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바람처럼 가오..

그대, 바람처럼 가오..
작성일:2009.07.10



노공이산, 이제 영영 가시는 게요.
의로운 님 고이 가라고 간 밤 비로 먼지 씻어 하늘길도 청명하오.
뒤돌아보지 말고 가오. 다들 잘 살 거오.
미련 한 톨 남기지 말고 가오. 후회도 없이 가오. 원망도 없이 가오.
그딴 건 남은 자들의 몫이라오.
내 보내준 낚시대는 챙긴 게요.
격외선당 가는 길 서둘러 가지 말고 쉬엄쉬엄 

물가에 대 드리우며 가오.
머문 듯이 이는 듯이 바람처럼 가오.
그 대 빈자리 허한 가슴들엔 희망의 새싹들이 움틀 게요.
참 잘 살았잖소.
곰삭은 가슴들마다 ‘노무현’이란 이름 석 자 

희망으로 놓고 가니 말이오.
그러니 뒤돌아보지 말고 가오.
그대 우릴 잊은 듯 가더라도 그대 잊지 않을 우리 있으니
홀로 가도 외롭지는 않겠소.
이제 우리 기꺼이 웃으며 보내드리오니 웃으면서 가오.
머문 듯이 이는 듯이 바람처럼 가오. 바람처럼 가오. 

바람처럼 바람처럼.
잘 가오, 노공이산.










인생은 다 바람 같은거야



==묵연 스님===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가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 듯

덧없는 바람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나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나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가는 게 좋아



- 묵연스님 글 中에서 -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