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그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위하여

글쓰기, 그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위하여
작성일:2009.06.20



글쓰기, 누구에게나 참 어려운 작업이다. 잘 훈련된 전문 글꾼들조차 한 번 정도씩 맞닥뜨리는 생각이지 싶다. 어떻게 써야 잘 쓴 글이고 좋은 글일까. 나 나름 평소 생각해본 잘 쓴 글, 좋은 글을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은 이렇다.


첫째, 독자가 읽기에 부담 없고 편안한 내용일 것.

--전문가용 글이 아니라면 자신의 현학을 뽐내듯 쓰인 글은 독자들에겐 부담 백배다. 이런 글은 독자들을 괜스레 주눅 들게 하고 불편케 한다. 마치 자신의 유식함을 과시하는 게 목적인 양 쓰인 글은 독자들로선 역겹고 왕재수다. 쉬운 말을 어렵게 표현하기보다는 어려운 말을 쉽게 표현하는 거야말로 독자들을 배려하는 바람직한 글쓰기다. 수시로 사전을 뒤적거리게 만드는 글은 독자들을 지치게 한다. 자고로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이지만 빈 깡통은 요란한 법이다. 얄팍한 지식을 늘어놓으며 독자들 앞에서 건방을 떨거나 나대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간섭을 않을 뿐이지 그 얄팍함을 꿰뚫어 보는 매서운 눈은 도처에 깔렸다. 흔적 없는 말보다 흔적이 뚜렷한 글은 그래서 더 무섭고 책임감이 뒤따른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것.

--호가호위하는 글쓰기 습관을 경계하자. 고사 성어나 명언, 한문이나 영문, 유명인의 이름이나 어록을 과도하게 인용하는 글들이 있다. 이것도 첫 번째 경우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이런 습관은 은연중에 자신의 해박함을 과시하려는 목적이거나 남의 권위를 빌어 자신의 글을 돋보이게 하는 수작에 다름 아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인용을 절제하고 자신의 평소 주관이나 사색의 결과물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할 일이다. 유명인의 어록을 인용키보다는 자신만의 멋진 표현들을 상상하고 창작해보자.

셋째, 간결한 문체를 사용할 것.

--간결한 문체는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숨 쉴 여유를 주고 글 읽기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문장이 지나치게 늘어지면 읽는 독자는 숨이 가쁘고 답답함을 느낀다. 탈고 전에 독자의 입장에서 두세 번 글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호흡에 압박을 받는 부분은 없는 지 두루 살피면서 문장을 가다듬는 일은 꼭 필요하다. 쟁반에 옥구슬 구르듯 문맥을 다듬고 굴려보자. 정말 잘 써진 산문은 그 길이에 상관없이 한 편의 시처럼 와 닿기도 한다.

넷째, 적절한 어휘나 개념을 구사할 것.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어휘나 개념의 사용은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글의 권위를 떨어뜨린다. 잘못된 어휘나 개념의 사용은 스스로 사용한 어휘나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나 개념을 남발하는 현학적 욕심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하지만, 난해한 용어나 개념이 뒤범벅된 글은 절대 잘 쓰인 글이 아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기만의 지적 유희일 뿐이다.

다섯째, 띄어쓰기나 맞춤법에 충실할 것.

--앞서 언급된 내용들에 아무리 충실해도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엉망이면 이 역시 글의 권위를 곤두박질치게 한다. 올바른 띄어쓰기나 맞춤법의 사용은 전문 글꾼들조차 어려워하는 글쓰기의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다. 띄어쓰기나 맞춤법은 글의 옷에 해당한다. 아무리 고운 몸매도 누더기 옷을 걸치면 볼썽사납다. 심혈을 기울여 쓴 글에 날개를 달아주지는 못할망정 누더기를 걸치는 일은 없도록 하자. 허례허식은 경계해야겠지만 맞춤한 형식은 내용을 더욱 알차고 돋보이게 한다.

여섯째, 글의 주제가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전개될 것.

--글의 주제가 불분명하고 논리 전개가 중구난방이면 곤란하다. 글을 읽고 독자의 머리가 혼란스럽다면 실패한 글이다. 논리의 전개는 전적으로 주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논리와 주제는 항상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자. 인터넷 유행어인 ‘닥치고 세 줄’이란 말은 장황한 사설로 주제를 흐리지 말고 간결하고 명확한 논증을 통해 주제를 분명히 하라는 말을 압축한 표현이다. 주제가 불분명하고 논리 전개가 중구난방인 장문의 글보다는 주제가 분명한 세 줄 문장이 훨씬 잘 쓴 글이고 좋은 글일 수도 있다.


이상으로, 개인적으로 평소 생각해왔던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몇 가지 기준들을 나열해 보았다. 스스로는 그처럼 글을 쓰지도 못하면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참 많이 낯간지럽다. 그럼에도 굳이 한 번 정리해본 건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이다.

세 줄짜리 댓글이든, 10권짜리 대하소설이든 잘 쓴 글을 읽고 나면 감동이 남는다. 사람들은 좋은 글에 공감함으로써 글쓴이와 교감하고 나아가 사회적 동물로서 세상과 연대하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좋은 글이란 궁극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의 사랑과 희망, 자유와 평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는 것이다.

지구별의 사랑과 희망, 자유 그리고 평화를 위해 오늘도 저마다 창작한 글을 나누며 공감하고 연대하는 세계 만방의 블로거들에게 경의와 찬사를 보내며 인사드린다. 건,강,건,필,행,복,만,땅!!....^^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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