과연 존재키나 하겠는가. 황구라가 젓가락 복제신공을 완성하여 예수나 붓다 같은 완전형의 인간들을 수천 수만 복제하여 판, 검사로 내세우지 않는 한 그 누구에게도 비판과 단죄의 자격은 주어지진 못할 것이다. 인간 사회의 존속을 위해 용인된 사회적 계약 관계에 따라 다소간의 흠결이 있더라도 임무를 부여하고 그 권위를 존중하여 죄진 자를 벌하는 게 현대사회다. 이러한 공적 계약에 따른 단죄와 비판을 무시하고 죄를 짓고서도 ‘죄 짓지 않은 놈만 내게 돌을 던져라’라고 너나없이 뻔뻔스럽게 큰소리친다면 인간사회는 존속치 못할 것이다. 이런 오류를 편의상 ‘물귀신 오류’라고 해두자. 또는, 내가 죽을 것 같으니 우물에 독을 타서 다 함께 죽자라는 의미의 '우물에 독을 타는 오류(poison to well)'라고 명명한다.

돰돵이나 리쥐미가 알밥들을 향하여 ‘너희들은 세상 살면서 거짓말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느냐, 정말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알밥들만 나를 쳐라’고 대든다면 ‘임마, 너 지금 하는 짓이 물귀신 오류라고 하는 거야, 씨밸류마~’라고 외쳐주자.


5. 당신만을 오류


내가 당신을 좋아하니 당신은 항상 정당해요.

세상을 기준으로 자신을 보지 않고 자신을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아구라엔 유독 많아 보인다. 양심과 정의감이 나름 투철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그런지 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대한 주장이 꽤나 드센 편이다. 근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보니 객관성을 잃고 주관적 감정에 이끌리거나 아집에 가까운 처신과 발언들을 해대는 걸 자주 목도할 수 있다. “리드미님, 세상에서 가장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하다고 자부하는 제가 님을 선택하고, 믿고, 좋아하니 당신 또한 항상 정당하고 의로운 존재임에 분명합니다.”라는 식이다. 자신을 우주의 전체인 양, 자신의 판단과 신념만이 언제나 모범 정답인 양 총체적 착각에 사로잡히지 않고서는 결코 내뱉을 수 없는 말이나 처신을 태연스럽게 한다. 이런 인간들은 변덕도 심해서 언제 어느 순간에 “내 맘이 바뀌었어요. 당신은 이제 아웃이에요” 할지도 모른다. 미네르바 박대성을 내치듯 변덕의 계기만 주어진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리드미를 내치는 것도 손바닥 뒤집듯 손쉽게 할 사람들이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범하는 이런 오류를 ‘당신만을 오류’라고 이름 짓는다.


6. 열심히 오류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으니 비판하지 말아주세요.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열심히 한다는 것과 비판하는 것과는 별개의 영역이다.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하고 비판의 영역은 이 ‘무엇’에 한정되는 것이다. 아구라에서 리쥐미나 돰돰돵돵도 굉장히 진지하고 열심히 했다. 특히 돰돵은 지난해 늦가을 이후 지금까지 원고지 수만 장 이상 분량의 글을 포스팅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글을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꾸준히 글질 한다는 게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시간과 열정과 노력이 솔찬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열심히 했다는 것이 비판받지 않을 이유가 되거나 행동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주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사기질도 열심히만 하면 비판받지 않고 사람을 죽여도 열심히(?)만 죽이면 면피될 수 있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사람을 죽인 강호순이나 유영철이가 징역살이할 이유도 없다. 또한 누구보다 열심히 글질한 돰돰돵돰을 욕할 순 없다. 그렇듯 ‘열심히 했다’는 식의 동정심을 유발하여 면피해보려는 이런 오류를 ‘열심히 오류’라고 이름 지어 둔다.


7. 무시의 오류


그래. 나는 못 배워서 무식하다! 나이 어려서 모른다. 그렇다고 나를 무시해도 되는 거냐?

논쟁 중에 가끔 이런 식의 선언을 하면서 말문을 막아버리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논쟁 중에 말빨이 막힌 쪽에서 흔히들 써먹는 수법이다. ‘나는 여자라서’, ‘나는 남자라서’, ‘나는 늙어서’, ‘나는 어려서’, ‘나는 촌놈이라서’, ‘나는 군바리라서’, ‘나는 해외에 있어서’, 등등 자신의 나이나 성별, 직업, 거주지 등 논지와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난데없이 들먹거리면서 상대의 말문을 막고 논쟁을 파토시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못 배워서 자신 없으면 깝치지 말고 자신 있게 배운 다음에 깝칠 일이다. 나이가 어려 세상일을 깊이 헤아리지 못하면 함부로 나대지 말고 좀 더 경험이 쌓인 후에 나대면 될 일이다. 못 배운 게 자랑도 아니고 나 어린 게 자랑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나이 많은 것도 자랑 아니고 남자이거나 여자인 것도 자랑 아니고 군바리인 것도 자랑 아니고 해외에 있는 것도 자랑 아니다. 말이 막혔을 때 이런 것을 방패삼는 오류를 ‘무시의 오류’라고 명명해 둔다.


8. 일반화의 오류


저런 색휘가 있는 저기는 쓰레기통이야...

초딩들도 이 오류를 알고 입에 올릴 정도로 일반화의 오류만큼 잘 알려진 오류도 없다.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장 흔히 범하고 있는 대표적인 오류다. 아고라 경방에서 수행되는 거의 모든 비판들에 이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게다. 단적인 예로 최근 논란 중인 나영양 사건에 대하여 기독교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예끼가 담당이나 그 일당 등 몇몇이 700리 출신이라 해서 700리 전체를 싸잡아서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도 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에 다름 아니고 아고라의 구백구십구 둉신이 둉신짓을 한다고 해서 아고라 전체를 ‘아구라’로 매도해온 것도 이 일반화의 오류을 범하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된다. 기왕 이런 글을 썼으니만치 나 스스로도 자성하는 의미에서 아고라를 ‘아구라’라고 표현하거나 700리나 아정포 전체를 싸잡아서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하는 일은 가급적 지양토록 하련다.


이상으로 우리가 인터넷 글질 중에 쉽게 범하고 있는 몇 가지의 대표적 오류들을 살펴보았다. 아래 파란색 글은 이우혁님의 글이며 각색 없이 원문 그대로를 옮기는 것으로 글을 정리코자 한다.

"논리학은 아주 중요한 학문이다. 서양 중세에서도 일단 언어만 습득하고 나면, 다른 무엇보다도 이 논리학부터 먼저 가르치고, 다음에 형이상학을 가르쳤으며, 그 다음에야 실제 전문 과목을 가르쳤다. 서양이 수천 년간 앞서가던 동양을 이기고 수백 년 만에 급속하게 번성하게 된 근본적 힘이 바로 이 논리학에 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이 논리학이며, 특히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이 논리학은 가장 중요한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논리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 많아져서 보다 원활하고 발전적인 인터넷 생활이 이루어지는 꿈을 꾸며 대강 잡글을 마친다."



<악울아 궁민학교 제3학년 2학기 중간고사 문제>

제가 어제 글에서 댓글 사인 좀 부탁했음에도 퇴짜를 놓은 김나영씨를 향해 오늘 글의 제목처럼 “김나영씨, 알밥이라서 무시하는 겁니까!”라고 따지고 들면 그것은 무슨 오류일까요?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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