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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그 때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레일처럼 멀어져간 발길도
빈 바람에 사래치는 손길도
허물 수 없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준비되지 않은 가슴에
홀연히 깃든 사랑은
담배연기처럼 하얗게 허공으로 사라져간다
손 내면 닿을 것도 같은데
연습하는 이별조차 애타는 사랑인 것을
빗줄기에 감춘들 눈물 아니고
이루지 못한들 사랑 아닐까
밀어내고 당기는 첼로 현의 음률처럼
이을 듯 끊는 애틋함도
끊을 듯 잇는 미련도
언젠간 먼지 앉은 회벽의 구멍에 토해낼 사랑이다
사라진 세월, 되돌아 갈 순 없어도
살다가 소낙비라도 오시는 날이면 문득
어디론가 발길 내닫고픈 추억은
콩닥콩닥 빈 가슴 두드려올 고운 사랑이다
‘이별, 그 지독한 리허설’
사랑이면 그 아픈 이별조차 아름다워라
먼 훗날에는
(*'이별, 그 지독한 리허설'이란 표현은 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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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 퍼붓는 날이면 한번쯤 보기 좋을 영화다.
더불어 극중 사연과 유사한 추억마저 있노라면...
사랑하는 가슴이란 술잔과도 같아서
채웠는가 싶으면 비워지고 비웠는가 싶으면 다시 채워진다.
살다가 운명처럼 맞닥뜨린 사랑에 가슴 떨며
산에 올라 나무 구멍에 대고 누구도 모를 속삭임을 놓고 오는 것도 괜찮다.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그런 느낌들이면 무엇이든...
차우(양조위)와 리첸(장만옥)의 절제된 사랑처럼
넘치거나 경박하지 않아 이별조차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먼 훗날 화양연화의 날들로 회억되리라.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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