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의 길 2


좋은 글 하나 건졌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쾌보에 광장이 출렁거려도 또 누군가의 학력 진위가 장안의 화제거리로 떠들썩해도 모두가 남의 일인양 이른 새벽 깊은 산속 옹달샘에선 토끼들의 다툼이 한창이다.

이 샘은 식용 전용이야! 그럼, 세수는 어디서 하냐구? 내가 먼저야! 넌, 누구야!

털은 하얗고 눈이 빨간 토끼들이 다투고 있는 옹달샘 뒷쪽 우거진 숲속에는 때거리를 찾아 나선 새벽 호랑이의 눈이 휘번뜩인다.

진보신당이 나아갈 바를 몰라 여전히 우왕좌왕이다. 그들에겐 애당초 월드컵은 옹달샘 저 너머 피안의 세상사였을런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많은 사상 교본들을 보았다. 지적 허영들이 대단하다. 호기심에 들러보는 대중들이 던져 놓고 가는 한 마디. 쩐다 쩔어!

에혀라, 주둥이질로만 국회의원 뽑는다면 신당은 응당 원내 제1당 깜.

소수의 지적 허영이나 채울 뿐인 사상 교본 같은 죽은 글들 속에서 파릇한 새싹 같은 글 하나 발견했다. 눈팅 일당은 건졌다. 진보정당의 해묵은 고질병을 치유키 위한 맥을 콕 찝어낸 글이다.

세수 따로 식용 따로 깔끔 떨 것 없다. 먹기도 하고 세수도 하면 되지 그기 무슨 고민거리랍시고. 진보신당이 당장 고민해야 할 바는 해묵은 옹달샘 정체성 논쟁이 아니라 눈을 번뜩이며 숲속에 도사린 호랑이와 대적하는 길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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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만 헤어집시다.
작성자 : nirvana71
작성일 : 2010.06.23
출처 : http://www.newjinbo.org/xe/754429


훔..진보신당 당원은 아니지만, 진보신당을 지지해왔던 친구가 묻더라.

친구 : 진보신당 게시판, 난리도 아니더라.
나 : 어, 근데?
친구 : 심상정 후보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나 : 아무생각 없어. 잘한 것도 같고 못한 것도 같고...ㅡㅡ;
친구 : 당원이 아무생각 없으면 어떡하냐?
나 : 당원이라고 다 같은게 아냐. 난 아무생각 없는 당원이야.

그렇다. 난 진보신당 게시판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는 당원이다.
밥 먹고 뭐 할 짓이 없어서, 게시판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고, 난 그런게 귀찮은 당원이다.

나는 남들이 좀 ‘귀족적’이라고 욕하는 노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귀족은 아니다. 난 노동조합에 채용되어 일하고 있으니.

여기 함께 일하는 노동조합 간부들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나누었지만,
진보신당 게시판에서 논쟁이 붙는 복잡한 이유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다.
솔직히 그들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각각의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더라.

나야, 20여년 전 민중당으로부터 시작해서 일관되게 진보정당을 지지해 왔다.
그동안 단 한번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적이 없는 고집불통이기도 하다.
노무현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애인에게 거짓말을 했다.
한명숙 찍어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응하고 대답하고서는
이번에도 한명숙 안찍었다.
나라고 마음이 왜 안흔들렸겠는가. 노무현 찍고 싶었고 한명숙 찍고 싶었다.

진보신당 당원인 나도 이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그걸 욕하거나 덜 익었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진보니 좌파니 그런 잣대로 사람들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아마추어다.

아내에게 거짓말해서 정말 미안하더라.
나는 아내 조차도 설득하지 못하는 못난 당원인 것이다.

내가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그렇다.
난 진보신당이 자기 길을 꿋꿋이 걸어갔으면 한다.

그런데, 가는 길에 마음이 얼추 맞는 사람들과 어깨동무도 하고 갔으면 한다.
어깨동무 한 채로 친구 따라만 안가면 그만이지,
그런데 친구를 좋아해서 어쩌다가 애 까지 놓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친구는 그냥 친구로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난 심상정 노회찬 두 분 모두 존경한다.
두 분의 고민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

진보신당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스타를 키워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더 필요한 건, 대중과 섞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좌파의 취향이랍시고, 자기 좋아하는 오리지널 원두커피만 고집하면 연애도 못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고, 그게 좌파의 운명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건 좌파에게 버릇이 없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치란 연애와 같은 것이어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면서, 정치를 어떻게 하나.

탈당하는 당원들이 없었으면 한다.
욱하는 마음이야 있겠지만, 탈당하고 나가봐야 별볼일없다.
그 버릇 절대 못고친다. 누구를 만나도 또 헤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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