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새벽에는 날지 않는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새벽에는 날지 않는다...
작성일:2009.01.15



그가 베껴 썼든, 소신으로 썼든
지난 몇 달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신들린 듯 써댔던
300여 편에 가까운 모든 글들의 <저작권은 미네르바님에게 있다>.
미네르바에게 필적하는 '명예와 위명'을 얻고 싶거들랑
흉내 내지들 말고 담담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필명으로 자신만의 색깔로 하라!

근자에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 무렵이 아닌 새벽녘에 날아든다길래
많은 사람들이 잠을 설치는 걸로 안다.
그가 신동아 기고의 관련자라면 정황상 빤히 예견되는 신동아의 삽질이 드러날 때를 대비해서
빠져나갈 구멍이라도 파두려는 호구책일 것이라 이해라도 간다.
"미네르바는 집단 지성의 상징이므로 누가 되었든 신동아 기고 행위는 사칭이 아니다"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기에.......
그런 것도 아니라면 '집단 지성'이란 분칠을 통한 어설픈 흉내 내기는 당장 때려치라.
집단 지성이란 게 대중들에게 '상징화된' 어떤 대상의 필명이나 어투, 문체 따위를
흉내 내는 식의 획일적 기법으로 현현되는 거라면
차라리 범국민적 차원의 '미네르바 뽑기' 대회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게 나을 성싶다.
검찰 집단이 '바보처럼'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한다고 바보는 아니다.
수백 년간 해묵은 미제 방정식을 푸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논객 한 명 검거하는 일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캐삽질 중이라면
지금 당장 대한민국 검사들 모두 법복을 벗고 삽자루 들고 대운하나 파디비러 가야한다.

'만에 하나'라도 30대 백수 청년이 진짜라면
작금에 그에게 쏟아지고 있는 모든 명예나 비난은 일차적으로 그의 몫이다.
그 누구도 지난 여름에 그가 한 일을 가로챌 수는 없다.
찬사와 훈장을 받아도 그가 받아야 하고
비난과 매를 맞아도 일차적으로는 그의 몫이라는 말이다.
'집단 지성'이란 명분으로 그의 명예를 훼손시켜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미네르바를 '형식적으로' 흉내 내는 따위로 집단 지성화가 가능하고
자유 언론을 지켜낼 수 있다는 건 지나친 억지이고 비약이다.
내 보기엔 그저 조금은 '진지한 놀이'일 뿐이다.

이미 집단 지성의 상징이 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미네르바를 거론치 말자는 사람들까지 있다.
진짜 미네르바가 들으면 참으로 섭섭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일 게다.
숱한 날밤들을 깡소주로(?) 지성과 열정을 불태우며 천민들에 대한 애정을 발산한 댓가가
기껏 전과자라는 명찰에다 귀환해서 보니
미네르바는 이미 '집단 지성화'가 되었으니 너는 이제 고마 꺼져도 좋다?
그리고 그 자리는 학벌 좋고 말발 좋고 대중들 눈에 그럴싸해 보이는 '누군가'가 대신한다?
오호 애재라, 이야말로 난세의 영웅에서 졸지에 '환향년' 신세 아닌가!
30대 공고 공전 출신의 백수라서,
기대보다 별 신통찮고 배경도 없어 보이는 인물이라 만만해 보여서,
그가 지금껏 쌓아온 명성과 명예를 '훅~'이라도 할 수 있을 것도 같아 뵈는가?

그러지들 마셔!
짜깁기를 했든, 통밥을 굴렸든, 베껴서 썼던 그 또한 그의 능력이고 재주다.
칭찬을 받든 욕을 먹든 그 모든 게
백수인 그가 숱한 밤을 지새우며 노력하여 생산해낸 그의 소중한 자산이다.
자유 언론을 지키는 일에 앞서 우리가 정작 우선시해야 할 것은
우리들 스스로 진짜 미네르바의 명예와 자산을 지켜주는 일이다.
우리 내부에서 스스로 지적 자산 침탈 행위가 공공연한데 자유 언론은 무슨 개뿔!
그러고도 표절의 대명사격인 저언녀오기를 비난할 자격이라도 있겠는가.
진정으로 자유 언론을 지키는 일은
'집단 지성이란 허울 좋은 색동옷'을 입고 행해지는 어설픈 흉내 내기는 절대 아니다!
결단코 아니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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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미네르바'는 가짜였다
[한국일보] 2009년 02월 17일(화) 오전 07:27 가 가 이메일 프린트 '미네르바' 긴급체포

동아일보 공식사과… "진상조사위 구성하겠다"
월간지 신동아와 인터뷰한 미네르바는 가짜로 밝혀졌다.

동아일보는 17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해 신동아 12월호에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온다… 환투기 세력 노란 토끼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K씨가 후속 취재에서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당초의 발언을 번복했다면서 "신동아는 발언 내용과 번복 배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K 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17일 오후 늦게 발매되는 3월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오보를 하게 된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최맹호 상무이사)를 구성해 16일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조사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에 외부의 법조인과 언론학자도 참여시켜 조사 내용을 철저하게 검증받을 계획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독자 여러분께 그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신동아의 오보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신뢰받는 언론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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