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의 방정식!!!

진실과 거짓의 방정식
작성일:2006.01.27.20:46


누가 황교수 지지자들을 탓할 것인가. 오직 타는 목마름으로 진실을 갈구하고 있다는 점에선 황까가 되었든 황빠가 되었든 모두가 똑 같은 심정 아닌가. 지금이사 의견을 달리하곤 있지만 우리 모두는 지난날 어느 길거리에선가 어깨 걸고 손에 손 맞잡고 이 사회의 선진화를 위하여 각종 불의에 맞서 함께 촛불을 밝혔을 지도 모를 일이다.

속칭 황빠들의 등장은 대한민국 사회가 부른 당연한 귀결이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치고 어디 속시원스레 사건의 전모가 파헤쳐졌던 적이 우리 기억 속에 있었던가. 인혁당이나 동백림 사건처럼 사안에 따라선 수 년 혹은 수십 년 지나서야 밝혀지는 사건도 우린 현재형으로 겪고 있지도 않은가. 물론 영원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도 있을테고 말이다. 그런 투명치 못한 세월을 살아온 우리들에겐
어쩌면 황교수 사건에서도 어김없이 음모론이 제기되는 건 너무도 익숙하고 자연스런 일로 다가선다. 하도 많이 겪다보니 우리 모두가 무뎌진 탓일까. 연일 불거져 나오는 별의별 쇼킹한 음모론에도 그저 무덤덤할 뿐이다.

정치 사건이 되었든 경제 사건이 되었든 공안 사건이 되었든 아니면 이번처럼 과학 사건이 되었든 이제는 으레 사건만 생기면 관련 주체들이 일단은 <음모와 조작>이란 항변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든다. 그간의 사회 경험을 통해 너무도 잘 학습되어온 탓이다.

사람이란 동물은 모름지기 그 어떤 다른 동물보다도 영리하고 교활하며 이기적이고 자기보호 본능이 강력한 동물이다. 자신에게 명백히 해가 된다는 판단이 서면 결단코 진실을 말하는 법이 없고 자신에게 득이 된다는 판단이 서면 천연덕스런 거짓도 결코 마다하지 않는 게 사람이다. 그런 점에선 니내 할 것 없이 다 똑 같다. 특히 위기에 처했을 땐 더욱 그렇다. 필요하다면 유수의 영화제 대상급 주연 배우 뺨칠 정도의 천연덕스런 연기도 마다않는다.

이쯤되면 비록 많지는 않더라도 응당 호응해주는 대중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호소력과 설득력을 구비한다면 호응하는 대중들의 수는 점점 불어난다. 어느 정도의 호응이 확보되면 사건의 주체들은 사건이 처음 발각되었을 때의 수치와 염치는 온 데 간 데 없고 점점 대범해지고 최악의 경우 징역을 살더래도
자신은 인생의 패배자가 아니라 희생자인양 자기 최면을 걸어 자기 합리화의 과정에 깊이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전두환이나 노태우같은 인간들이 저리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런 심리적 진행 과정을 밟아 온 때문이리라.

이번 황교수 사건과 관련해서 참으로 안타까운건 의혹을 해소하고 진실을 규명하려는 우리 모두의 순수한 열정과는 상관없이 어쩌면 우리 모두 사건 주체들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점이다. 우리들 마음이사 정말 그 어떤 전지전능한 누군가라도 나타나서 그들의 머리속과 그들의 지난 날들을 영사기 돌리듯 한번 속시원히 까발려 주었으면 하는 심정들 아닌가.

그러기 전엔 적어도 우리 모두는 사건에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걸린 사건의 주체들이 주연과 조연으로 열연하고 있는 영화 속에서 초라하고 볼품없는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무임금의 자발적 들러리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이해 당사자들이나 혹은 그 지인들에게야 무슨 밤낮의 구별이 있겠는가. 글쓰기가 가능한 모든 온라인 게시판에 조를 짜서라도 24시간 상주하면서 최대의 선전전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런지 모른다. 허나 오직 불타는 정의감과 애국심의 발로에서 또는 진실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열의를 불태우는 많은 열혈 네티즌들의 노력과 열정이 거짓을 말하는 자들의 보호막이 될 수도 있다는 한 가닥 우려만큼은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작금의 상황이란게 누가 누구를 얼만큼 믿어야 할 지 한 치 앞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지 않은가. 분명한건, 행여 사건 주체들의 농간에 휘둘리어 자신의 신념과 판단이 어긋났을 때 찾아올 법도 한 허망함을 한 번쯤 떠올려 본다면 무에 그리 목숨까지 걸고 나설 일인가 싶기도 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사람이란 그 누구든 자신이 어떤 사건의 당사자로 연루될 경우 자기 방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마련이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진실과 거짓의 도덕적 가치관은 이미 허울좋은 사치일 뿐이다. 검사 앞에서는 제 아무리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파출소 한 번 가보지 않았을 정도로 인생을 참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겐 쉬 와닿진 않겠지만 단 한 번이라도 법과 관련되어 일을 치러본 사람이라면 자기보호 본능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이번 황교수 사건에서 황교수를 비롯한 황교수 연구팀이든 노성일 이사장을 비롯한 미즈메디 팀이든 언론에 이름을 오르내렸던 사람치고 그 누구도 논문 조작에서 자유로와 보이진 않는다. 다 합친대도 한 줌도 안되는 사람들이 온 나라를 이리도 발칵 뒤집어 놓고 편가름시켜 놓은 자체만으로도 못마땅하기 그지없다. 줄기 세포의 존재 유무를 떠나 응당의 벌을 받아 마땅하다.

이젠 우리 더이상 휘둘리지 말 일이다. 그저 검찰 수사를 믿고 기다릴 일이다. 애국과 매국, 진실과 거짓의 가름이 어디 우격다짐만으로 풀어질 일이던가. 서울대 조사위나 삼성이나 노정권이나 검찰이나 혹은 그 어떤 집단일 지라도 음모론에서 제기하듯이 그렇게 간단히 나라를 팔아먹고 죄없는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죄를 덮어 씌울 정도로 막돼 먹었겠는가.

우리가 호응하면 호응해주는만치 사건의 주역들은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점점 대범해져간다는 것을 명심하자. 들러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은 더욱 많은 거짓을 재생하여 끝없는 음모론을 만들어 내어 갈 뿐이다.

이젠 우리 모두 그들에게 베풀었던 관심을 반만이라도 걷어들이자. 사건의 주역들이 대중들의 관심으로부터 적당히 고립될 때 그들은 자중지란에 빠지고 그 시점에서 바로 진실은 모습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대한민국 검찰은 결코 그렇게 무능하지도 매국적이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그런 점에서 황교수 지지자들에게 보낸 검찰의 자중 권고는 충분히 귀담아 들을만 하다.

과거 한때는 검찰이 잘못된 오답으로 국민을 실망시켰던 적도 있었지만 모두 지난 일이다. 이번만큼은 검찰이 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진실과 거짓의 고차 방정식을 풀어내는 일에 가장 엄정하고도 공정하며 객관적인 자세를 견지하여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솔로몬의 정답을 내어 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대다수 국민의 바램이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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