꿇을 자리 설 자리도 분간 못하는 한심한 대통령





박 부장은 중견 기업의 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한 여인의 남편이자 두 여인의 형부이며 다섯 조카의 삼촌이자 인터넷 동호회 회장이고 출신 고등학교 동문회 부회장이면서 모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기도 하다.

박 부장은 대학원 가서 회사 부장 행세 하질 않고 처제들을 아내 대하듯 하지 않고 회사 가서 동호회 회장 행세를 하진 않는다. 그렇듯 자신에게 부여된 다양한 역할에 따라 앉을 자리 설 자리를 분간하고 산다. 이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이자 소망교회의 장로이며 아버지이고 남편이다. 박 부장과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은 소망교회에 예배를 보러 가서는 대통령의 권위를 내세워서는 안 되듯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에서 소망교회 장로처럼 행세를 해서는 곤란하다. 이명박은 기독교인들만의 대통령이 아니고 싫든 좋든 5년간은 온 국민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호불호의 감정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기에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영광과 굴욕이 동반할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욕을 먹는 거야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지만 정책과 상관없이 대통령이 구설수에 휘말리는 건 저 못난 탓이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1030500250628019&linkid=20&newssetid=455&from=rank

불교계에선 종교 편향을 넘어 종교 차별적 대통령이란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일반 국민들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종교 차별 문제는 늘 구설수에 올랐다. 이를 대통령 자신도 모르진 않았을 터 알면서도 꿇었다면 그는 스스로 절반의 대통령으로 자신의 지위를 격하한 셈이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도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발언한 걸 생각하면 제 버릇 개 줬을까도 싶은데 또 보면 입에서 욕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대단한 뚝심이고 오기다. 욕을 바라는 사람한테는 욕해주는 게 마땅하다. 그러지 않으면 지 잘난 줄 안다. 대통령의 착각은 곧 국민의 불행과 직결된다. 대통령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선 그때그때 욕해주는 게 애국이다.

불도저라고 하면 기개 있는 이미지인데 난 근자에 대한민국 대통령을 보면 전혀 다른 이미지가 떠오른다. 외적이 한반도를 점령한 후 외적의 짱이 ‘내가 곧 하나님이다. 꿇어, 씨밸류마!“라고 호통치는 순간 마누라랑 두 손 부여잡고 촉새처럼 팔라당 무릎 꿇고선 오, 나의 주여! 라고 흐느끼며 온 나라를 외적에게 봉헌하고 영생을 구걸할 것 같은 이미지! 서경석에게서 느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에게서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목사 한 번, 장로 한 번.

21세기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장 큰 불행이라면 ‘민심이 천심이 아니고 목사의 말이 천심’이란 신념을 지닌 지각없는 대통령을 제 손들로 뽑았다는 거다. 난 이명박 대통령의 삽질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끝없이 반복됐으면 좋겠다. 당할 때 오지게 당해봐야 그 경험이 약이 되지 거지 어설프게 당하고 말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법이다. 임기가 끝나기 전 온 국민을 한 방에 보내줄 가카의 마지막 멘트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온 몸이 짜릿해진다.

“오, 주님! 제가 대한민국의 짱, 이명박 장로입니다. 청와대를 나서기 전, 왕의 왕 주의 주 하나님께 대한민국을 봉헌하겠사옵나이다. 할렐루야!”

쑤발, 하나님도 한 번 속지 두 번씩이나 속긋나. 뚜힛.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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