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좌충우돌...경제와 통일에 대한 전략 부재

한반도에서의 통일과 경제는 수레의 양바퀴와도 같다. 경제 전략 없는 통일이나 통일 전략 없는 경제는 물거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어떤 자리에서 "통일이 가까워졌다고 말하고 싶다"며 "오해를 살까봐 말을 안 하지만 (통일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통일은 아마 도둑같이 올 것"이라며 "도둑이 뭐냐, 한밤중에 그렇게 올 수 있으니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적 계산을 갖고 (통일비용을) 다룰 수는 없다"며 "통일이 되면 경제적 수치보다 더 많은 긍정적 요소가 있고 우리에게는 (통일의) 코스트를 뛰어넘는 의미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밤중에 갑작스레 도둑과 마주쳐서 좋을 건 없다. 도둑이 언제 올 줄 알고 미리 대비한다면 밤새도록 긴장하며 애면글면치 않아도 된다. 통일비용을 뛰어넘는 긍정적 요소가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통일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그래야 한다. 예측 가능한 통일만이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게 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통일 전략은 ‘통일비용을 최소화하는 예측 가능한 통일’ 전략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글로벌 경제라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국가들 중에서 선진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세계화 경제 전략으로 운용되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 중의 하나가 북한의 존재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세계가 주목하는 위험국가로 명성이 높다. 글로벌화 된 세계의 투자자들은 언제나 북한의 호전성의 감도를 대한반도 투자의 골간으로 삼을 정도로 북한은 한반도 전체 경제의 주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바보가 아니라면 불난 호떡집에 투자할 투자자는 세상에 없다. 그런 약점을 알기에 호시탐탐 불장난을 기도하며 실리를 도모하는 북한의 꼼수에 일희일비하는 식의 대북 전략은 참으로 멍청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속된 말로 하면 호구 잡힐 짓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 내내 그렇게 호구 잡힌 모습을 연출해왔다.

너 죽고 나 죽자며 사생결단하고 덤비는 상대와는 싸워봤자 십중팔구 이겨도 병신, 져도 병신 되는 거다. 여유롭다면 울화가 치밀어도 달래는 게 맞다. 언제까지? 역사와 인민은 진보하고 북한 내부에 민주적 질서가 확립되면서 예측 가능한 통일이 가능한 그 날까지... 그 때까지는 사생결단하고 니 죽고 내 죽자는 막장은 막아야 한다.

서로 몽땅 잃느니 여유로운 쪽에서 인내하면서 좀 더 베풀면 어떨까, 생판 남도 아닌데. 이런 마인드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예측 가능한 통일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대북, 통일 전략의 기조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의 그런 대북, 통일 정책을 ‘무작정 퍼주기’로 맹비난하고 집권을 했다. 통일과 경제를 수레의 양 바퀴로 인식하지 못한 데서 이명박 정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강경일변도의 대북, 통일 전략이 한반도 경제에 득 될 건 하나도 없다는 걸 이제야 체험적으로 깨달은 건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로 불안한 정세가 조성됐지만 우리가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1일 말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모습이 역력하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11070202221814002&newssetid=1331

북한과의 관계 개선 없이 남한에서 내놓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전은 세계인들에겐 양치기 소년의 외침만큼이나 호소력이 없다. 옆집 담장도 못 허무는데 동구 밖 산성 너머의 잔치집을 넘볼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없이는 글로벌 경제로부터의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만한 한반도의 경제학 개론이다. 발등에 불 떨어진 지금에서야 그 단순한 경제 개론을 통렬하게 깨닫는 중인가 보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빨갱이라서 무작정 퍼주기를 했다고 생각하는 꼴통보수의 소아병적 경제 논리로는 결코 동구 밖 산성 너머에서 벌어지는 잔치에 동참할 수 없다는 걸 차기정권도 이명박 정부로부터 교훈을 얻고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큰 가닥만 잘 쥐고 있으면 괜한 바람에 정신 사나울 일 없다. 바둑의 고수는 포석을 가장 중시하고 시시각각 발생하는 변수들에 대해선 포석의 큰 바탕 위에서 대응해 간다. 고수와 하수가 바둑을 두는 모습을 보노라면 하수는 고수가 돌 놓은 곳을 정신 사납게 쫒아 다니기 바쁜데 고수는 하수가 돌 놓는 곳을 본 척 만 척 한다. 상대의 꼼수나 잔수에 눈 돌리지 말고 통일이란 큰 포석의 기반 위에서 일관된 전략으로 움직이노라면 천안함에서 연평도로 연평도서 금강산으로 금강산에서 개성으로 우왕좌왕 정신 사납도록 잔수와 꼼수에 휘말려들 일도 없다.

대북, 통일 전략에서 즉자적 대응 말고는 긴 안목의 비전과 철학이 없으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야 당연지사일 터 뒤늦게나마 깨닫고 바른 길을 모색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다고 탱자가 천리향 될까마는....좌충우돌하는 이명박이 그런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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