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볼을 깨물듯...사랑 서신 제134호







님의 볼을 깨물듯....




혜송님이 주신 사과 여덟 알

동네 이웃들과 나누었습니다.

내 몫으로 두 알을 남겼다가 어제 밤 한 알

오늘 밤 또 한 알을 먹습니다.



발그레한 사과가 흡사

님의 고운 볼을 닮았습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한 입 쿡 물었습니다.

달콤한 사과향이 코끝에 돌고

마른 목젖을 넘어가는 사과즙이 싸합니다.

님의 사랑 같은 그런 맛입니다.



곰실곰실 내 옥창을 넘보는

달님의 볼도 누가 베어 갔는지 움푹합니다.



다시 님의 볼을 깨물듯

사과 한 입 또 베어 물었습니다.

이빨 지난 자리에 사과즙이 촉촉히 넘쳐납니다.

님을 향한 내 마음도 넘쳐납니다.

님을 생각하면 달도 내 달이요

별도 내 별이며 세상도 온통 다 내 세상입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아플 새라

다시 사과 한 입 살며시 깨물었습니다.

앞으로 두세 입이면 못 먹을 씨방만 남겠습니다.



지난 면회 때

동료 몇몇의 사랑과 이별을 전해주셨지요.

누가 떠나고 누가 보냈든

아픔이고 슬픔입니다.

잘들 견뎌내기를 기도합니다.

산다는 게 또 그런 건가 봅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두 입을 연이어 베어 물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한 입 남았습니다.



멀어져가는 사랑이 있다기에

곁에 머무는 사랑이 더욱 커 보입니다.

머무는 사랑이 고맙습니다.

머무는 사랑이 시리게 고맙습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마지막 한 입 마저 베어 물었습니다.

이제 사과는 다 먹었습니다.

사과 들었던 빈손에는 그리움만 가득 남았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남아있는 그리움입니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사랑입니다.




오래 전 11월 2일

**옥에서



님의 볼을 깨물듯


혜송님이 주신 사과 여덟 알
동네 이웃들과 나누었습니다.
내 몫으로 두 알을 남겼다가 어제 밤 한 알
오늘 밤 또 한 알을 먹습니다.

발그레한 사과가 흡사
님의 고운 볼을 닮았습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한 입 쿡 물었습니다.
달콤한 사과향이 코끝에 돌고
마른 목젖을 넘어가는 사과즙이 싸합니다.
님의 사랑 같은 그런 맛입니다.

곰실곰실 내 옥창을 넘보는
달님의 볼도 누가 베어 갔는지 움푹합니다.

다시 님의 볼을 깨물듯
사과 한 입 또 베어 물었습니다.
이빨 지난 자리에 사과즙이 촉촉히 넘쳐납니다.
님을 향한 내 마음도 넘쳐납니다.
님을 생각하면 달도 내 달이요
별도 내 별이며 세상도 온통 다 내 세상입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아플 새라
다시 사과 한 입 살며시 깨물었습니다.
앞으로 두세 입이면 못 먹을 씨방만 남겠습니다.

지난 면회 때
동료 몇몇의 사랑과 이별을 전해주셨지요.
누가 떠나고 누가 보냈든
아픔이고 슬픔입니다.
잘들 견뎌내기를 기도합니다.
산다는 게 또 그런 건가 봅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두 입을 연이어 베어 물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한 입 남았습니다.

멀어져가는 사랑이 있다기에
곁에 머무는 사랑이 더욱 커 보입니다.
머무는 사랑이 고맙습니다.
머무는 사랑이 시리게 고맙습니다.

님의 볼을 깨물듯
마지막 한 입 마저 베어 물었습니다.
이제 사과는 다 먹었습니다.
사과 들었던 빈손에는 그리움만 가득 남았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남아있는 그리움입니다.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사랑입니다.


오래 전 11월 2일 **옥에서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