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보니까 박대성이 미네르바 맞네..

대담 보니까 박대성이 미네르바 맞네..
작성일:2009.04.26



얼마나 말과 글이 일치하지 않길래 그 야단일까 싶어 오늘에야 오마이 동영상을 보면서 글을 쓰는 중이다. 과연 ‘박’을 의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간 ‘박’을 변호해왔던 사람들까지 ‘실망’시킬만하다.

이곳 경방에서 그나마 말빨이라도 세우고 글질 하는 사람들 중엔 대학 다닐 때나 혹은 사회진출 이후 각종의 공간에서 나름대로 토론이나 대담 같은 말하기 훈련이 된 사람들도 많을 게다. 그런 눈으로 보면 박대성의 수준이 참으로 한심해 보일 법도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기대가 컸던’ 데서 오는 실망일 뿐, 그를 둘러싼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보통 사람의 모습’ 정도로 봐줄만했고 그 눌변만으로 ‘그는 가짜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통 사람’은 아니었기에 실망한 사람들을 한사코 닦달할 생각은 없다.

허나 그를 이해하려고 들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 박대성이 어제 보여준 말하기의 수준은 보통 사람들의 평균치 정도는 된다. 술집에 열 명 모이면 개중에 말 잘하는 사람은 한 둘 정도다. 대부분은 그저 듣기만 하거나 목소리만 크거나 고집만 부리는 수준인 건 다들 경험해 보았으리라.

박대성은 그 나이도 그렇고, 사회 활동 이력도 그렇고 지속적인 학업이나 사회활동을 통해 말하기 훈련이 된 사람이 아니라 골방에서 정보 검색을 통한 글쓰기로 그만의 장점이 특화된 케이스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의 대담을 지켜본다면 기대가 컸던 만치 실망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티거리 잡으려 혈안이 된 사람들의 눈엔 더욱 그리 보일 게다.

각설하고,

대담을 보다가 박대성의 말하기에서 귀에 거슬릴 정도로 반복되는 습관적 어휘가 있었다. 대표적인 게 ‘이제’, ‘부분’, ‘측면’, ‘상황’ 등의 어휘가 그것이고 자주 사용되지 않지만 ‘선제’라는 어휘도 살펴볼만하다.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사용되는 어휘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습관적’ 어휘만큼은 말할 때나 글 쓸 때나 무의식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높다. 미네르바의 경우 문어체의 글이 정보 검색을 통해 다른 사람의 글이나 기사를 원(차)용한 짜깁기 글이라면 쉬 판단키가 어렵겠지만 구어체의 글은 자신만의 말 습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에 어제 대담에서 보여준 박대성의 어휘 습관이 구어체 글에도 반영되었을 거란 생각에서 구어체로 쓰인 그의 짤막한 글 몇 편을 살펴보았다.

*‘이제’라는 어휘가 반복된 글의 예문--아래--

(다른 어휘들은 시간 여유 있으신 분들께서 검색해보시라. 위에 거론된 어휘들을 미네르바의 글 전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지금 은행은 완전 개 삽질을 하는구나.
[759] 미네르바 번호 341199 2008.10.29 IP 211.178.***.189 조회 98059


------------------------------(략)
외국 애들이나 국내에 있는 애들이 그런거 모를 눈 뜬 장님이라고 생각 하니?.
보다가 하도 웃겨서 말해 주는거야... 지금 돌아 가는 판떼기가.
그리고 이젠 노인네 좀 그만 들 볶아라... 이젠 찾지 마.... 오전 장사 나갔다가 들어 와서 빨래 빨려는데 그냥 침묵은 금이다로 지금은 쥐죽은 듯이 있으면 되는거야..
태풍 지나간 다음에 이젠 재건 해야지.. 이런날이 오지 말기를 진짜 바랬는데 솔직히 이젠 어처구나가 없네.

-------------------------(략)-늙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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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772] 미네르바 번호 339261 2008.10.29 IP 211.178.***.189 조회 87517


당분간 오프 라인에서 영업에 열중 해야지 살해 위협까지 받고 그만 쓰라니.
노인네가 이젠 쥐도 새도 모르게 죽겠네.
이젠 고구마나 팔면서 개인 고객 관리 하는데만 열중해야지..
역시 인터넷은 한계가 있어.
돈 안되는데 솔직히 너무 시간 낭비한 것 같다.

------------------------(략)
올 겨울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제 늙은이가 죽을때는 온전하게 죽어야지 이 나이 먹고 살해 협박에 밖에서는 들어 본 적도 없는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을 이유는 없죠.
그래서 카오스가 사라진 거군... 음.........
시간은 돈인데 그 정성으로 개인 고객 관리나 할 것을... 괜히 오버 했어..
늙어서 잠시 인터넷 문화라는거에 발 좀 담가 본 것 뿐이야. 그리고 이제 그 한계를 분명히 알 것 같군..

----------------------(략)
가끔 시골에 있는 엄마 한테 전화 좀 넣고.
노인네가 이 나이 먹고 쌍욕 들어 가면 시간 투자할 필요는 없잖니...차라리 미자 한테 포트 폴리오를 찍어 주고 말지.
내일은 2단지로 가서 영업 준비 해야지. 그럼 돈 많이들 벌고.
갑자기 흥미가 반감 되서 이젠 재미 없다.. 명절날 오면 이젠 컴퓨터 손주 녀셕한테나 줘야지.
그래도 최신형인데 워드나 치다가 인터넷이란걸 하는데 이젠 워드도 350 타 정도 나오고 나름 수확도 있었어..^ ^..
나도 이젠 우리 동네 아줌마 단골 고객들 관리 해야지.. 그래도 장사 단골 고객인데 엇그제는 온천 계 모임이라고 노인네인데 월 5만원짜리 하나 들었어.
그걸로 온천에나 가서 뜨신데 지지고 와야지.
온천도 잘 골라 다녀... 가짜도 많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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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이 글을 쓰면서 귀로는 대담의 후반부를 듣고 있는 중인데 박대성이 대담하면서 짧은 시간 경과했을 뿐인데 말하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양반, 이런 식의 대담 서너 번만 더하면 말빨도 금방 늘 걸로 뵌다. 골방에서 벗어나 밖으로 불려다니면서 말하기 기회가 늘어나고 스스로 익숙해진다면 내년 쯤 해선 백분토론에서 박대성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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