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강용석의 포효...왕후장상 영유종호!





강용석이 간밤에 한잔 술로 시름을 달랬나 보다. 젊은이들은 거친 언사로 표현된 그의 취중진담에 흔쾌히 공감하고 그의 심정을 헤아리는 분위기다. 교양과 체면을 중시하며 낮밤없이 점잖은 거 좋아하는 분들이야 저런 상놈이 다 있나 싶겠다. 크~, 가식 없는 인물이란 건 진즉에 알앗지만 생각 이상이다. 구케으원이나 되는 사회적 신분으로 저토록 거친 언사를 공개적으로 내뱉는 게 쉽진 않았을 터인데 몹시도 쌓인 울분이 많았나 보다.

안철수가 현실의 고통 저 너머에 있는 이상적인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면서 젊은이들의 맘을 파고든다면 강용석은 고통스런 현실을 냉정히 자각하고 미래에 대한 환상을 깸으로서 젊은이들의 심정과 동조한다. 안첧수가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제시'한다면 강용석은 젊은이들과 현재의 고통을 '공유'한다. 길을 잃은 젊은이들에겐 길을 일러줄 스승도 필요하고 젊은 날의 방황과 고통을 함께 나눌 친구도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강용석이란 현재'는 박원순이라는 매개를 사이에 두고 '안철수라는 미래'와 대척점에 서 있다.

세상은 어차피 현재와 미래, 낮과 밤, 긍정과 부정, 옳음과 그름, 니 편과 내 편, 남과 여,...... 이처럼 다르게 존재하는 양단이 있고 우린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사실, 이런 양단이 없으면 인생이나 세상이 그닥 재밋거나 살아볼만할 것 같진 않다. 남자 없는 여자나 여자 없는 남자, 밤 없는 낮이나 낮 없는 밤, 니 편 내 편도 없는 세상은 얼마나 밋밋할 것인가. 악이 없으면 선의 의미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처럼. 지옥이 없다면 천당을 그처럼 갈구하며 인간들이 없는 신이라도 만들어 신앙생활을 할 필요는 있을까. 그렇게 사는 거다. 모순되고 대립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조금씩 더 나아질 내일을 보고 사는 거다. 법륜의 말마따나 살아 있으니 된 거다.

난 한 때 강용석을 제명하지 않는 국회를 호되게 비난한 적이 있었다. 어디선가 보기를 강용석이 쪽팔림을 감수하면서도 자진사퇴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가 의원실 식구들의 생계를 걱정해서라는 얘기가 있었다. 충분히 이해가는 대목이다. 이래저래 다시 보게 된 강용석이다.

온 세상이 손가락질할 때조차 좌절하지 않고 찌질거리지 않는 모습이 좋다. 그렇게 들판에서 짌밟혀도 꺾이지 않는 잡초처럼 근성있게 제 길을 꿋꿋하게 가는 모습이 좋다. 그의 번뇌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어서 좋다. 그의 한탄은 비겁하지 않아서 좋다. 아닌 보살인 양 점잔 떨지 않아서 좋다. 누구처럼 달콤한 말로 미래의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현재의 고통과 절망속에서 허덕이면서도 기어코 전진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젊은이들에겐 참용기가 되고 참희망이 된다. "지금보다 더 좋았던 과거는 없다"라고 했던 그의 말엔 울림이 있고 진정이 있다. 유에서 유를 이룬 안철수의 희망메시지보다는 무에서 유를 이뤄가는 강용석의 절망메시지가 한결 진솔하고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그래서 난 강용석이 다시 우뚝 서길 바란다. 그 마음에 허위와 가식이 없고 양심과 정의에 따라 행동하며 불편부당할 수 있다면 마흔 넷 강용석은 '방황해도 괜찮을' 만큼 충분히 젊다. 야구장에서 마흔 넷은 노인이지만 정치판에서 마흔 넷은 청춘이다. 다가올 총선에서 무소속의 간판으로 많이 힘겹겟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더불어, 머지않은 장래에 나쁜남자의 아이콘이 아닌 합리적이고 정의로우며 솔직한 남자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길 바라마지 않는다. 힘내라, 강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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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다시는 취중 욕설 트윗 안 하겠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157
룍시, 사과하는 자세도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고 쿨해서 좋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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