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 7

군대 이야기 7
글쓴이:허허




육군으로 입대를 하면 복무기간 동안 세 번의 정기휴가가 주어진다.
처음과 두 번째는 보름씩을, 제대를 앞둔 말년 휴가는 열흘, 도합 40일의 정기휴가다.
그 외에 한두 번에 걸쳐서 3박 4일짜리 특박이나 1주일짜리 포상휴가 한 번 정도 받는 게 보편적이었다.
개인에 따라서는 정기휴가만 세 번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사병에게 있어서 제일의 소망은 밖으로 내보내주는 일이었고 두 번째가 잠을 많이 재워주는 일이었으며 세 번째는 집합(머릿수 확인, 종일 틈나는 대로 함)에서 제외되는 경우로서 한시적이나마 속박에서 벗어나는 일이었다.
자연히 사병에게 내거는 최고의 포상은 휴가였다.
나는 군복무기간 통틀어서 187일의 휴가를 찾아먹었다.
이 수치는 내가 소속됐던 사단에서 두 번째로 많이 간 사병과 배 차이가 나는 수치였다.

신임 사단장이 우리 부대를 시찰 나온다는 통보가 있자 전 부대원이 식수차를 동원하여 500미터에 이르는 부대 진입로인 시멘트 포장도로는 물벼락을 맞았었다.
진입로를 물청소 할 정도면 나머지는 더 말해서 무엇하랴.
카바이트 찌꺼기를 걸러서 건물이라는 건물엔 다 칠했고, 전 부대원을 동시에 이발시키며 난리법석을 떨었으나 정작 사단장은 달포가 지나서야 방문을 했었다.
신임 사단장의 지시사항으로 사병들 사물함 명찰 옆에 '10년 후의 나의 모습'이란 제목으로 장래 희망을 적게 했다.
희망을 하나쯤 구체적으로 정해서 적어두고 쳐다보면 군복무 기간에 나름의 활력이 되지 않겠냐는 군바리적인 발상이었다.
그 때문에 사단장의 방문은 부대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사병들의 내무반을 직접 순찰한다 했다.
사단장이 방문하던 날, 초병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내무반에서 도열한 상태에서 대기를 했다.
어차피 한두 개의 내무반만 보고 말건데 제발 다른 내무반을 가시라며 낄낄거리고 있는데 우리 내무반으로 들이닥쳤다.
사단장 한 사람이 아니라 인사, 작전참모 뿐 아니라 부관과 연대장 등 수행원 숫자가 장난이 아니었다.
평소 외야 부대서 제왕으로 군림했던 대대장은 주인 뒤꽁무니 따르는 강아지처럼 보잘것없이 왜소해 보였다.
지나치던 사단장이 내 사물함 앞에서 시선을 멈추더니 한참을 쳐다보다가 지휘봉으로 내 배를 쿡 찔렀다.
"옛썰, 일병, 허허~!!"
"임마야~ 퍼렇게 젊은 넘이 장래희망이 구멍가게 주인이 뭐냐, 젊은 넘 꿈이 그래갖고 되겠어?"
즉각 대답했다.
"그 구멍 말고 말입니다"
순간, 대대장 얼굴은 똥색이 되었고 주임상사는 입모양만으로 '넌 오늘 죽을 줄 알라’했다.
나는 속으로 ‘좇됐다’를 연발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단장이 허리를 뒤로 꺾으며 웃었다.
"어이~ 대대장."
" 넵, 중령, 김충웅!!"
"이 넘 내가 이 부대를 떠나기 전에 휴가 보내라."
"네?..."
"사단장을 웃게 만든 넘인데, 그만한 포상도 안해서야 되겠나?"
(to be continued)

written by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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