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樣年華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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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花樣年華)....


오늘은

맘먹고

매지게 맘먹고

아이 하나 지우러 간다

내 안에 습지

어둠에 부양된

너는 창백한 식물


뿌리 없는 이름인들

지난 밤 어찌 아무 예감 없었을까

쭐레쭐레 공범의 반역에 동행하는

생가슴 도리는 천연덕스런 행보야

이젠 온전히 내 몫이다


눈치만 파리하게 자란 더벅머리

데려 온 천더기처럼 나 혼자일 때만

내안에서 가만가만 말 걸어오는 아이

우리는 오늘 처음이 마지막인 세상 나들이를 한다

다정한 오누이처럼 우린 함께 창 밖을 본다

초록은 언제부터 저리도 다채로와

명랑한 음표들 수천 수만

빛의 낱낱으로

뎅-뎅- 청량감 넘치는 종소리 보내온다

끔찍히도 환한 세상의 뒷골목에서

숨죽인 어둠의 밑바닥에서 우리는 얼마나 가엽게 퇴색되었나

보란 듯한 만화(滿花)의 들판

어느 명망 높은 이의 화판이기에

원색물감 방탕하게 후려쳐도

신의 재능이라 이름 할 뿐인

봄은 누구를 보내기엔 한없이 부적절한 계절인가

궂은 날

비에 불어터진 국수처럼은 차마 너를 묻을 수 없다


(세상은 사랑하기에 알맞은 곳:

이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 어디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가벼운 너의 어깨 흔들려

유행가 가사처럼 흔들흔들

산모롱이 돌아서면

또 산모롱

돌아 돌아

하늘 아래 첫 동네

이만하면 너도 날 찾지 못할 것이다

너는 헨델처럼 영악하지도 못하여

레일위로 흔적 두지 않았으리라

어서 네게도 아픔의 이완이 서운해지는 시간이 와야지

할미꽃 양지 마른 인연 하나 피워야지


묘비명도 없이

모든 건 순간이었다

잠시 손바닥 펴고 뒤집어 본 사이

지평에 걸린 빈집들 노을에 불살리고

나는 허깨비처럼 한식(寒食)의 냉방에

쫓기듯 돌아와 입은 채 꼬꾸라져

달뜬 신열에 몇 날을 가물거리면

꿈길에도 너

지운 문장(文章)처럼 백지 같을까

서늘한 새벽 한낮까지 길어져도

내 안에 누구 아무도 말 걸어오지 않을까


이별

그 지독한

리허설......




-작자 미상-


*이 시는 지인께서 인터넷을 여행 중에 만난 시라 합니다.

작자를 알 길 없어 '작자 미상'으로 표기합니다.







그는 지나간 날들을 기억합니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습니다.


사라진 세월은 한 무더기 벽과 같습니다.

먼지 쌓인 유리벽처럼

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는 없습니다.


그는 줄곧 과거의 모든 것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만약 그가 먼지 쌓인 벽을 깨뜨릴 수만 있다면

그는 이미 사라진 세월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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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그 때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레일처럼 멀어져간 발길도
빈 바람에 사래치는 손길도

허물 수 없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준비되지 않은 가슴에
홀연히 깃든 사랑은
담배연기처럼 하얗게 허공으로 사라져간다

손 내면 닿을 것도 같은데
연습하는 이별조차 애타는 사랑인 것을
빗줄기에 감춘들 눈물 아니고
이루지 못한들 사랑 아닐까

밀어내고 당기는 첼로 현의 음률처럼
이을 듯 끊는 애틋함도
끊을 듯 잇는 미련도
언젠간 먼지 앉은 회벽의 구멍에 토해낼 사랑이다

사라진 세월, 되돌아 갈 순 없어도
살다가 소낙비라도 오시는 날이면 문득
어디론가 발길 내닫고픈 추억은
콩닥콩닥 빈 가슴 두드려올 고운 사랑이다

‘이별, 그 지독한 리허설’
사랑이면 그 아픈 이별조차 아름다워라
먼 훗날에는


(*'이별, 그 지독한 리허설'이란 표현은 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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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 퍼붓는 날이면 한번쯤 보기 좋을 영화다.
더불어 극중 사연과 유사한 추억마저 있노라면...

사랑하는 가슴이란 술잔과도 같아서
채웠는가 싶으면 비워지고 비웠는가 싶으면 다시 채워진다.

살다가 운명처럼 맞닥뜨린 사랑에 가슴 떨며
산에 올라 나무 구멍에 대고 누구도 모를 속삭임을 놓고 오는 것도 괜찮다.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그런 느낌들이면 무엇이든...

차우(양조위)와 리첸(장만옥)의 절제된 사랑처럼
넘치거나 경박하지 않아 이별조차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먼 훗날 화양연화의 날들로 회억되리라.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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