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가 재기하기엔 너무도 벅차 보이는 두가지 이유

황교수가 재기하기엔 너무도 벅차 보이는 두가지 이유
2006.02.01.18:59


전두환씨의 옆에는 장세동씨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진행되는 상황으로 볼 때 '황교수의 장세동'이 되어 줄 만한 인물은 눈을 씻고 보아도 없을 듯 합니다. 그 또한 모두 황교수의 부덕의 소치이지 싶습니다. 아니 어쩌면 '부덕의 소치'라기 보다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 세포의 수립'이라는 황교수의 선언은 적어도 지금까지 확인되고 있는 바로는 "저 하늘의 별을 따다 줄 게" "저 동산 너머에 걸린 무지개를 따다 줄 게"라는 식의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음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간 황교수를 열렬히 지지해 오신 분들께는 결코 믿고 싶지 않은 곤혹스러운 현실일 거라 생각되어집니다. 하기사 달을 넘어 토성까지도 로케트를 쏘아 올린
전지전능한(?) 인간이기에 별을 따고 무지개를 따는 일조차 가능하지도 않을런가 싶기도 합니다만 아직은 아닌 듯해 보입니다. 모르겠습니다. 황교수가 지닌 노하우와 재능이 폐기되지 않고 그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수 년 혹은 늦어도 수십 년 내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도 않을까도 싶습니다.

'논문 조작'이란게 뭐 그리 죽을 죄이던가요. 다들 대학 졸업하실 때 학사논문 제대로 써내신 분 있었던가요. 석,박사 논문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다 그렇고 그런 요식 행위였다는 기억들이 있으실 겁니다. 심한 경우 돈만 있으면 학,석,박사 논문이 해결되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학계에서 회람되는 웬만한 연구 논문들이 그 진정성 면에서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논문이 과연 얼마나 될런지도 회의적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음지에서 정말 한 점 부끄럼 없는 논문을 생산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진정학자'들도 적지 않음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논문 조작'!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허나 황교수의 논문 조작 만큼은 그리 관대히 보아줄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황교수는 이런 엄격한 잣대가 유독 자신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항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에게 쏟아진 찬사와 그가 누려온 영광이 그만큼 컸기 때문입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그의 거짓이 사지 멀쩡한 사람들의 입장에선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불치병 혹은 난치병 환자들을 그 대상으로 한 잘못입니다. 참으로 용서받기 힘든 잘못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을 놓고 보면 굳이 전문가의 진단을 빌지 않더래도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 세포'의 상용 치료 기제로의 전환은 수 년 아니 수십 년 내로는 가능할 지 의심스러운 '아직은 무지개 꿈'인 듯해 보입니다. 허나, 황교수의 그간 처신과 언행은 '수 년내에라도 금방' 가수 김원래가 그의 옛 동료와 함께 '쿵따리 샤바라'를 역동적인 춤과 함께 다시 들려 줄 것이란 기대를 심어 주었고 김대중씨와 그의 장남 홍일씨가 경쾌한 뜀박질로 여의도의 아침 조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한 듯 보였습니다. 나아가 전 세계의 수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의 가슴 속에 꿈에서나 그려봄직한 환희의 불씨를 심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거짓이라뇨!

뉘라서 그것을 믿고 싶겠습니까! 처음엔 우리 모두 거짓이 아니기를 그 얼마나 염원했었습니까! 단숨에 전 세계인의 꿈을 꺾어버린 듯한 MBC가 그 얼마나 야속했습니까! 천 번 만 번 양보하여 황교수의 거짓된 처신과 언행이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재생의 열정을 불러일으켜 준 '선의의 거짓'이었다 치더래도 이건 아닙니다. 자고로 '누울 자리 따로 있고 설 자리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이제사 뚜껑을 열어 놓고 보니 고작 그 정도 밖에 이르지 않은 연구 성과로 황교수가 예수나 붓다의 반열에 오르려 했다면
그건 참으로 대단한 착각이었거나 자신의 고백처럼 '인위적' 실수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문제는 그 실수가 '단순한 관행상의 실수'가 아니라 너무도 엄중하고 중대하여 '천추의 한'으로 남을 만한 실수였다는 데 있습니다.

황교수의 논문 조작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밖에 없는 그 두번째 이유는,

논문 조작의 대상이 일개 대학이나 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눈 조차 속이지 못할 정도의 불완전한 논문으로 전 세계인의 눈을 속이려 했다면 그 또한 대단한 착각이었거나 무모한 만용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황교수의 지지자들 중에 혹자는 황교수 사태를 평가하면서 나라의 권익을 송두리째 포기한 일부 매국노들의 야합과 준동에 의한 조작과 음모'라고 하시면서 아예 눈과 귀는 막고 입만 열어 놓고 계신 분들도 많은 듯 합니다. 정말 그렇게들 생각하십니까. 이제 와서 보면 비전문가인 우리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논문의 완성도가 너무도 어설프고 가당챦아 보이지 않습니까. 그 정도의 논문 조작으로 어찌 세계의 눈을 속이려 들었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MBC나 브릭이 아니었대도 진실에 기반하지 않은 그 논문은 어차피 오래가지 못할 운명이었습니다. 들키기 전에 잽싸게 없었던 줄기 세포 만들어 놓으면 되지 않냐구요? 사이언스란 잡지가 어디 이름도 모를 시골 초등학교의 소식지이던가요. 세계가 그런 바보들만 사는 곳이라면 우리가 왜 일제하 강점 36년의 치욕의 세월을 겪었을까요. 황교수의 논문이 결코 들키지 않을 정도로 세계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었다면 벌써 오래전에 똑똑한 대한민국이 세계를 호령하는 '팍스 코레아나'의 위치에 있진 않았을까요. 세상에는 MBC 못지 않은 올빼미 눈을 가진 유수의 언론들과 브릭 못지 않은 과학 연구 기관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늘려 있습니다. 황교수의 논문이 과연 수 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그들의 눈을 아무런 문제없이 피해나갈 수 있었을까요.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일이 이리 된 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황까의 입장에 있었든 황빠의 입장에 있었든 우리 모두는 그간 그 대상과 내용을 달리했을 뿐 '정의와 진실의 추구'라는 점에선 그 목표가 같았습니다. 황교수를 위하여 '전두환의 장세동'을 자처하고 나설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그건 조폭들에게나 어울림직한 값싼 의리이거나 맹목적 추종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의 수사 결과가 어찌되든 간에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하고 진정으로 진실에 기초한 제2, 제3의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 세포'를 책임지고 당당히 세계에 내어 놓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한 배에 탄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東山高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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